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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게시물ID : gametalk_313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플레이리스트
추천 : 0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12 10: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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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는 것들 두서 없이 적어봅니다.  별 내용 없는 글입니다. 


 첫회사는 월급이 80이었어요. 60이었던가? 주말에 편의점 저녁 알바도 했어요.  
평일엔 늘상 야근이였고 패치 준비로 철야하는 것도 심심치 않았고 돌아가면서 당직도 섰어요. 주 5일제가 있기 전이라서 토요일 오전 근무도 했었네. 사실 그래서 돈 쓸 일이 많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
 첨 회사 갔을 때 이층 침대 늘어선 방을 보여주셨을 때 와~ 환경 짱 좋다!라고 생각했었지 그게 집에 가기 힘들다는 의미인진 몰랐죠. 
짜임새 있게 게임 만드는 법도 몰랐는데 운좋게 들어가서 맞기도 많이 맞고 여러 경험을 했죠. 
 힘들었지만 사람들이 내가 만든 것을 즐기는 모습이 정말 행복했어요. 근데 철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던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집에선 잠만 잤으니까 일 시작하고 가족을 아끼지 못한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죠. 점차 마음이 고갈되어 갔어요. 

  첫회사를 나온 후 제일 공부하고 싶었던 근로기준법 강의를 들었지만 현실하곤 너무 달랐어요. 근로시간도 지켜지지 않았고 야근 수당도 받아 본 적 없었고 휴가도 쓸 수 없었으니까.. 협의 하에 그럴수가 있다는데 뭘.. 근로자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꿈꾸던 일을 할 수 있는게 감지덕지인데.. 어떻게 해야 사람답게 살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네요. 


 정액제 게임이었는데 일정 레벨까진 체험기간으로 무료였어요. 그 레벨대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기현상이.. 고객센터엔 실수로 레벨을 올려버렸다고 내려달라는 요청들이 ㅎㅎㅎ 확실히 해외에서 더 수입이 좋았어요. 그리고 퍼블리셔에서 그렇게 많이 때가는 지도 그 전에는 몰랐었죠. 운영도 우리가 직접했는데도 말이죠. 나중에 계약이 끝나고 사이트도 직접 돌렸는데 결국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네요. 반대했었는데 별 수 있나요? 수익이 안 나는 것을..

  두번째 회사 갔을 땐 연봉 협상을 하는데 나에 대해서 잘 모르시니까 일단 적게 받고 인정 받아서 나중에 제대로 받자는 생각했어요. 그럴 실력도 되었으니 자신이 있었죠. 첫 연봉이 2천이 안되었는데 일하는 내내 회사 사정으로 계속 동결되었어요. 이때는 주 5일제가 정착될 무렵인데 이  회사는 주말출근까지 했었죠. 저녁에 자체 스터디 만들었는데 업무에 도움되는 내용이었는데 일 안한다고 눈치줘서 없어지고. ㅎㅎㅎ 기억나는 고민이 12시가 되면 건물 입구가 닫혀서 못나가서.. 11시마다 집에 갈까 귀찮은데 그냥 남을까 그 생각했던 .. 

와우 이후로 mmorpg에서 충분한 컨텐츠 만들려면 엄청 많은 인력이 필요해요. 싼 사람을 뽑는 것도 한계가 있지  결국 그 전에도 그랬지만 그냥 초장시간 근무를 하는거죠. 같이 일했던 일본 회사 사람들은 야근 수당 나와서 우리보다 두세배 받은. 미국애들은 쿨하게 일 접고 퇴근하고. ㅎ

아무튼 돈도 모으기 힘들고 누구와 어떤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가 도저히 없었어요. 


세번째 회사는 진짜 축복 받은 회사였어요. 휴가를 원할 때 쓸 수 있었고 눈치 없이 칼퇴근 할 수 있었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 들이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스터디 활성화를 장려했어요. 여전히 바빠서 때때로 야근이 필요했지만요. 

 유저 입장에선 간헐적 업데이트지만 서비스하는 각 국가를 모두 케어하기 위해서 매 주 새 릴리즈 버전이 나와야 했어요. 대형 업데이트를 준비하면서 로컬라이징에 버그 픽스도 힘든데 각종 어뷰징과 프리서버 대응에 해킹툴 대처까지 해야 되는 것은 슬픈 일이었어요. 그냥 재미만을 위해서 집중 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우리 게임만의 정체성을 갖추기 위해 고민하는 곳이었고 수익을 위해서 게임성을 해치는 선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대중성을 갖추지 못했고 충분한 컨텐츠 생산을 못했고 팀을 유지 할만큼 수익을 내지 못했어요. 

네번째 회사는 색다른 게임을 만들어 내고 싶었던 스타트업이었어요. 게임 업계 사람들도 인디 게임 좋아하고 참신한 게임으로 성공했으면 하는 로망이 있어요. 마인크래프트 굶지마스티브 FTL 등등..  
무급으로  일했지만 런칭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이 부족했네요. 
아직 검증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좌절하고 있는 영역이에요. 
    
그리고 위에 말한 회사들은 이제 다 없어요. 게임 업계 정규직은 어떤 고용 안정성도 없어요. 회사 생존 자체가 힘드니까. 아마도 충분히 참신한 재미를 제공하지 못했는지도 몰라요. 그런 능력이 부족했던 것일지도요. 

카피 게임으로 랜덤 박스 장사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몰라요. 일단 살아남고 그 다음을 기약 했어야 하는 것일지도. 

  같은 꿈을 꿨던 사람들은 아무튼 각자 다른 길로 떠났습니다

경영진이든 개발자든 비난하는 것은 쉽습니다만 열악한 상황에서 플레이어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그냥 게임 좋아하는 일반 사람들이 자기 꿈 때문에 보이지도 않는 미래를 걸고 자기 밥줄을 아슬아슬한 줄 위에 걸쳐 놓은 것이에요.  

 재미 못 느끼는 게임에 결제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안에서 희망도 없이 버둥거리는 사람들이 결실을 내지 못했다고 어떤 노력을 하며 어떤 삶인지도 모르면서 다 아는 양 니들은 돈 밖에 모르는 똥 만드는 악의 축이야 같은 느낌의 글 퍼와서 그래 그렇다니까? 하는 것 보고 있으니 속이 쓰리네요.

그냥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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