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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인간
게시물ID : readers_314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2
조회수 : 26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3/24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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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밤이 어두워 물밑과 다를 바 없고
이슬 오는 시간에 깨 먹먹한 별빛과 친했다
어찌 이슬이나 핑계 대고 울지 않는다 하오리
성한 폐호흡 대신 눈물을 끅끅댄 내 분수가 물고기자리 인간이며
흙에 뒹구는 밥벌이가 안 맞아 육지서 살기 버거웠다
양수 올각거릴 때 요긴하였던 배꼽이란 아가미의 갈증 적실 수 있는 건
빈 그릇 모양대로 바뀌는 물과 같으니
태생에부터 거울처럼 나란히 성장하는
욕망은 물이어서 날 비추는 건지 비친 내 모습이 욕망인지
답 없고 답답해서 눈물만 느는 이 한 많은 세상에 나 자신을 살게 둔 업 씻기리라
욕망 탓에 안 그쳐지는 눈물을 눈물이게 모르도록 닦아주실 생명의 모체에 안기고자
수중의 목숨으로 미련 없이 귀향하려 하외
그러련 자를 수귀라 저주치 말고 잉어 한 마리 됐다며 흐르는 강 깨끗이 둬두시게
비록 사주팔자가 물고기인들 육신은 흙으로 된 생가라
체질이 띄운 버들잎처럼 물밑으로 덩달아 순응치 못하지만
골수도 풀어 묽어지는 길고 긴 시간의 거듭 후엔
영혼의 미분자가 진화의 서열 다시 따르고 귀잠에서 빛을 뜨나니
세계가 수몰된 지구를, 눈물이 눈물인지 모를 낙원이라야 살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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