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처음 만난날 내가 널 집까지 데려다 주게 됐었지
짙은 화장에 취해있었던 니 모습, 난 니 첫인상을 그렇게 기억해
얼마 뒤에 둘이 한잔 하자던 니 문자
같은 동네라며 다음에 한잔 하자고 형식상 건냈던 내 말을 넌 기억하고 있었나보더라
난 그러고 잊고있었는데 말이지...
말주변이라곤 하나도 없는 나이기에 둘이 만나면 무슨 얘길 어떻게 해야하나 참 고민도 많이했어
얘기도 많이 걸어주고 많이 웃어주는 너였기에 즐거웠고 덕분에 나도 많은 얘길 할 수 있었지
그래서 다음엔 내가 먼저 보자고 했었고...
두번, 세번 그렇게 만나다 보니깐 편한 친구 같았던 니가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더라
이런 감정을 느낀게 너무나 오랜만이였고,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감을 느꼈어
그런데도 난 마음을 먼저 표현하지 못했지. 별로 자신이 없었거든...
그런 내게 니가 먼저 한발짝 다가와 줬었자나. 그래서 너무나 고마웠어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적인 없는 나였기에 뭘 어떻게 해줘야할진 잘 몰랐지만
너와 함께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했거든
둘이 손을 잡고 거리를 걷고,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고, 같이 사진을 찍고...
이 모든게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였으니까...
한살 많은 너였지만 힘들고 우울할땐 편한 친구처럼,
그리고 가끔은 날 위해 애교도 떨어주는 널 나는 진심으로 많이 좋아했었다.
그랬던 나이기에 헤어지고 나서 너무나 힘들었어
위로라도 받지 않으면 미칠것 같아서 친구들 불러내 술도 많이 먹었고
제일 친한 친구 두놈앞에서 눈물까지 보였으니까
누가 들으면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2달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정이 너무 많이 들어버렸거든
근데 넌 나와 달리 아무렇지 않은 것 같더라? 그래서 더 화나고 비참했던 거야
아직도 핸드폰에 있는 수많은 사진과 주고받았던 편지들
버튼 하나면 깨끗이 없어지는데 그것도 못하는 내가 이상한 놈일걸까...
나만 잊으면 되는데, 빨리 잊어야 되는데 니가 뭐라고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정말
니가 이 글을 볼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올려보는 거야.
미치도록 화나고 미치도록 비참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깐 나도 잘한건 없는거 같더라구...
그래서 마지막으로 고맙고 미안하단 말 하려고
설렘을 알게해줘서, 기다림을 알게해줘서, 사랑을 알게해줘서 고맙고
챙겨주지 못해서, 신경써주지 못해서, 눈물 흘릴때도 달래주지 못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