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아이돌의 시발은 어디에 둘 것인가?"
왠만큼 애니메이션에 빠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저 질문에 쉽게 답변하긴 어려울거라 생각 합니다.
지난 2014년 마이니치 신문에서는 21세기 들어 급격히 늘어난 가상 아이돌 콘텐츠에 대해 관련 기사를 작성하며 "가수"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빼더라도 노래 이외의 카리스마가 있는 아이돌(우상)을 필수요소로 삼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원점으로 잡는다면 최소 3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분야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길고 긴 일본의 만화, 애니, 게임의 역사에 아이돌을 주제로 한 작품이야 당연히 여럿 있겠고, 심지어 순수하게 아이돌을 주제로 한 작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기를 끌고있는 가상 아이돌 콘텐츠의 원형을 찾는 과정에서 아마 이 작품을 빼 놓을 수 없을것입니다.
바로 주식회사 남코(현 반다이남코게임스)가 2005년 출시한 아케이드용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THE IDOLM@STER
저는 딱 저 타이밍에 군대 끌려간 상태였고, 저 즈음 한국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바다이야기 사태를 직격탄으로 맞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실 딴나라에 어떤 게임이 나오는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죠.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마스터를 인식한 것은 아마도 XBOX360용 아이돌마스터 홍보 프로모션을 위해 제작된 GO MY WAY! PV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PV에 사용된 GO MY WAY안무는 다른 음악대비 50%의 시간을 들여 수정을 했다고 했을 만큼 공을 들였고, 아케이드 대비 깔끔해진 그래픽과 활기찬 노래, 그리고 다양한 DLC로 한때 XBOX360을 견인하는 콘텐츠로써 한국에서도 그 악명을 떨쳤음에는 반론을 제기할 분이 많지 않을 듯 합니다.
2002년 첫 기획(위키피디아 참고, 2001년 처음 입안 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내의 많은 불안을 품고 아이돌게임(가) 로 출발하여 예상을 뛰어넘은 호평으로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었고 2005년 7월 마침내 아케이드 첫 가동을 개시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드디어 10주년을 맞이한 아이돌마스터 IP. 올해 아마도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젝트 아이마스 서드 비젼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개발진도 그렇고 팬들중에서도 아직도 아케이드용 아이돌마스터를 잊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사실 노래만 즐기고 캐릭터라고는 리츠코 정도만 대충 알던(좋아하던 음악이 마법을 걸어줘 였기 때문에...) 얼치기 프로듀서였지만, 이런 저런 정보 수집이 취미이다 보니 왠지 마음만은 베테랑 프로듀서 같더군요.
느즈막히 P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지나간 콘텐츠를 취사 선택하며 소비하고 있음에도 10년간 쌓인 그 양은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지나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이른바 오와콘(아이마스가 그렇다는건 아니고...)에 매달리는 행위로도 보일 수 있겠지만, 원래 제가 21세기에 90년대 애니메이션 LD수집을 즐기며 "이미 종결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기다릴 것 없이 걍 즐기면 되면 되지 않는가?" 하는 마인드이기 때문에 그다지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첫 아이마스 입문은 iOS용 샤이니 페스타. 부록인 애니메이션 이해를 위해 애니마스를 시작으로 리츠코 프로듀스를 위해 원포올 출시까지 기다렸고 그 후 아이마스 DS, SP(플레이는 PSV) 순서대로 점점 타고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리츠코 프로듀스가 가능한 시리즈의 1탄
...은 XBOX360이 필요했기 때문에
작년 9월 도쿄게임쇼 방문차 일본 갔다가 슈팅게임의 성지 아키바 Hey 에서 처음으로 아케마스를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역주행을 좋아해도 원포올부터 타고 내려가서 여기에 도착하니 도저히 못 버티긴 하겠더군요 Orz
그렇게 반년이 지나고 아이돌마스터 10주년을 맞이한 2015년의 3월
한국에 최후로 남아있는 아케이드용 아이돌마스터의 새틀라이트 유닛을 (구)조이플라자에서 인수했습니다.
DC 아이돌마스터 갤러리와 대충 지인들 만나면서 몇번 언급하긴 했지만, 이 기체는 다 때려부순 뒤 구동 부분만 꺼내서 최대한 소형화 할 예정입니다.
저대론 집에 안들어가니까요(...)
아무튼 가져왔으니 한번 돌려는 봐야겠죠?
조플 사장님께서 "메인보드는 다른곳에 쓰느라 뺐으니 시스템보드만 알아서 구해라" 라고 하셨기 때문에 대림상가가서 철권5DR을 산 뒤 ROM디스크는 버리고 보드는 사전에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스템보드에 장기이식을 실시한 다음
본체에 이식을 위해 본체를 깠습니다
어째선지 시스템보드가 들어있군요?
....뭐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들고 있던 시스템 보드는 다시 책상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시스템 보드 연결하는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지만, 이미 게임기는 모든 준비를 끝낸것 같아 파워 케이블만 연결하면 바로 될 것 같았습니다.
근데 여기서 또하나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케이드 아이돌마스터는 일본 게임이고 한국과 달리 일본은 220v같은게 없을텐데
게임기 본체에서 100v 파워 케이블이 발견되었고
돈통에서는 220v 케이블이 나왔습니다.
둘 중 하나만 나오면 그거 쓸 텐데 둘다 나온지라 일단 100v부터 장착
.
.
5분뒤 가동을 안하는 케이블을 빼고 220v를 다시 연결하니
연결하자마자 ON AIR에 불이 들어오는거 보니,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더군요!
가동전 테스트 모드로 맞춰놔서 바로 테스트 메뉴로 넘어는 왔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케마스는 지난 2010년 일본에서 최종 네트워크 종료를 발표하면서 네트워크 없이도 A랭크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오프라인 모드를 해금하는 방법을 따로 고지해 두었습니다.
만약 서버 종료 전 패치를 해야하는 방식이면 꼼짝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겠지만 아무래도 이 기능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넣어둔 것 같더군요.
조플 시절 B랭크 못 뚫어 많은 P들이 눈물 흘렸을꺼 생각하면(...)
거룩한 프리 플레이
그리고 네트워크서비스는 종료되었습니다....
카드 사용 횟수 때문에 빨리 추가 카드 구해야 할 텐데......싶지만 요즘 리라이터블 카드 매물 전멸이더군요
당분간은 조플이 쓰던 방식대로 이니셜D 카드나(...)
사실 제가 아케이드 게임 머신을 가장 가지고 싶어했던 시기는 활발한 리게이이던 시절이었으나, 주력 게임이 드럼매니아라 그 꿈은 네오드럼솔로로 간접적으로 실현했었습니다.
결국 이래저래 구르다 첫 아케이드 게임기가 하필이면 아케이드 게임기 중에서도 특수한 아이돌마스터가 되어버렸네요.
일정상 당분간은 이대로 창고에 있다가 아마 2주 쯤 뒤 부터 본격적으로 해체 작업을 진행할 듯 합니다.
향후 해체후 소형화가 끝나면 그것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D
출처 루리웹cailia님(허락받고 퍼옴)
크으 능덕에다 리츠코P라니 리츠코가 좋아하겠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