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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옛날이야기 6 - 쇠말뚝
게시물ID : panic_329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나가던Ω
추천 : 139
조회수 : 884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7/11 02:21:29

요 근래 바빠서 못썻는데

 

친구만나서 한잔하고 들어와서 젓가락 보니까 말뚝생각나네요

 

이 이야기는 말뚝에 관련된 실화입니다

 

본문은 음슴체로 쓸게요

 

 

 

 

 

 

 

 

 

아직도 기억나는 고등학교 막 입학하고 처음 맞이하는 여름방학일때 이야기

 

당시나는 선택과목으로 국사와 근현대사를 선택한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였음

 

조금 거창할지도 모르지만 대한민국 이라는 네글자에 자부심이 상당했음

 

그리고 그해 여름방학에 무당할머니댁에 놀러갔다가

 

충격적인것을 보게됨

 

 

 

 

 

 

 

 

 

 

 

 

 

내기억에는 분명 반팔입던 계절임

 

게다가 나는 땀도 많고 열도 많이서 상대적으로 더위를 굉장히 잘탐

 

한창 반팔을 입던 어느날 나는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방학한김에 할머니댁에 놀러갔다오라는 어머니 말씀에

 

3일동안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리고 할머니댁으로 감

 

외할머니 댁에 가서 첫날은 정말 아무일 없이 지나갔음

 

그리고 둘째날 마당에서 외할머니댁 개랑 놀고있는데

 

무당할머니댁에서 쿠쿠쿵 하는 소리가 들림

 

무슨일인가 하고 가서 보았는데

 

 

할머니댁 입구에 무슨 용달차가 두대가 와있고

 

시뻘겋게 녹슨 길쭉한 쇳덩이 서너개가 할머니댁 마당에 깔려있었음

 

무당할머니와 머리벗겨진 어떤 아저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계셨는데

 

무당할머니께서 나를 보더니 저리가라는 손짓을 하심

 

그날 저녁에 몇시간동안 방울 소리가 들림

 

씻김굿을 하시는지 넋두리를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당시 딱 한번

 

무당할머니께서 굿하는 모습을 보심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총천연색 옷을 입고

 

옆에 왕이를 앉혀두고

 

북소리도 없이 방울을 흔들며 굿을 하심

 

그런데

 

보는데 자꾸 눈물이남

 

쇳덩이를 앞에두고 달빛을 받으시면서 울고계시면서 굿을 하심

 

죄송하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내가 들어온줄도 모르고 계속 굿을하심

 

밤이 새고 동틀무렵에 무당할머니께서 굿하시는걸 멈추심

 

내가 우는걸 보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더니 착하구나 라고 어르고 달래심

 

그리고 그 쇠말뚝은

 

일제시대때 박힌 쇠말뚝이라고 함

 

이 일제시대때 박힌 쇠말뚝 자체는 전국에 굉장히 많다고 하심

 

태백산맥 허리를 끊어버림으로써

 

사람으로 치면 척추에 해당하는 부분의 기운을 끊어버린거라고 함

 

덤으로

 

허리뿐만아니라 전신을 못쓰게 만들어 버림

 

허리가 다치면 고치면 그만이지만

 

전신을 망가뜨리면 회복이 불가능하니까 그렇다는거임

 

이 쇠말뚝은 정기를 끊기위한 쇠말뚝으로

 

백두산부터 시작하는 모든 산맥에는

 

인간이 갈수없다고 생각하는곳마다 쇠말뚝이 박혀있다 라고 생각하면 됨

 

실제로 절벽에도 쇠말뚝이 박혀있기도 하고

 

사람이 찾지 못할 오지에도 박혀있기도 함

 

지금 제거된 쇠말뚝은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들었음 (당시)

 

그리고 쇠말뚝을 뽑으면 주술이던 무속이던 어떤방식으로던 처리를 해서

 

쇠말뚝을 정화하고 버린다고 하심

 

원래는 유명한 무당이나 이름있는 스님들이 하시는데

 

이 쇠말뚝이 우리 마을에 온 이유는 딱하나

 

 

우리마을에 있는 언덕절벽 아래쪽에 천연 동굴?비슷하게 있는데

 

썰물때 우연히 거기 들어갔던 마을 할아버지께서

 

그 말뚝을 발견하고나서 얼마후 앓아누우신 것임

 

그이야기가 무당할머니 귀에 들어가게 되고

 

무당할머니께서는 아는분에게 연락하여 말뚝을 뽑아오신것

 

당신이 계셨음에도 돌보지 못한것이 조상님들께 죄송하다고 하여

 

미약하나마 굿을 하신다고 손수 맡으신거임

 

다음날 아침에 무당할머니와 함께 그 동굴을 갔는데

 

말뚝이 박혀있던자리가 시뻘겋게 변해있었음

 

빨갛다는 표현으로 부족할만큼

 

진하고 어두운 빨간색이 한가득 묻어있었음

 

그리고

 

아무리 닦아내어도 닦여지지 않음

 

분명 걸레에는 녹이 묻어나고 있는데

 

아무리 닦아도 그 시뻘건 색만은 변하지 않았음

 

우리동네는 지맥으로 치면 아웃 of 안중 일만큼

 

동물로치면 꼬리털 만큼의 위치에 있는데도

 

그작은 동굴에 네개정도 되는 쇠말뚝을 박아둔거임

 

게다가 녹 있던 자리를 닦으면서

 

피비린내를 느꼈음

 

이 피비린내는 지금도 가끔 기억날정도로

 

섬뜩하고 충격적이었음

 

동굴 한가득 퍼져있는 쇠비린내에 대한 기억은

 

아마 어지간하면 잊지 않을듯함

 

그 쇠비린내를 몇시간이나 맡아가며 닦아내다가

 

해가 저물기 전에 집으로 돌아갔고

 

그날 저녁 무당할머니께서는 또 굿을 하심

 

북을치면 마을사람들에게 민폐라고 하시면서

 

소쿠리를 엎어놓고 두들겨 달라고 하심

 

무당할머니께서도 울지 않으시고

 

아무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소쿠리를 두드리면서

 

울면서

 

몇시간동안 굿장단을 맞췄음 (중학교 당시 사물놀이 써클활동 했음)

 

새하얀 달빛이 왜그렇게 눈물이 났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음

 

그렇게 또 밤이 새도록 굿을 하고나서

 

다음날 건장한 어르신 몇분들이 와서 용달차에 말뚝을 실어가심

 

그리고 묘하게

 

더이상 피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느꼈고

 

왠지 쇠말뚝의 붉은색이 부드럽게 느껴진다고 생각하며

 

용달차가 마을 어귀를 떠날때까지 말뚝을 쳐다보았음

 

그후로 일본이 굉장히 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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