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남자는 마루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 살포시 열려있는 담장 쪽대문 너머로 한 아가씨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호박밭에 다소곳이 앉아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그 모습이 마치 아침 이슬같이 생각되었다. 남자는 생각했다. ' 그래! 바로 저 여자야... 내가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 그런 여자! ' 남자는 망설이다가 슬그머니 그녀에게 다가가서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 저, 당신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전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자 호박잎을 따고 있던 아름다운 그녀가 깜짝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남자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당황스러웠는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땅만 쳐다보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 . . . . . . . . 저기요... 저지금 똥싸는 중이거든여.. 다 싼담에 말씀하실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