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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현대차 노조는 귀족 노조가 맞을까요?
게시물ID : car_31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Ka
추천 : 11
조회수 : 13759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3/08/22 19:33:16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온 "현기 노조 미칠대로 미친듯"이란 글을 봤는데 꽤 논쟁이 벌어졌더군요.

본문과 댓글들을 읽어봤는데 논쟁을 벌이는 양측의 주장 모두에서 조금씩의 잘못된 점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바라봤습니다.

특히 "노조의 파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글까지 적어보려 합니다.

오유에서 현대차 노조와 관련된 글이 더 있는지 검색하다가 발견한 글인데 여기 댓글의 내용도 포함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716606&s_no=716606&kind=search&search_table_name=humorbest&page=1&keyfield=subject&keyword=%B3%EB%C1%B6



일단 현대차 노조를 비판하는 분들의 의견 중에선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귀족노조라 주장하는 분들의 의견 중에 파업에 대해 오해하시는 의견이 있더군요.

고액연봉을 받는 현대차 노조가 돈 더 달라고 파업을 한다면 "이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잘못된 파업일까요?

연봉을 더 올려달라고 고액연봉자가 파업 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론 파업이 잘못되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가령 대형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경우(특히 외과) 살인적인 스케쥴로 인한 수면부족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사실은 오유에서도 종종 

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의사들이 "병원은 의사들을 더 고용하는 등 여러 조치를 통해 최소한의 휴식과 복지를 보장해달라!"라고 외치며 파업을 한다면 잘못된 행동일까요?

고액연봉자라도 파업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 뿐 더러 분명히 보호 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돈 더 많이 받는데 뭐가 아쉬워서 파업하냐고 비판한다면 고액연봉자들은 노동자로서 보장된 정당한 의사표현 수단인 "파업"이 원천봉쇄 됩니다.

파업은 극빈층이든 고액연봉자이든 노동자라면 보장 받아야 하는 모두의 권리입니다.

다만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선을 넘어선 도가 지나친 주장들이 문제가 되는거죠.




두 번째는 현대차 노조가 없어졌으면 한다는 일부 극단적 의견입니다.

지금의 현대차 노조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저도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노조 자체를 없애고 싶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노조들 중에서 사측과의 파워게임에서 그나마 가장 강한 입김을 내며 버티는 노조가 현대차 노조입니다.

현대차 노조가 사라져서 현대마저도 삼성과 같이 무노조 경영을 하게 된다면?

사측인 현대는 쾌재를 부르겠죠. 정부도 쉽게 터치 못하는데 노조마저 사라진다면 누가 자신들에게 태클을 걸 수 있겠어요?

국회의원들 개판 친다고 국회의원들을 다 없애 버리라는 주장이 잘못되었듯이, 현대차 노조가 없어졌으면 하는 주장은 옳지 못합니다.

현대차 노조가 올바른 길로 가길 바라는게 더 적절한 의견이죠. 



이제 현대차 노조를 옹호하시는 의견에 대해 말해보죠.

왜 현대차 노조가 비정규직까지 챙겨줘야 하냐며 비판하시는 의견이 있더군요.

현대차 노조,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차 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노력에 분명히 함께 해야 합니다.

일단 현대차 정규직 노조의 파업에 대한 명분이 힘을 잃습니다. 

노조 내부 및 진보진영에서도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꽤 있습니다.

조중동 출처인 기사를 예로 들면 "귀족노조 프레임에 갇히는 꼴"이라는 말을 하실테니 오마이뉴스, 경향, 프레시안의 기사만 제시하도록 하죠.


 오마이뉴스(2013년 8월 17일 기사)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97107 

 요약: 그동안 현대차 노조 파업에 동조적 입장인 진보진영이 침묵을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타이틀로 내걸었는데, 막상 지난해 사측과의 협상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아닌 신규채용에 동의.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측의 의견에 동조)
         이처럼 현대차 노조가 비정규직에 대한 연대를 제대로 안하면서 임금 관련의 자기들 주장만 내세운다.
 


경향신문(2013년 5월 13일)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132219275&code=940702

요약: 현대차 노조는 일반적 비정규직 투쟁에는 적극 연대하지만 자신의 사업장에서는 소극적 연대를 하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즉 오마이, 경향 등의 진보 측 언론 및 진보진영에서도 현대차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하는 파업에 고운 시선을 보내는게 아닙니다.

안그래도 기업측과 보수진영에서 파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 아군인 진보진영에서도 이런다면 장기적으로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지속적으로 

힘을 받까요?

고대부터 지금까지 전쟁을 일으키는 쪽은 쳐들어 가더라도 언제나 명분을 내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왜냐면 그래야 자국 내에서든 주변국이든 자신들의 전쟁을 납득해주니까요.

명분이 없는 전쟁은 설사 이겼더라도 반감을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전쟁에서 이겼지만 동시에 미래의 적들이 새로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그 다음은 "비정규직을 위해 파업하려면 정규직들이 어느정도 희생을 해야 하는데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의견 입니다.

그 분들에게 되묻겠습니다. 

80년대 민주화 투쟁 당시에 피흘리며 시위했던 학생들은 순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길거리에 나온 것인가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사람이 얼마냐 있겠냐는 말에 충분히 저도 동의합니다. 솔직히 얼마 없죠. 이상적인 생각이죠.

하지만 이상적인 생각이라며 시도할 생각조차 안한다면 80년대 민주화 투쟁은 성공조차 할 수 없었고 일제시대의 3.1 운동도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희생할 사람은 얼마 없다는 생각을 납득해버리면 이 세상에 아무런 변화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변화란 기득권을 포기해야 생겨 나니까요.

아무리 이상적라도 최선의 해결책이라면 이를 실현하기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야만 시궁창 같은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집니다.





더군다나 결정적으로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 자신들이 돈을 받는 것은 순전히 자신들의 힘만으로 얻었나요?

프레시안(2013년 8월 22일)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30613105157

비정규직 공장.png

현대차 정규직들이 받는 임금은 정규직 뿐 아니라 함께 일한 비정규직들의 땀과 노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정규직들의 희생 위에 정규직들이 고액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정규직의 45% 수준인 임금을 받으며 언제 짤릴지 모른체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강도로 일하는 동료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에서 

어떤 조항을 내세웠나요?

내세워서 파업협상을 통해 통과시킨 조항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비정규직 문제를 사측 vs 노동자의 대결로 이분법적으로 나누면서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를 피해자라고 몰아세우지도 마세요.

현대자동차에서 노조들 이간질 시키려고 정규직, 비정규직 간 이간질 공작이 있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정규직 노조도 사측에서 자기들 이간질 시키는 것을 모를리 없습니다. 다만 알면서도 자기들의 이익이 감소되니까 방관하는거죠.



또한 고용문제는 노조가 아무리 외쳐봤자 결국 사측이 결정한다며 정규직 쉴드 치시던 일부 댓글러 분들.

입법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끼여들어 법 제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없죠?

입법은 국회의원들의 고유 권한으로 국회의원이 법안을 실현화 할 수 있습니다.(행정부에서도 법안을 제출하지만 결국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조세개편안 사태에서도 봤듯이 국민들이 강하게 반대하니까 한 수 접었죠?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똑같아요.

고용문제는 사측에서 결정하지만 사측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단체가 현대차 정규직 노조입니다.

정규직 노조들이 비정규직과 함께 연대해서 처우 개선을 한 목소리로 외치면 사측에서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어요.

서로 연대하면 골치아프니 사측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간에 이간질을 놓는 것 아니겠어요?




마지막으로 현대차 노조가 왜 귀족노조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말하죠.

경향신문(2013년 5월 13일)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132219275&code=940702

현대차 노조는 자식들이 현대차에 입사 지원할 때 신규채용 가산점을 부여하는 사항을 사측과 우선합의 했습니다.

현대차 정규직 자리를 자식에게 세습하겠다는 의도와 다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일반적으로 귀족이란 단어를 들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타고난 출신성분만으로 고위관직을 독점하고 권력을 움켜쥐는 이미지 아닌가요?

현대차 정규직은 엄청난 연봉 뿐 아니라 노조가 강하기 때문에 꿈의 직장 중 하나로써 모두가 열망하는 직장입니다.

그만큼 들어가기가 여간 쉬운게 아닌데 지원자의 능력이 아닌 정규직 부모라는 출신성분 만으로 가산점을 부여하라고 한 거에요.

자식들에 대한 대학 등록금 지원은 교육비 부담을 진 가장으로서의 "노동자 본인", 즉 지금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복지 혜택입니다.

하지만 정규직 부모를 둔 자식에 대한 신규채용 가산점 부여는 노동자 본인이 아닌 "자식에 대한 특혜" 입니다.

아직 현대자동차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입사 지원자에게 기업 차원의 특혜를 부여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비정규직 처우엔 방관하면서 자식들의 입사 및 막대한 연봉의 대물림엔 관심을 보이는 현대차 노조는 귀족노조가 맞습니다.

지금의 현대차 노조는 말이 노조이지 현대자동차 사측과 다름없는 이익집단에 불과합니다. 노조를 설립했을 때의 초심을 잃었어요.




현대차 노조는 자신들을 지지해주던 진보진영 및 시민들에게도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계속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먼 미래에 사측과의 파워게임에서 크게 밀리는 순간이 왔을 때, 현대차 노조를 옹호해 줄 사람들은 얼마 없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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