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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2001)
게시물ID : movie_3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설기공주
추천 : 12
조회수 : 57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5/04/25 02:43:04
네이버 리뷰에 어떤 사람은 닳고 닳은 이혼녀가 순진한 총각을 갖고놀았다고 썼지만...

잔잔한 대나무숲의 바람소리,고요한 풍경소리,담채화같은 은은한 색깔의 이영화를 좋아한다.
어찌보면 지루하고 느리고 답답한 영화일수도 있지만,깊은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그 마지막에 흐르던 노래'사랑의 기쁨'의 가사처럼 사랑의 종말은 대부분 잔인한 현실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치매로 젊은 시절만을 기억하는 할머니는 가끔씩 삶의 진실 같은 말을 한마디씩 하지만, 변심해서 새살림을 차렸던 영감님의 중년이후의 모습을 기억하길 거부한다.
새색시때 입던 연분홍 한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
마지막까지 사랑의 순수함을 기억하고픈 소녀와도 같았다.

상우가 잘못했을까?
아니다.상우는 사랑하면서 당연한 행동과 마음을 가졌고 결과적으로 그 순수함이 은수를 떠나게 했다.
은수는 다시금 변하는 사랑을 경험하고 싶지 않았고,상우에게도 자기처럼 아픈 상처를 남기기 싫었던 것이다.
작은 다툼과 갈등이었을 뿐인데도 돌변한 은수의 모습이 그녀가 앞으로도 있을 갈등에 대해 예감했다는 것을 알수있다.

은수는 상우를 사랑했을까?
아마도 사랑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에 상우를 멀리하려 했을 것이다.
순수하게 사랑만을 바라보는 상우에게 은수는 가슴깊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은수는 결혼을 할 만큼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고,이혼을 할 만큼 마음 아프게 헤어졌을 것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가 말하는 '사랑'이란 것은 은수에게는 이미 변했던 기억이 있다.
시작된 사랑이 주는 안락함에 그에게 의지하고픈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버텨냈던 시간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상우가 도움을 주던 교통수단도 스스로 마련했던 은수. 
자신을 떠나 자유롭게 이동하게 해주었던 새자동차를 긁는 상우.
헤어져있는 동안 자신이 의지하고픈 마음을 접어가던 은수는,생각보다 더 자신에게 빠져있는 상우를 억지로 떼어놓는다.

둘은 잘 될 수도 있었을까?
어쩌면..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은수가 헤어져있어보자고 했을 때,그녀는 둘이 떨어져서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는 사람끼리의 사랑이 가능했는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녀가 다시 돌아왔을 때 상우의 모습은, 여전히 상대를 그리워하면서도 받아 들이지 않던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웃으며 손 흔드는 그녀...상처를 안겨준 그녀가 미운 상우.

마지막 장면의 갈대밭에서 서있는 유지태의 모습.
사랑을 해보고 이별을 해본 사람이 아픈 시간 끝에 평화를 찾은 미소...
온통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영화...
그렇게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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