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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의 데이트
게시물ID : lovestory_315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erubim
추천 : 10
조회수 : 209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0/10/13 15:00:41
내일은 결혼한 와이프의 할머님 기일입니다.
저에게도 할머니죠.
결혼을 오유 다알도록 5년 사귄 2010년 6월 12일 울산에서 했습니다.
지금... 15주된 공주님이 뱃속에서 이쁘고 튼실(--;; 15주 된 공주님 사이즈가 16주입니다;;)하게 잘자라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이었습니다.
와이프는 요즘 임신관계로 악몽을 자주 꿉니다.
오늘은 저도 상상해보니 소름이 끼치더군요.
전 새벽 5시~5시반쯤에 일어납니다. 직장이 부산이라 출퇴근하거든요.
새벽에 일어난 와이프가 놀라는 목소리로 이렇게 얘기합니다.

"꿈에 돌아가신 할머니 봤어."

결혼전인 2년전에 돌아가신 할머님. 
결혼 전이었지만 문상 드렸죠.
그런 할머니께서 꿈속에 나왔습니다. 근 10년을 치매때문에 사람 못알아보시고 힘들어 하셨었는데... 꿈에 나오셔서 배고프시다며 상을 차려달라셨다네요.
상을 차려 드리니 정말 두손으로 계속 입으로 정신없이 드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눈이 음식을 바라보지 않고 아내를 바라왔다네요.
자신의 할머니지만 너무 무서웠다고... 

물었습니다.

"할머니 기일이 언제야?"

"내일..."

아내를 진정시키고 별일 아니라고 토닥여 줬습니다. 기일이 가까워져서 생각났었다보다고...

출근기차를 타고 울산에서 부산으로 출근하는 길에 아는 성경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너희 소출을 죽은이에게 돌리지 말고 레위나 과부나 고아에게 주어 그들을 봉양하라는 말입니다.
묵상을 해봤습니다. 할머니 기일인데... 어떻게 할까? 하는...

저희 장모님은 과부시죠. 아내가 고3때인 11년전 장인어른은 뇌종양이라는 병으로 3년간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장인어른은 H중공업에 다니셔서 아내는 학창시절 남부럽지 않게 부유하게 자랐습니다만 고1때 아버지 병이 발병하셔서 어머니께서 형님과 아내를 키우셨죠. 그런 연유로 아내의 직업이 간호사이기도 합니다. 


결론을 내린 저는 장모님께 전화 드렸습니다.

"어머님. 내일 저랑 같이 제사지내러 가요. 어짜피 회사가 부산이라 어머님 저 태우시고 영도에 가시면 되고 어머님께서 운전하시면 새벽녘에 집에 와도 자면되니까... 그리고 다음날이 금요일이라 토요일, 일요일 쉬면 되니까 괜찮아요." 

저 출퇴근 하루에 5시간 걸립니다. 장모님께서 안쓰럽다며 항상 쉬라하시죠. 하지만 저렇게 말씀 드리니 이렇게 얘기하시네요. 

"우리 이쁜 사위~ 이쁜 말만 계속하네~ 아이구 이뻐~"

그냥... 오늘 기분도 좋고 뿌듯해서 몇자 끄적여 봅니다.
내일 장모님과의 데이트... 설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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