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10년동안 미국에서 살았지만 제가 사는 곳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은 주 1위 2위를 다투는 캘리포니아의 플러튼이란 곳인데
여기도 한국인들이 아주 많고 어렸을때부터 한국 온라인 게임과 사이트들을 자주 접해 한국어를 거의 잊지 않았죠.
Direct TV와 인터넷 기사들로 한국 소식도 매일 접하니 집에만 있으면 그냥 한국 애들과 다를 바가 거의 없는...
그런데 제가 이제 곧 대학을 가야 하고 뭘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데 미국에서 계속 살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갈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항상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 내 고향이라 생각하며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꼭 그게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TV와 인터넷으로 한국 소식을 접하고 이런 오유 같은 곳에서도
한국에 사시는 분들과 어울리지만 아무래도 자란 환경도 다르고 문화적 차이가 없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워낙 어렸을때 미국으로 온지라 한국에서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도 없고..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든 말든 공부는
여기서 끝내려고 하는데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한국에 간다고 해도 인맥 학연 이런거 하나 없이 잘 될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됩니다. 제 어머니가 미국에 있는 한국 신문사에 근무하시는데
그 회사에 얼마 전까지 일했던 인턴 누나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알아주는 명문대인 콜롬비아에서 졸업해 언론사 일을 하는게
꿈이셨던 분이라 전공도 그쪽으로 잡고 졸업 후 미국에서 최고 수준의 언론 회사 여러 곳에서 면접을 봤지만 매번 탈락하고
조금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꼭 이래서 취직을 못하신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아시아인이라 그런지
불리한 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더군요..
인종차별은 매우 혐오스런 행위로 취급받는 사회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끊이질 않는게 현실이더군요.
아주 성공하지 않는 이상 뭐 예를 들어 애플 같은 미국의 대기업 회사는 힘들 것 같고..
또 비록 제가 10년동안 미국에 살았다 해도 한국이 더 친숙한게 많습니다. 얼마 전에 데뷔한 주니엘의 팬이 됬지만 미국 가수들은
잘 모르는게 많을 정도로 아무래도 전 한국인 같습니다. 이런 제가 사회에서도 미국인들과 잘 어울리고 섞일 수 있을지..
그런데도 미국 내에 한인 사회에서 성공은 거의 불가능입니다. 큰 회사가 없으니까요..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하고 높은 학위를 따도
한국에서 온 1.5세나 2세들이 만든 중소기업에서나 일하게 되려나요.
차라리 한국말을 까맣게 잊고 완전히 미국에 흡수되어 영어로만 쏼라쏼라 거리게 됬다거나 아니면 애초에 이민을 오지 않아
한국에서 자랐다면 좋았을텐데.. 너무 고민이 됩니다. 어렸을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과 환경을 뒤로하고 이젠 낯선 한국에서
잘 될지, 아니면 미국에 남는게 더 나을지.. 이런 고민을 한번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혹시나 해주실 조언 있으시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