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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여름세일을 맞아 퍼즐게임 몇 개 리뷰 겸 추천
게시물ID : gametalk_3154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증명의나락
추천 : 15
조회수 : 156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6/07/01 22:09:05
이번 여름세일에는 왠지 모르게 퍼즐게임들이 땡기더군요.
 
어차피 사양도 낮은 노트북 컴퓨터인지라 마음껏 돌릴 수 있는 게임은 그래도 퍼즐게임류 정도뿐.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준비해보았습니다.
 
- 여름세일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사양이 딸려서 마음껏 지를 수가 없는 분!
- 뭔가 가성비 쩌는 인디 퍼즐게임을 해보고 싶으신 분!
- 퍼즐게임이라면, 특히 어려운 것이라면 눈이 반짝이시는 분!
- 어려운 게임으로 자기학대를 일삼는 것이 취미인 마조히즘을 가지신 분!
 
... 네. 그렇습니다. 이 글은 어려운 퍼즐게임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원래 퍼즐게임이라는 게 쉬울 리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기서 추천드릴 물건들은 뭔가 상식을 좀 벗어난 것들이 많습니다. (아닌 것도 있지만요.)
 
그런 게 좋으시다면, 이 글은 나름대로의 정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잡담은 이만두고...
 
-----난이도표 관련-----
★☆☆☆☆ : 쉽습니다. 퍼즐게임 초심자도 할만합니다.
★★☆☆☆ : 보통입니다. 숙련자들이 느긋하게 할 수 있는 난이도입니다.
★★★☆☆ : 어렵습니다. 가끔 게임 도중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 : 굉장히 어렵습니다. 두뇌의 과열을 막기 위해 30분마다 휴식을 권장합니다.
★★★★★ : 막장 난이도입니다. 마조히스트가 아니면 손대지 마세요.
-----------------------
 
1. Hexcells 시리즈
hexcell.jpg
 
가격 : 1,650원(70%, Hexcells Infinite) / 2,850원(70%, Hexcells 전 시리즈 팩)
난이도 : ★★★☆☆
 
첫 타자는 헥스셀 시리즈입니다. 고전적인 지뢰찾기형 퍼즐게임에 네모로직 등 여러 규칙을 섞어 만든 게임이죠.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깔끔한 그래픽과 음향효과를 자랑하지만, 퍼즐을 풀기 위해 생각할 거리들마저 단순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초반 몇 스테이지에서는 "아니 이건 뭐 그냥 지뢰찾기잖아 ㅋㅋ"라면서 대충대충 풀어도 넘어갈 수 있지만,
 
후반에는 타일 한 개를 클릭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시간이 10분이고 20분이고 훅훅 지나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어야 하는 구간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헥스셀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지뢰찾기와는 달리, 아무리 어려운 구간이라도 몇번씩 생각하다보면 무조건 답을 낼 수 있게 되어있죠.
 
후반으로 갈 수록 점점 거대해지는 맵을 보면 경악하게 되지만, 다 풀고나면 성취감이 나름 괜찮은 게임입니다.
 
다만 Hexcell 오리지널과 플러스의 경우 주어진 30여개의 스테이지가 끝이니, 시리즈 중 하나만 구매할 생각이시라면
 
무한모드 기능이 들어있는 Hexcells Infinite를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2. Human Resource Machine
HRM.jpg
 
가격 : 7,870원(25%)
난이도 : ★★★☆☆~★★★★☆
 
요즘 나름 뜨고있는 인간자원공장입니다.
 
스샷에서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프로그래밍 계열 퍼즐게임이죠.
 
INBOX에서 들어오는 숫자나 영어들을, 규칙에 맞춰서 OUTBOX에 갖다줘야 합니다.
 
설정상으로는 편지나 택배물같은 거라고 하는데... 그런 걸 저렇게 왜곡해서 보내도 되는걸까요(...)
 
아무튼 그렇게 40여개의 과제를 달성하고, 주인공을 무사히 회사에서 정년퇴직시키면 클리어입니다...만, 말이 쉽지.
 
간혹 보스들은 제대로 이해하기조차 힘든 과제를 내주곤 합니다. 영알못의 고통.. 들어오는 숫자를 40배 해서 내보내야 하는 건 약과고,
 
들어오는 숫자에 맞춰서 피보나치 수열을 출력하라든지 하는 별별 괴이한 문제가 주어집니다.
 
물론 프로그래밍 지식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든 클리어야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
 
우리의 악랄한 제작자들은 각 미션마다 명령의 갯수나 실행 시간에 제한이 걸린 도전목표를 준비해뒀습니다.
 
이 과제들은 게임 내에서도 대놓고 어렵다고 밝히고 있으니, 난이도에 대해서는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프로그래밍을 캐쥬얼(?)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3. Circuits
circuits.jpg
 
가격 : 2200(60%)
난이도 : ★★☆☆☆
 
음악 퍼즐게임 Circuits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할 게임들 중에선 쉬운 편에 드는 물건입니다.
 
여러 개의 멜로디로 구성되어있는 짧은 '음악'을 듣고, 주어진 멜로디 조각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면 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전체적으로 곡의 퀄리티가 꽤 괜찮습니다. 일렉트로닉이나 8-bit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
 
느긋한 분위기에서 힐링 겸 퍼즐 겸 게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작곡까지 가능한 에디터가 들어있으니 작곡에 흥미를 가지신 분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
 
주의해야 할 건 헤드폰이나 이어폰같은 음향기기가 준필수급이라는 것. 일반 스피커로는 후반 게임 진행이 힘들지도 모릅니다.
 
 

4. Portal 시리즈
portal.jpg
 
가격 : 5,510원(83%, 포탈 1+2 번들 기준)
난이도 : ★★☆☆☆~★★★☆☆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밸브의 고전명작, 포탈 시리즈입니다.
 
귀여운 포탈건을 가지고 귀여운 큐브와 함께 귀여운 펠릿과 터렛들을 이리저리 피해다니면서 실험실의 출구까지 나가면 되는 게임이죠.
 
포탈(차원관문)이라는 개념은 전에도 있었지만, 이걸 본격적으로 퍼즐 컨텐츠로 차용한 것은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한 곳으로 들어가면 다른 쪽으로 나가는 포탈. 현실에도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그 물건을 게임으로 그대로 옮긴 <포탈>은 굉장한 인기를 끌었죠.
 
포탈이 나온 지 내년이면 10년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포탈은 당당히 스팀 인기게임 목록에서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나온지 오래됐다는 점 때문에 80%에 육박하는 할인율까지.
 
거기 지나가는 분, 하지 않겠는가?
 
 
5. TIS-100
tis100.jpg
 
가격 : 3,750원(50%)
난이도 : ★★★★★
 
프로그래밍 퍼즐게임 그 두번째, TIS-100입니다. 놀랍게도, 위 도스화면처럼 생긴 게 게임 스샷입니다.
 
게다가 거의 실물에 가까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데, 문제는 그 언어가 어셈블리입니다.
자바도, C++도, 베이직도, 심지어 포트란이나 코볼도 아닌 어셈블리입니다.(중요한 문장이라 2번 말했습니다.)
 
그나마 기계어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이쯤이면 감이 오시겠지만, 정말 매니악의 끝을 달리는 퍼즐게임입니다.
 
주인공의 삼촌이 죽으면서 남긴 유산이 이 TIS-100이라는 기계장치라는 설정인데, 난이도가 정말 토나오다보니 졸지에 이 삼촌은 유저들의 원성을 사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셈블리를 할 줄 아는 플레이어라면 위의 Human Resource Machine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진입장벽을 갖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처음에 뭘 해야할지부터 막막하기 그지 없을겁니다. 그도 그럴게 진짜 프로그래밍과는 형태만 약간 다를 뿐이니...
 
스팀 리뷰에 따르면 이 문제들을 반만 풀 수 있어도 컴공 1학년 전공수업 A+은 따놓은 당상일 거라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진입장벽을 감안해 난이도 ★★★★★을 줬고, 그렇다고 진입장벽만이 난이도의 전부인 것도 아니니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게임입니다.
 
삭제된 미션 중에서는 주어진 수가 소수인지를 판별하는 것도 있었다고 하니...(ㅎㄷㄷ...)
 
그래서 저는 한 때 이 게임을 해보고 퍼즐게임으로서 끝을 보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6. Spacechem
spacechem.jpg
 
가격 : 1,050원(90%)
난이도 : ★★★★★+
 
본격 화학덕후를 위한 퍼즐게임 스페이스켐입니다.
 
스샷을 보면 어느정도 감이 오겠지만, 입력되는 원자나 분자를 조작하여 알맞은 분자를 출력하도록 회로를 짜면 됩니다.
 
문제는 이 게임, 많이 어렵습니다.
 
아니, 그냥 많이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퍼즐게임을 할 때 기대하는 정도의 '어려움의 선'을 가볍게 뛰어넘었습니다.
 
그래도 초반 몇 스테이지는 정말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지만, 중반을 거쳐 후반으로 갈수록 한 문제당 푸는 시간이 미친듯이 상승합니다.
 
초반만 넘겨도 1문제당 30분은 우습게 잡아먹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마지막 문제에서 30시간(2주간 매일 2시간씩)을 들이고서야 겨우 풀었다고 하는 수준의 난이도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research.net이라는 게임 내 기기에 접속하면 추가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난이도의 문제가 수십, 수백개씩 쌓여있습니다.
 
저는 research.net을 보자마자 경악하면서 노트북을 덮어버렸는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만 게임성 자체는 괜찮은 편입니다. Easy to learn, Hard to master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게임으로,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아주 간단한 요소들을 조합해 복잡한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과정은 좋은 퍼즐게임의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죠.
 
다른 사람과 경쟁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해줘서 자기 회로가 얼마나 최적화되어있는지도 알 수 있고요.
 
분자를 결합반응로, 핵반응로 등을 거쳐 제대로 된 출력물로 가공해내는 데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문제를 풀 때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합니다.
 
원래 이런 게 퍼즐게임을 하는 이유 아니겠어요?
 
 
7. Zoombinis
zoombini.jpg
 
가격 : 5,250원(50%)
난이도 : ★☆☆☆☆~★★★☆☆
 
마지막은 비교적 쉬운 게임으로 장식. 추억의 그 퍼즐게임 줌비니가 맞습니다. 놀랐죠?
 
국내명 '줌비니 수학논리여행'으로 미국에서 1996년, 국내에서 1999년에 발매되었던 그 물건...이지만,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물건은(←약팔이 빙의) 바로 2015년에 스팀에서 리메이크된 버전!
 
안타깝게도 한글화는 되어있지 않다는 게 옥의 티랄까요.
 
확실히 그래픽도 요즘 게임의 느낌이 나게 상당수가 바뀌었고, 줌비니들의 디자인도 조금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동일합니다.
 
그놈의 피자트롤도 여전하고요(...). 하... 그때 이 게임만 하면 피자가 그렇게 땡겼었는데...
일단은 아동 교육용 프로그램이기에 초반 난이도는 굉장히 쉽습니다. 룰만 숙지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데 30분이 채 안걸리죠.
 
하지만 게임을 클리어할때마다 게임의 난이도가 점점 상승하게 됩니다. (한 구간당 탈락자 없이 3회 클리어시 난이도 +1)
 
최종 4단계 난이도는 이게 어딜 봐서 아동용 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어려워지죠. 위 스샷은 4단계 최종 스테이지인데,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물론 위에 소개한 기괴한 난이도의 퍼즐게임과 비교하긴 그렇지만, 어쨌든 최소한 시시하게 느껴질 난이도는 아닙니다.
 
여하튼간에 전체적인 구성이 꽤나 알차고 다양하게 되어있으니, 퍼즐게임 입문자용으로 꽤나 추천할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 용도대로 아동/청소년 교육용으로 쓰는 것도 괜찮겠죠.
 
 
 
그럼 이 정도로 퍼즐 게임 추천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퍼즐게임 매니아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덧) 으으.. 고작 요거 쓰는데 2시간이나 걸리네요... 3~40분이면 될 줄 알았더니. 그런 의미에서 댓글좀 주세요(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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