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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리뷰] 영화 '텔미썸딩'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스포有)
게시물ID : movie_31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약밀매상
추천 : 8
조회수 : 3039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8/06 17:25:24

# 들어가며

 

99년에 개봉한 영화니까 벌써 15년이나 됐네요. 당시 감독 편집본에서 40분이상 필름이 잘려나가는 바람에 사건과 사건의 연결고리가 희미해지고 억지스러운 플롯과 애매모호한 결말 때문에 엄청 욕을 먹은 작품이었습니다. 비록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텔미썸딩의 팬으로서 약간의 부연설명과 해석으로 이 수작 스릴러에 씌여진 오명을 조금이라도 씻어보기 위해 리뷰를 남깁니다.

 

기본적으로 명탐정 코난식의 범인찾기 스릴러 형식을 띤 영화기 때문에 개봉 직후부터 범인이 누구냐에 대해서 수많은 학설과 근거들이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15년이 지나 식어버린 범인찾기 떡밥은 다양한 고수님들의 의견을 간략하게 참조하여 정리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미술작품들과 사진들의 해석을 중심으로 리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간략한 범인찾기 떡밥 정리


 

사실 10년 넘는 기간동안 엄청난 수의 학설들과 근거들이 주장되었는데 확실한 것은 채수연(심은하)은 범인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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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에서 채수연 지인이라는 바이올리니스트 시체를 절단할 때 그 모습을 훔쳐본 아이를 빌딩 밖으로 떨어뜨리는 장면에서 최초 살인자는 채수연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연이 조형사(한석규)와 함께 있어 알리바이가 증명될 때도 사건이 계속 일어나므로 필연적으로 공범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공범설 중에도 수연(심은하)이 초반에 죽은 남자3명과 기연(유준상), 승민(염정아)과 모의하여 수연 아버지를 죽이고 그후 수연이 차례로 나머지 사람들을 죽였다는 6인 공모설수연-승민-기연이 공모했다는 3인 공모설, 수연과 승민 둘이서 공모했다는 2인 공모설이 주장되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유력한 견해중 하나인 수연-승민 2인 공모설에 입각하여 리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3인 공모설과 6인 공모설에 대해 검토해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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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승민-기연(유준상) 3인 공모설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기연이 전화를 받고 메모지에 시체해부실 주소를 적는 장면입니다. 기연이 수연-승민과 공모관계였거나 기연이 수연에게 이용당하는 관계였다고 해도 시체해부실 주소를 몰랐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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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에 살해됐던 바이올리니스트, 화가, 철학과 교수, 승민, 기연, 수연 6인 공모설은 딱히 논리적 약점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수연의 아버지를 살해하는데 반드시 6명이 다 가담해야할 필요성이 약하고 후술할 승민과의 동성애 코드(앨범재킷) 같은 상징들을 감안했을때 2인 공모설이 더 타당하다고 개인적으로 결론을 내렸으니 이런부분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채수연은 어쩌다가 싸이코패스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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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장면에서 비행기 옆좌석 남자가 "파리는 처음 가세요?" 라고 수연(심은하)에게 물어보자 파리에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있지만 해사하게 웃으며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수연이 거짓말쟁이이며 겉으로 드러난 얼굴 외에 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런 암시는 영화 내내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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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일종의 클리셰로 수많은 작품에서 내면을 비추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스샷은 좌측의 그림과 중앙의 거울에 비친 모습 그리고 오른쪽의실제 옆모습으로 분열되는 자아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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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좀 더 히스테리가 극으로 치닫음에 따라 부서진 거울로 산산조각난 내면을 비춰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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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방식으로 사진이 등장합니다. 즉, 채수연은 어린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극단적으로 암울한 어린시절을 보냄에 따라 인격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한 분열된 자아를 상징합니다. 그 결과 채수연이 겉으로는 청초하고 온순한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살아있는 사람 팔다리를 자르는 끔찍한 싸이코패스 기질이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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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의 오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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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서 햄릿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오필리아의 그림입니다. 햄릿에서 오필리아는 순수함의 결정체입니다. 연인 햄릿이 실수로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죽이고 오필리아는 그 슬픔 때문에 물에 빠져 죽습니다. 결국 햄릿도 오필리아의 오빠와 결투중에 독묻은 칼에 찔려 죽어버리죠. 그리고 그 칼에 오필리아의 오빠도 죽습니다. 오필리아는 순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극을 몰고 오는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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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연도 순수한 어린시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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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버지의 성적인 학대 때문에 순수함을 살해당했죠. 채수연을 둘러싼 남자들의 끔찍한 비극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으로서의 순수성과 비극적 운명(사랑하는 사람 -햄릿, 승민- 의 손에 아버지가 죽는다는 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필리아와 채수연의 닮은 구석이 아주 많습니다.

 

 




# 승민은 왜 수연의 살인을 돕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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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이 레코드점에서 사는 씨디 앨범은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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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연(유준상)이 살해당하는 장면에서 살인자가 앨범 재킷을 카메라에 들이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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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사(장항선)이 살해당한 현장에서도 이 앨범이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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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텔미썸딩 ost 트랙 6번에 수록된 플라시보라는 밴드의 2집 앨범입니다. 검색해보니 동성애적 코드가 있는 밴드라고 하네요. 2명의 여자가 무릎을 맞대고 앉은 모습은 수연과 승민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동성애 코드 때문에 개봉 당시 원초적 본능을 답습한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죠. (원초적 본능에 샤론스톤의 레즈비언 친구가 샤론스톤의 살인혐의를 풀기 위해 형사를 살해하려고 시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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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극중에서 승민(염정아)는 여성성을 잃어 버린 사내아이처럼 나옵니다. 수연과 첫 만남부터 높은 탑에 갇힌 공주님을 구하는 용사같은 모습으로 만나죠. 그 후로 승민은 어린시절 수연이 간직하고 있었던 순수함과 여성성에 깊게 매료됩니다. 그래서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수연을 구하기 위해 수연을 아버지의 마수로 부터 그녀를 구하려 합니다. 결국 수연에 대한 애정으로 그녀의 살인행각을 돕게 되는 겁니다.

 

 

 

 

 

​ 승민은 왜 살인을 돕고도 수연의 총에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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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 외에도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오프닝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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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비세스 왕의 심판' 이라는 그림입니다. 장윤현 감독이 이 그림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었다고 언급 했습니다. 특히 오른쪽에 형벌을 돕고 있는 소년에게서 승민(염정아) 캐릭터를 떠올렸다고 하네요. 그림에서 캄비세스 왕은 페르시아의 왕이었는데 재판관들의 비리를 잔혹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이 그림은 뇌물을 받은 재판관을 산채로 가죽을 벗겨버리는 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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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예전에 수연이 아버지와 살던 집에서 발견된 그림입니다. 수연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었다고 조형사(한석규)에게 말하면서 아버지를 은근히 가학적 성향의 연쇄살인범인 것처럼 몰아갑니다. 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윗쪽의 오프닝 장면과 다르게 가죽이 벗겨진 재판관 위에 남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수연 자신이 부조리를 척결하는 캄비세스 왕이 되어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던 아버지로 대표되는 남성들을 악의 근원으로 처벌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오른쪽의 소년은 그 처벌의 조력자인 승민(염정아)를 의미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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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이 자신의 집 화장실에 피를 칠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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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승민이 수연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살인죄를 뒤집어 쓰면서 희생했다고 해석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생각이 약간 다릅니다. 벽에 피를 바르는 이때까지 승민은 수연이 어렸을 적 순수한 심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었고 모든 살인은 수연의 더럽혀진 순수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수연이 예전의 순수했던 수연이 아니라 수연의 내부에 자라던 또 다른 자아인 싸이코패스의 살인행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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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응급실에 실려왔을때 진짜 죽고싶었어? 넌 자살할 애가 아냐." 이 대사에 비추어​ 승민은 수연의 행동에 완전히 믿음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승민은 수연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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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승민은 싸이코패스 수연을 살해하여 제거하고 어린시절 순수했던 수연을 지키기로 마음먹습니다. 수연에게 타워레코드로 나오라고 전화를 걸죠. 그래서 수연을 죽이고 자신도 깨끗하게 자살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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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걸고 이어서 뜬금없이 흰색 치마를 사는 컷이 나옵니다. 승민은 영화내내 선머슴 같은 모습으로 바지 외에 다른 옷은 입지 않습니다. 왜 승민은 갑자기 흰색 치마를 사서 갈아입을까요? 여기서 흰색 치마를 산다는 것은 수연에게 미움받고 이용당하기만한 남성성을 버리고 여성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임과 동시에 수연을 살해하고 자신도 흰색 수의를 입고 뒤따라 죽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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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연은 승민보다 한수 위의 치밀함을 보여줍니다. 승민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들켰다는 것을 알게되자 조형사(한석규)에게 전화를 걸어 타워레코드로 와서 보호해달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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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레코드에서 수연을 만난 승민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피살자에게 음악을 들려줍니다. 아이즈와이드셧의 메인테마로 쓰였던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넘버2의 장엄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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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승민이 수연의 모든 살인행각을 뒤집어 쓰고 수연 대신 죽기 위해 조형사가 온 것을 보고 수연의 목에 칼을 겨누었다고 판단하시는 분이 많은데 아랫쪽 스샷의 순서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시간 순서대로 캡쳐한 스샷입니다. 보시는바와 같이 레코드점 입구에 조형사가 도착했을 당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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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승민은 핸드백에서 칼을 꺼내놓은 상태입니다. 즉, 조형사가 오건 말건 수연을 죽이려 했다는 의미죠. 수연의 살인행각을 대신 뒤집어 쓰기위해 일부러 저러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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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은 완전히 조형사의 존재를 알아챈 후에야 수연을 위협하기 시작합니다. 극도로 계산적인 수연은 이런 상황까지 예상하고 이용가치가 없어진 승민을 정당방위 상황에서 살해합니다. 

 

 




# 수연은 왜 사체를 절단하고 분리된 신체부위를 따로 조립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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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이 따로따로 잘려진 사체를 취합해서 별장에 보관해둔 모습입니다. 수연은 왜 이런짓을 할까요? 수연은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당한 성추행 때문에 남자에 대한 삐뚤어진 적개심을 갖게 됩니다. 그 적개심의 결과 남자와 제대로된 애정을 나누지 못하고 승민이라는 동성과 친밀하게 지냅니다. 그녀에게 남성은 추악함 그 자체였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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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위에서도 한번 언급했듯이 불우한 어린시절 트라우마로 인격이 분열을 합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위 스샷속의 인형처럼 남자들을 분해시켜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에 맞게 새로이 취합하려는 것입니다. 위 수조속에 시신을 보면 머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녀가 이상적으로 원했던  마지막 퍼즐인 머리는 누구의 머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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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사의 설명에 따르면 시체 발견 법칙상 기연(유준상)의 머리가 배달되는 사람이 다음 타겟이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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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머리가 조형사(한석규)에게 배달되었습니다. 그러면 왜 수연은 조형사의 머리를 원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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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에게 유일한 피붙이인 아버지는 끔찍한 존재입니다. 가족끼리의 애정에 대해 많이 굶주려 있는거죠. 그래서 어머니를 못 잊어하는 조형사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을 성적인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대 인간으로 지켜주고 믿어주는 진정성 있는 남자라고 생각한겁니다. 수연이 조립하는 인형의 머리로써 이상적인 목표물인거죠. 조형사와 가까워지는 것을 시기한 승민이 조형사를 차로 치어 죽이려다가 실패하는 장면을 보면 수연이 조형사에게 좋은 감정을 품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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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장면에서도 이런 암시는 반복됩니다. 프랑스에 같이 가자는 수연의 제안을 조형사가 거절하자 다시 한국에 돌아올거라면서 남아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다시 돌아왔을때는 조형사의 목으로 인형을 완성하겠다는 의미겠죠.

 

 




# 왜 제목이 텔미 썸딩일까?

 


여기에서 마지막으로 조형사(한석규)의 캐릭터에 대해서 검토해봅시다. 그는 뇌물수수혐의에 휘말려 다른 경찰 동료들과 사적인 교류가 없습니다. 

수사과정에서 업무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진심을 나눌만한 사람은 주위에 없는 거죠. 단 한명, 조형사와 진솔한 감정을 주고 받는 사람은 오형사(장항선)였습니다. 그래서 장항선이 죽었을때 직장동료 이상으로 비통해 했던 것입니다. 장항선이 죽으면서 그에게 진짜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해줄 사람은 없어진거죠.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원초적 본능의 동성애 코드와 유주얼 서스펙트의 거짓말 코드를 섞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거짓말하는 수연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조형사의 모습은 달변인 절름발이(카이저소제)와 무능한 형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즉, 수연이 영화 내내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하는 화자(teller-절름발이)의 입장이고 조형사가 듣는 입장입니다. 수연의 말을 듣고 이리저리 휘둘린다는 점에서 조형사는 관객의 입장을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 중간부터 조형사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청자의 입장에서 화자의 입장으로 돌아섭니다. 진실을 말해달라고 수연을 다그칩니다. "텔미 썸딩. 플리즈, 텔미 썸딩!" 그러나 수연의 입에서는 단 한톨의 진실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현대 사회의 인간과 인간은 소통이 단절되어 있습니다. 이야기 하자고 말을 걸어도 답이 없고 대답을 하더라도 진실은 없는거죠. 이 영화가 아무런 답도 결론도 내리지 않은채 애매모호하게 끝내버리는 것은 답도 없고 소통도 없는 사회에서는 범인도 없고 진실도 없다는 감독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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