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6년, 쇼팽이 20살에 만든 곡입니다. 미키에비츠의 시, 콘라드 바렌로드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습니다.
향토적인 춤곡 폴로네이스와도 다르고, 스케르초의 고전형식과도 다른,
그저 쇼팽의 걸작이라는 표현으로 충분한 4개의 발라드 중 첫 곡입니다.
모티브가 되었다는 미키에비츠의 시, 콘라드 바렌로드는 의외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혁명에 대한 서사시입니다.
바렌로드라는 리투아니아 사람이, 자신의 폴란드인 친구가 스페인의 압제에 맞선 무어인의 저항을 칭송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그 역시 혁명의 끝에 죽음을 맞게 된다는 구성의 내용인데요. 투쟁 뒤의 장엄한 결말은, 당시 러시아의 공격으로 위기를 맞은 쇼팽의 조국 폴란드의 이야기와 흡사합니다.
그래서 이 곡은 쇼팽 영혼의 오딧세이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슈만은 이 곡에 대해 그의 가장 거칠고, 또 가장 독창성이 풍부한 작품이다. 라고 하였으며,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영리한 작품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그의 천재성이 가장 잘 나타난 곡이라고도 했습니다.
그에 답해 쇼팽은 감사합니다, 저 또한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4분 50초 즈음의 격정적인 연주로 빠져드는 변화가 아름다워서 좋아하는 곡입니다.
물론 쇼팽의 폴로네이즈나 야상곡도 좋지만...그건 콩쿠르에 하긴 좀 힘든 곡이고.
무엇보다도, 곡이 쌓아올라온 세월의 의미보다도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연주를 하고 싶어한 코세이에게
혁명을 노래한 시를 모티브로 만든 곡이 마지막 곡이라는 것도 꽤나 이율배반이라 작가님에게 미소 지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