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하트 모양으로 잘린다면 행복하게 몸부림치다가 죽을 거 같아

어쩜 좋으니 화염이 깃든 정열의 장미로 경맥을 다 꽃꽂이해서 날 화형 시켜줄래?

나 자신도 모르는 무기력한 약점까지 격정 어린 손톱으로 할퀴어줘

부디 목을 물어뜯어줘 너무 중독성 강한 당신의 침을 흥건히 발라 해독제도 없는 환자로 마비시키고

그대가 나에 대한 연명의 권한을 지닌 채 아득바득 부둥켜줘

근육을 쥐어짜고 척추를 부러뜨리면서 마음대로 흔들어 메가톤급 뇌진탕 일으켜줘

너한테 허우적대는 난 이미 질식으로 거듭 죽고도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아

그대여, 가능한, 애착으로 입힐 수 있는 죽음의 형태를 얼마든지 끼쳐라

사랑의 화신이 된 내 영혼은 불사라 괜찮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