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도 끝났고, 오늘 학교에서 놀이공원에 놀러 갔어요. 각자 도착하는 거라서 친구들이랑 모여서 지하철 타고 가는데, 출근시간이랑 맞물리다 보니 사람이 많았어요. 거의 직장인이죠.
직장인이 대다수인데 그 속에서 무슨 얘기를 하겠어요. 우리 목소리 뿐이죠.
왠지 크게 떠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들어서자마자 얘기를 했어요.
"우리 조용히 얘기하자."
근데 친구 중에 원래 욕을 잘 하는 애가 있어요. 천성은 물론 착하지만, 욕이 입에 붙어서 많이 쓰는 애에요. 놀라거나 감탄사도 "아이 XX!" 뭐 이렇게.
계속 욕을 하는거에요. 별 얘기 안 했는데, 예를 들자면 지하철 안이 더웠다고 하면,
"아 X나 더워.." 이렇게. 그게 좋은 말이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다 들릴텐데. 그래서 친구한테 귓속말로 "좀 순한 말 써 줘ㅠㅠ"라고 얘기하고 가는데, 평소에도 제가 그걸 지적을 자주 해서, 사실 조금 기분 나빠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게 귀담아듣지는 않아요. 그냥 그 순간에만 잠깐.
계속 욕을 하는거에요. 거의 스무정거장 가까이 지하철을 탔는데. 그 동안 계속... 친구지만 진짜 부끄러웠어요. 물론 제가 욕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쓰는 경우는 있겠지요. 근데 가능하면 안 쓰려고 하거든요. 특히나 공공장소에서는 더욱이. 어우 근데 ㅠㅠ 막 하니까... 걔는 못 느꼈겠지만 그 곳 시선도 그렇고.. 진짜 창피했어요.
또 지하철이 흔들려서, 제가 지지대를 잡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좀 쏠려서 본의아니게 뒤에 계시던 할머니 발 앞부분을 밟게 됐어요. 깜짝 놀라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는데, 아무래도 발도 아프고 할머니께서 당연히 마음이 상하시죠. 그래서 표정도 조금 안 좋아지시고, 그랬는데. 그 친구가 그걸 보더니.
제가 보기에 분명 작은 소리가 아니었음.
"CX 뭔데 GR이야."
이러는 겁니다! 아 그 순간 너무 창피해서 지하철을 뚫고 우주로 날아가는 줄 알았어요. 내가 잘 못 했고 사과하는 게 맞고 그래도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데 신경 써준 건 고마운데 그게 좀ㅠㅠ...
분명한 건 이런 걸 느낀 게 처음이 아니라는 거에요. 이 친구는 욕을 자주 하는 그 버릇이 전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히 그건 아니거든요. 고쳐야 할 필요가 있어요. 약간 뭐랄까 욕을 많이 쓰면 멋있어보인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고.
졸업하기전에 이 버릇을 고쳐놓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얘기하는 것도 안 먹혀요. 그러면 더 기분 상해하고. 아 어떡하면 좋아ㅠㅠㅠ 제가 속 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