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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측] 서든 어택 개발은 이랬을 것이다.txt
게시물ID : gametalk_316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18
추천 : 19
조회수 : 2897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6/07/06 22:45:13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52882&s_no=252882&kind=bestofbest_sort&page=1&o_table=gametalk

이 글 읽고 제 나름대로의 추측으로 새 글을 써봅니다.
그래도 게임업계 물 5년은 먹었으니 위 글의 억지 추측보다는 좀 나을 겁니다.
너무 핏대 세우진 마시고 재미로 읽어주세요 ㅎㅎ


1. 300억 어디로 갔어?

일단 서든어택을 개발한 회사가 어딘지 알아야 합니다. 넥슨 지티? 잘 모르겠고요. 디스이즈게임같은 사이트 안 본지 한참 됐으니까요.
서든어택 개발한 회사는 게임하이입니다.

보통 게임 하나가 대박이 나면 패턴이 정해져 있습니다.
메인 개발자들은 라이브 하기 싫다고 다른 프로젝트 만들어서 나가요.
그리고 CEO는 회사 팔고 그 돈으로 외제차 굴립니다.

게임하이의 경우는 서든이 출시된지 한참 된 다음에 후속작 얘기 나왔으니까 아마 초기 개발자들이 서든2로 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한참 초창기 라이브에서 스타팅 멤버들이 꼬아 놓은 소스코드 파헤쳐 가면서 나름 인내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새 프로젝트로 옮겨갔을 겁니다.
근데 문제는 이 사람들 연봉이 좀 높아요. 물론 연봉은 회사 옮길 때 가장 많이 오르긴 하지만, 그래도 미니멈으로 해마다 오르는 연봉 퍼센티지가 있으니까.

그리고 마케팅. 네이버 메인에 배너 거는 게 이게 가격이 겁나 쎄요. 억대야 억대. 1억 5천인가? 아마 그랬을 겁니다. 제가 서비스하던 게임도 네이버 메인에 걸면 좀 나을까 싶어서 알아본 적 있으니 아마 맞을 겁니다.

그리고 뭐 엔진 사야지, 3D 할라면 맥스 사야지, 비주얼 스튜디오도 사야지. 회사에 원래 있던 사람이면 몰라도 새로 온 사람이면 돈이 또 들어가요.
긍까 300억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사실은 별로 없어요. 중간에 테스트도 해야지, 간담회도 해야지, 외주도 줘야지, 사운드도 사와야지.

여기까지 읽으면 내가 개발자 편드는 거 같죠? 아니그등?


2. 테라가 400억인데 서든이 300억이야. 퀄 차이 너무 심하지 않음?

돈을 받으면 받는 만큼 일해야 하는데, 라이브에서 오래 구른 사람들은 그게 잘 안 되요.
왜냐면 맨날 하던거만 하면 되니까.
내가 뭐빠지게 개발해서 신규모드 내는 것보다 연예인 스킨 하나 만들어서 내는 게 돈을 더 버는데 왜?
(연예인 스킨 초기에 나온 거 일 매출이 1억 5천 정도 됐다고 함)

누구나 선임 개발자들이 한 거 다 갈아엎고 깨끗하게 만들고 싶어해요.
근데 오래된 게임일수록 판도라의 상자를 열 때의 위험성이 높아지죠. 희망은 없고 온갖 추악한 것들만 나올 수도 있어요.
괜히 갈아 엎는다고 건드려서 브랜치 새로 땄다가(실제 업데이트되는 버전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새로 복사본을 만드는 것) 수습 안 돼서 나가리되면 '저 사람은 일 못 하네' 이딴 소리나 하니까.
그렇다 보니 아주 크리티컬한 거 아니면 그냥 안고 갑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팀에 오래 있었으니 시니어가 됩니다.
근데 이런 사람들 데려다가 2탄 만들면 잘 할까요?

실제로 내가 이직 고려할 때(지금은 게임 안 만들고 다른 일 함) FPS를 하도 좋아해서 이력서를 게임하이에 넣어볼까, 드래곤플라이에 넣어볼까, 아님 레드덕에서 메트로 뭐시기 한다니까 거기에 넣어볼까 했었는데, 게임하이에 아는 사람 있는 선임이 그러대요.
거기 아재들 겁나 많아서 완전 군대라고.

개발문화가 경직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런 환경에서 무슨 실력 향상이 있어?
그런 환경에서도 실력 향상할 사람은 벌써 나가서 회사 차리든가 외국으로 나가지 ㅋㅋㅋ


3. 할 줄 아는 것만 하니까 맨날 똑같은 게 나온다.

근데 사람이 반사적으로 일단은 내가 할 줄 아는 것부터 먼저 해요.
총겜 만든다고 치면 솔직히 구조는 거기서 거기거든요?

위에선 당장 알파버전 보자고 쌩 난리지, 그럼 별 수 있어요? 기존에 있던 거 긁어와서 일단은 플레이 정도만 되게 만들어야지.
초기 버전 가지고 가서 보여줬더니 괜찮대. 이대로 가재.

사실 코드는 서든1이랑 똑같고 그래픽리소스만 고품질로 바꾼 건데.

이번에도 봐봐요. 서든1에서 쓰던 핵잌ㅋㅋㅋㅋ 2에돜ㅋㅋㅋㅋ 무슨 아이 클라우드여 ㅋㅋㅋ
핵 호환성 오지구여~

그리고 멀티 코어 미지원, 960에서 프레임드롭.
이런 거 공부 안 해서 그래요. 내가 알기론 미들웨어 사다 쓰면 어지간히 해결되는 문제들이긴 한데.
그 등신같은 라이브 액션 트레일러 만들 바에야 미들웨어를 하나 사다 쓰지.
그게 아니면 직접 해결을 보든가.


4. 사실 지금 나올 게 아니었는데 오버워치 때문에 억지로 나왔다.

목 비틀어지는 버그, 웨어하우스 벽에서 얼굴 튀어나오는 버그 이런 거.
QA(품질검수)팀에서 얘기 안 했을까요?
백프로 얘기 했겠죠. 근데 왜 그대로 나왔을까?
아마 오버워치가 롤 배때기에 칼빵을 놓을 줄 몰랐겠죠.
'억ㅋㅋㅋ 저거 팀포 짭 ㅋㅋㅋ 누가 함 ㅋㅋㅋ 여캐 무슨 디즈니인 줄 ㅋㅋㅋ'
하다가 싸대기 왕복으로 쳐맞으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일단 플레이해 보면 알잖아~ 이건 옛날 코드 그대로 옮겨다가 만든 게임으로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아마 오버워치가 나오는 시점에서 사내 압박도 거세졌을 겁니다.
'님들 개발비 가지고 뭐 했음? 해외에서는 저런 개쩌는 게임이 나오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버워치 나온 타이밍에 비벼봐야 됩니다.
오버워치 시장에 안착한 후에 '서든 2! 핵잼 졸잼 꿀잼! 여캐도 쁘앙쁘앙!' 해봐야 총겜 유저들 전부 수송선타고 하나무라 가고 있을 테니까.

페북에 개발자 한 분이 쓴 글에 보면 애들 얼굴도 못 봤다고 되어 있죠? 그걸 전문용어로 크런치라고 하는데, 출시일이 임박해서 평소보다 높은 페이스로 개발을 진행하는 걸 뜻해요.
물론 보통 스케쥴에서도 오픈 직전에 크런치는 해요. 라이브 팀도 업데이트 때 크런치 해요.
근데 그 글 내용을 보면 '존나 억울하게 뺑이쳤다!'는 느낌이 강하잖아요.
7월 6일 오픈은 계획에 없었다는 거지.

이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인데, 웨어 하우스 그거 집어넣는 거 계획에 없었을 걸요?
갑자기 막 내놔야 되니까 세일즈 포인트를 뭘로 잡아야 하느냐 그런 것도 겁나 갈팡질팡 했을 거고.
그리고 그 결과로 나온 게 다들 아시는...
종로 3가에서 할머니한테 뒷통수 쳐맞을 복장으로 휘적휘적 걷는 헐벗은 여자애죠.
내가 보기엔 그거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퀸 이런 거 보고 만든 거 같은데 퇴폐미랑 퇴폐는 다른 거지!


5. 근데 시간을 들였다고 잘 나왔을까?

스포2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하나부터 열까지 콜옵 짭인 거. 물론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다는 건 인정.

근데 서든2도 아마 시간 들여봐야 서든1의 업스케일링판 정도밖에 안 됐을걸요?
왜냐면 총쏘는 친목게임 만드는 거지 클래식한 정통파 슈팅게임 만드는 거 아니니까.

어차피 시장성향에 대한 검증은 서든1에서 끝났다고 믿었을 거에요. 새로운(사실 팀포가 있지만 PC방 환경에서 원활한 멀티플레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버워치가 월등하니까.)게임에 사람들이 이끌릴 거라고 생각도 못 했겠죠.

아버지에게서 왕좌를 이어받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추측컨대 개발단계에서 윗선들이 '아 왜 서든1처럼 안 함?'이랬을 가능성 농후.


6. 결론
어차피 망할 거 오버워치 때문에 망한 것처럼 포장은 되니까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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