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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라는게 있나요. 바꿔줄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바뀌기도하나요
게시물ID : freeboard_316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다호노카
추천 : 10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8/10/09 04:09:56
친구가 어제 낮 12시경, 호흡기를 땠습니다. 스쿠터 타고 혼자 사고가나서 가로등에 부딪혀서

먼저 가버렸습니다.

사고 2일전에도, 4일전에도, 7일전에도, 같이 술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친한친구였는데 오랫동안 못보다가, 다른친구들은 복학도 하고, 일도 하고 해서,

저와 그친구가 좀 시간이 맞아떨어져서 자주보게 된것 같습니다.

근데 이녀석이 한 열흘전쯤, 스쿠터를 하나 샀다는겁니다. 저도 조그만한 미니바이크 100cc(혼다 ape100)을

2년 정도 타면서 사고 없이 공익생활을 했었습니다.

친구들과 저는 20살까지 탈것에 대한 관심이 없던지라, 모두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아이들이였고,

제가 친구들 중에는 유일하게 타고다니게 되었었죠,(공익하면서..) 그래서 친구들은 혹시 타게되거나,

사게되거나 하면 저에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조심해라, 어떠어떠한것들이 위험하다, 이러이러해라' 식으로

조언을 하며 조심하라고 일렀죠,

하지만 이녀석이 스쿠터(비너스50cc)를 샀다는 말을 듣자마자 제 입에서 나온소리는

"타지마라, 너가 타면 사고 날꺼같다"

였습니다. 이상할정도로 이녀석이 타면 정말 사고가 날꺼 같았고, 이녀석은 술도 좋아하는녀석이라

더욱 그랬던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고 2일전쯤에 술자리에서 이녀석이 자랑하는듯이.

"나 어제 아는 사람들이랑 술을 먹었는데, 정신차려보니깐 집에와있고, 제자리에 오토바이도 있드라? ㅋㅋ"

그러는 겁니다.  저는 그소리 듣자마자 키를 뺏고, 정색을 하면서

'너 술먹었으니깐 오늘타지말고, 왠만하면 당장팔어'

이소리를 했습니다. 이날따라 이녀석이 술도 2잔인가 먹고, 속안좋다고 안먹고 하고, 또 노래방까지 갔다온

지라 괜찮겠다 싶어서 조심히 가라고 하면서 키를 건내줬었습니다. 그날은 조심히 집에 들어갔죠.

그리고 저와 술한잔 하고난 다다음날 사고로 의식불명상태에, 자기스스로 심장은 뛰지 않는 상태로,

새벽 1시경 저와 친구들을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황당하더군요, 그냥 황당합니다. 슬픈거 없이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참....친구가 하고 있는 모양새나

간호사인지 의사인지 사람들이 분주하게 몇명 달라붙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모습이 어의가 없었습니다.

여튼 이야기는 이렇게 됩니다. 그리고 어제 장례식을 치뤘구요, 아직도 슬프거나 한거 없이 황당하기만합니다.

이녀석이 스쿠터를 사게 될때쯤 갑자기 이녀석과 보게될 기회가 많이 생겨 연락도 많이했고,

샀다는 말을 듣자마자 조심하라는 말보다는 팔라는 말이 먼저 나온게 좀 의아합니다.

그리고 볼때마다 스쿠터 키도 뺏고, 못타게하고, 팔라고 하고, 어쩌면 친구의 죽음을 제가 막을수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이 팔자라는게 있다고 하는데, 정말 뭔가 있는건가요, 그냥 마음 한구석이

뭔가 해야할것을 못한것도 같고, 실감은 안나지만 빈자리가 있는것같고, 이렇네요,...

흠.....여튼 좀 뭔가 기분이 그렇네요...참 사람 목숨이라는게 참...

오토바이 타지말라 소리 안합니다. 조심히 알고타면 평생타도 사고한번 안나는 사람도 있고요,

저또한 2년타면서 사고 난적도 없고요,,,여튼 조심히 타세요,,술먹고 x, 헬멧꼭착용하시구요, 안전장비

까지 하시면 더좋을듯 싶네요,,, 긴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개놈새끼 잘가라, 여튼 그동안 니덕에 많이 웃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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