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는데... 한 1년 됬나?"

"그래? 그럼 니가 시작할때 나온 챔프가 뭐였는데?"

"나? 헤카림."

"언제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면서 어떤 챔프가 나올 때 시작했는지는 바로나오네?"

"어.... 그러게?"

유저들은, 갓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시기에 나온 챔프를 잊지못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렇다.

신챔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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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씨발."

5픽의 말을 나는 믿어서는 안되었다. 탑티모 장인이라니. 이 티어에서 그럴리가 없잖아. 그 티모자식은 라인전은 무난하게 끝내놓고 버섯을 깔아놓고 백도어를 하다가 따인게 세네번. 그 때까지는 간신히 멘탈을 추스리던 나였지만 그 후 게임을 종료했다는 메세지는 나의 사기를 잔뜩 떨어트려 놓았다. 뭐 그 후의 결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 LP가...... 1.....5....점......"

패패승패승승패패패. (너의 패턴은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 80점으로 시작해서 승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있던 나는 그 기대만큼 씁쓸해졌다. 미지근해진 웰치스를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어.... 그러고 보니 헤카림, 요새들어선 한 번도 안했네.'

나는 게임이 잘 안풀릴 때면 특성, 룬, 챔프목록을 보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러던 와중 내 애마 헤카림을 발견하였다. 나를 실버 1티어까지 데려다준 헤카림. 850점에서 1400점까지 끌어올려준 헤카림.. 하지만 어느샌가 op챔들에 손대다보니 헤카림 플레이 횟수는 점점 줄어들어만 가다가 최근에는 거의 플레이자체를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를 여기까지 올라오게한 헤카림이라면.. 승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특성을 체크하는 손이 빨라졌다. 특성페이지 1에 자리잡고있던 '흐콰'가 17페이지에 '십쉔키'와 어느새 교체가 된게 조금 마음아팠지만, 특성이 건재하다는 생각에 조금 걱정을 덜었다. 그리고 캐리할 수 있겠다는, 금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씩 고조되기 시작했다.

큐는, 생각보다 빨리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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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픽은 4픽. 마침 사람이 가장 캐리할 때 부담이 없어져서 캐리하기 좋다는 4픽이 되었다.

"저 정글 주세요."

"ㅈㄱ"

1픽새끼가 무심한듯 시크하게 정글을 간다고 했다. 하지만.. 꼭 헤카림정글을 하고 싶었다.

"저 헤카림 장인임ㅠㅠ 정글 주세요."

"헤카림 ㅈㄴ 안좋은대;;"

저 호로새끼가 지젼 빠른 갱킹에 안당해봐서 저따구 망발을 지껄이는 건가? 나는 남은 웰치스를 마저 마시곤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저 승률 60퍼도 넘고 80판도 넘게 했고 kda도 4.3이에요 ㅠㅠ 저 헤카림 주시면 캐리해드림 ㅠㅠ"

"저 리신 장인인대;; 저 대리임 리신 줜나 잘함"

이상하게 항상 밴픽을 하고나면 상대의 픽이 더 좋은 것 처럼 느껴졌고, 이번에도 그랬다. 하지만 헤카림이라면 다르지 않을까?

경쾌한 소리와 함께 로딩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