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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아파트 계단 청소하는 처녀입니다
게시물ID : gomin_3165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
추천 : 26
조회수 : 110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4/15 11:13:39
짧게 쓰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의 틀에 갇히지 않고 시스템 위를 날아다니며 화려하게 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그 밑의 사람들은 그나마 이 사회의 부품중 하나라는 것에 하루하루 고마워 하고 삽니다

저는 세번째 종류의 인간입니다
별 대단한 사연은 없습니다 그냥 가난한 집에서 가난하게 살다 가난한 직업을 얻은 것일 뿐이죠

계단청소팀에서 한국인은 저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의 제 삶이 좋습니다

제 삶의 낙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책을 읽는 것입니다 어릴적 한글도 상당히 더디게 뗬지만 지금은 이렇게 인터넷에 글을 올릴수 있을 정도로 책을 열심히 보았습니다

책은 주로 도서관에서 빌립니다. 일 없는 날에는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삽니다. 사실 그 외에는 할것이 없고 할줄 아는것도 없지만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면 그 포만감으로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도서관에 전산실이 있다는걸 알고, 조금 도움을 받아 인터넷 하는법이나 그외 기초적인걸 배웠습니다 인터넷은 책 다음으로 펼쳐진 저의 두번째 신세계였습니다

그러다가 즐겨찾기에 추가되어 있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뭘 어떤 순서로 읽는 건지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한명이 올리는게 아니라 여러명의 글이 올라오는 거였고 저도 글을 쓸수있다는건 지금 알고 기뻐서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보다 베스트에는 Write 버튼이 없던데 어떻게 쓰는거지요?)

이렇게 즐겁고 웃음이 가득한 세상을 처음 보았습니다. 이렇게 웃어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너무나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는 방법을 알게되어 한자한자 못치는 타자고 맞춤법도 틀리지만 열심히 올리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들어올까 말까하지만 (책도 읽어야 하구요) 그래도 들어올때마다 새로운 웃음, 새로운 즐거움을 주시는 오늘의 유머 여러분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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