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리플달다가 느낀건데 ~합니다 ~그런데요 라고 쓰다가 글이 길어지면 결국에는 ~함 ~했음 으로 변질되는 것을 발견 처음부터 통일하도록 합니다 양해바랄게요^^ 아 통일하도록 함 양해바람
그냥 지금껏 누나와 있었던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몇 나누어 볼까 함
우리 남매 우애 아주 돈독함 여타 인터넷에 올라온 서로 엿먹이기 시리즈가 아니라 훈훈함 속에서 터지는 유머임
우리 남매 어렸을때부터 첫째도 우애 둘째도 우애를 강조하시는 엄하신 아버지 밑에서 자람 어느정도였냐면 아버지 퇴근하시기전까지 울고불고 싸우다가 현관문 벨소리 들리면 재빨리 눈물닦고 얼굴근육 웃는연습 상하좌우로 10번씩은 하고 인사드리고 폭풍화장실로 뛰어가고 그랬음 이 때가 7살때였음 상상하니 귀엽지않음
각설하고
1. 누나랑 같이 유럽여행을 갔음 누나랑 나랑 모두 코흘리개시절부터 유럽여행만 생각하고 모아온 10년 종잣돈 털어서 떠났음
유럽여행 당시 방을 하나 예약하면 투베드룸일때도 있고 원베드룸일때도있었음 하루는 원베드룸인 방에 걸렸는데 우리누나가 극도로 싫어했음 누구 한명이 바닥에서 잘수는 없고 투닥투닥거리다가 같이 잤음 아침에 한참 잘 자고 있었는데 누나가 비명을 질러대는것임 해외이고 그래서 한참 경계심도 많을때라 깜짝놀라 깨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봄 그랬더니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내 얼굴이 코앞에 있어서 비명이 나왔다고. 웃긴건 눈물까지 고여있었음 아오
2. 스위스의 한 공원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분위기 좋게 누나랑 이야기 나누고 있었음 그러다 서로 외모 이야기가 나왔음 그래서 내가 물었음 "솔직히 나도 내가 잘생기지 않은 건 알겠는데 누구하나 냉정하게 평가해주지 못하더라 다들 내가 상처받을까봐 혹은 관계가 서먹해질까봐 솔직하게 말 못하는것같은데 누나는 가족이니까 그럴일 없겠지 말해주라" "아 음...너무 많아"라고 누나가 웃으면서 대답함 난 농담인줄 알고 말하길 "그럼...음 딱 세가지 세가지만 찍어서 말해봐"라고 끈질기게 요구함 우리누나 순간 아 알겠다 라는 표정짓더니 입이 씰룩씰룩 말을 할듯말듯 하지못함 감질맛나서 계속 졸랐음 이야기해줘 괜찮아 괜찮아 그랬더니 하는말이 "눈 코 입"
3. 런던에서 길거리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옴 이 놈이 좀 큰놈이었는데 방심하던차에 나와서 전혀 대비하지 못했음 다행히 손으로 막기는 하였으나 각종 내용물때문에 손을 뗄수 없는 상황 그래서 누나보고 "코 풀게 휴지 좀 줘"라고 말했음 손으로 입을 막고 있으니 들릴 리가 없었음 누나는 못알아듣고 콧물범벅된 손바닥을 계속 입에 대고 있자니 짜증이 몰려옴 "아 코풀게 휴지좀 달라고!!!!!" " 코풀게 휴지!!" 소리지르면서 울다시피함 우리 누나 그제서야 알아듣고 졸 웃으면서 주저앉음 그때 지나가던 외국인 커플이 우리를 심각하게 쳐다봤음 서로눈치를 주고받더니 남자가 나는 신경도 쓰지않고 누나에게 접근 "Are you ok?"함 나는 뭐지 하고 생각하던 찰라에 그 외국인이 나에게 파이팅자세 비슷한걸 취함 그 상태에서 배시시 웃으면서 비굴하게 "runny nose..."라고 했음 영어가 짧아서 더이상 설명하기엔 무리였음 그 외국인 이새끼가 무슨 개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서 경계풀지않음 그 소리 듣고 우리누나 더 미친듯이 웃어댐 쪼그려앉은 그 상태 그대로... 그러자 그 커플 여자도 누나에게 가서 누나 등을 토닥토닥함 상황파악 제대로 되서 누나에게 소리질렀음 "아 일어나서 제대로 외국인한테 설명드리라고~" 하면서 누나에게 다가감 외국인이 날 저지함 그러면서 내 손바닥이 얼굴에서 떨어지고 나의 치부가 드러남 외국인은 미친듯이 웃으면서 내게 휴지를 건내줌 날 글로벌 호구 + 백주대낮에 길거리에서 여자 때리는 대륙차도남으로 만들었음
4. 계속해서 여행이야기임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누나가 배가 아프다고 난리를 침 한참 비누칠하고 있을 타이밍이라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음 그때 마침 이제 나올것만같다는 울음소리 비슷한 신음을 듣고 안되겠다싶어서 누나보고 잠깐만!!!!잠깐만!!!외치고 들어오라고 함 그때 당시 숙소 화장실이기때문에 샤워부스가 따로 설치되어 있어서 나는 틈새가 보이지 않게 샤워부스 양쪽문을 엉거주춤자세로 잡고 있을 때였음 우리 누나 헐레벌떡 들어오더니 또 폭풍비명 질렀음 난 누나가 마지막 고뇌를 참지못하고 옷에 실례를 한 줄 알았음 그런데 그게 아니고 샤워부스가 반투명이어서 난 안심하고 있었는데 우리 누나 나중 말로 왠 살색덩어리에 아랫도리가 거무튀튀한 물체가 반투명유리막 뒤에서 한껏 움츠러든채 손잡이를 잡고 엉거주춤서있었다고...
5. 여행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통해서 이루어졌음 오스트리아에서 지하철표를 끊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누나보고 끊어오라고 하고 혼자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누나가 여행일정 내내 쓸 지하철표를 몽땅사왔음 그러면서 와 진짜 오스트리아는 지하철표가 싼것같아 라고 함박웃음지었음 아 정말? 오늘 저녁 맛있는거 먹을 수 있겠다^^라고 하면서 표를 받음 사람 + 애완용동물용 지하철표만 10개를 끊어옴 이 여자가 날 짐승으로보는구나 라고 이 때 확신하게 되었음
6. 짧은 거 하나 내가 집에서 거의 팬티만 입고 돌아다님 이게 변태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집에서는 시간날때마다 운동을 이것저것해서 땀이 많은 체질이라 옷이 젖는게 싫어서임 누나가 그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하루는 진지하게 내게 물었음 "너 제발 옷 좀 입으면 안되?" "아 운동해서 그러는거잖아 이해좀해줘" "니가 생각해봐 내가 만약에 집 안이라고 해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면 좋을 것같아?" "으흐흐흐흐흐흐흐흐...엉" 이라고 대답하고 싸대기 맞았음
더 많은 이야기가 있으나 더 길어지면 호응이 없을 것 같아 이정도로 함
어쨌든 어릴땐 정말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어떻게 그렇게 친구처럼 사이가 좋냐고 부러워할정도로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부터 웃고떠드는이야기까지 다 하고 가끔씩 우애가 좀 예전같지 않다싶으면 쌍욕하면서 우애를 돈독히 함
서울에서 학교다니면서 같이 살게되고 휴학하고 고시공부하는 동생 스트레스 다 받아주고... 빨래부터 집안일 다 혼자서 하고 먹고싶다는 음식은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착한 누나한테 상처되는 말이란 말은 다하고... 미안하고 괴로운 마음뿐인데 과외하고 번 돈으로 계절지날때마다 못난 동생 옷사주고 비싼 먹을꺼사주고ㅠㅜ
아 내가 이 말을 쓰려고 시작한게 아닌데 눈물나네 누나 사랑해ㅠㅠ
힘내라 원시인 진로걱정때문에 고민많지 지난번에 만났을때 너무 몰아세운것만 같아서 미안하긴한데 내가 너무 옆에서 "힘들지?ㅠㅜ 어떡해ㅠㅜ"이러면 더 약해지고 그럴까봐 마음 좀 굳게 먹으라고 그런거야
분명 지금 속으로 '니가 퍽이나'라고 생각하겠지만 나 그래도 생각 좀 있는 남자임
아 근데 내방춥다고 누나방 기어들어갔을때 침대에 올라갔다가 발로 차인거 생각하니까 또 빡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