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군대가는 이 시점
어제 광명에 있는 큰누나 집에 옴
할머니와 엄마가 같이 옴
광명에 엄마 큰누나 할무이 나 이렇게 넷이 있음
집떠나 광명 오기 전 아부지한테 큰절 올리고 올라옴
태어나서 아버지 눈 붉어지는거 처음 봄
내 앞에서 약한 모습 절대 보인 적 없으신 분이..
오늘 아니 12시 지났으니 어제구나
어젠 광명시장에 가서 넷이 장을 봄
영화 본지가 너무 오래된 터라 (마지막 영화본게 캐리비안 해적4)
가족들끼리 영화 한 편 보고싶었음
하지만 할머니가 허리가 불편해 오래 앉아있질 못하심
영화 어찌보냐며 전전긍긍하시길레 너무 안쓰러워
정말 보고싶었지만 그냥 가자고 함
큰누나집에서 그냥 앉아있었음
하염없이 그냥 계속 앉아있었음
그렇게 앉아있다보니 시간이 너무 아까웠음
이렇게 가만히 있을꺼면 왜 왔지 싶었음
자꾸 고향친구들이랑 하루라도 더 놀껄 싶었음
가족끼리 올라와서 이것저것 해보잔 계획이 무산되자 너무 화가 났음
엄마가 집 앞에 안경점에서 안경 예비용으로 하나 맞추러 가자고 했음
뿔나있던 난 안경맞추고 뭐할거냐고 화냄
그냥 나가자고 하심
계속 반복되고 나 너무 화가 나서 리모컨 집어던짐
비겁한 변명을 하자면 평소엔 안그랬지만 군대때문에 화가 났다고라도 하고싶음
결국 엄마랑 큰누나 그냥 나 빼고 집 앞 이마트 장보러감
할머니가 왜 누나 엄마한테 화 내냐고 다그침
할머니한테도 화냈음
할머니때문에 보고싶은 영화도 못보고
나 혼자 입대한다는거 왜 굳이 따라와서 짐만 되냐고 화냈음
정말 해선 안된 말이었는데..
그냥 집 앞 피시방으로 뛰쳐나와서 지금까지 개기고있음
별의 별 생각이 다 듬
어릴적 이사가기 전 집에선 내 방이없었음
방이 3개였는데 부모님방 할무이방 누나방
나는 그래서 17년을 할머니와 같이잤음
그땐 할머니가 다리아프다고 한마디만하면 자다 벌떡 일어나서 다리 주물러드리곤했음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싶다
내가 왜이렇게 됬는지
군대핑계 대고 싶지만 난 진짜 쓰레기같다
하 씨발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