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부산에 있는 해안 중대를 나왔습니다. 웃대 공게 유저분들 중에 해안 중대 출신이 계신지 모르겠지만, 바다에서 북 특작부대가 침투하거나 외국인들의 불법 밀입국을 막기 위해서 해안 절벽에서 야간 매복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죠. 제가 근무했던 부대는 송도 당x말 라는 곳에 있는 해안중대였습니다. 그럼 서론은 이것으로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희 부대는 특이하게 주기적으로 고사를 지냈습니다. 탄약고 근무를 서다가, 밤에 타중대 아저씨가 뭔가 들어 오는것을 보고 수화를 하면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XXX(암구호)" "XXX" "누구냐" "XX중대 병사" "용무는?" "고사" 라는 대답이 들려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인 즉, 저희 부대에는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사람이 세명 있었습니다. 한 분은 그 당시 인사장교 셨던 유XX 중위님.(제가 병장 때 중위 전역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명은 저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3개월 선임병. 마지막 한 명은 제가 짬이 안될 때 PX병 중 사수였던 뚱뚱한 타중대 아저씨 였습니다. 특히나 인사장교님은 '당x말 도사' 라고 불릴 정도로 대대 내에서 유명하신 분이셨고. 실제로 병사들 관상도 봐주시고, 복(福) 부적이라고 그린 종이를 선물해주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이 인사장교님이 고사를 건의하셨고 대대장님이 허락하셔서 주기적으로 고사를 지내게 된 것이죠. 고사를 건의 한 이유는, 저희 대대는 위병소 정문만 경계를 서고 후문은 폐쇄한 상태로 감시카메라로 지휘통제실에서 감시만 합니다. 그 이유가 하도 후문 위병소에서 경계 근무 중에 귀신을 봤다면서 기절하거나 도망쳐서 막사로 돌아온 병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간부들이 "헛것을 본거다."라고 말했고, 막사로 뛰쳐나온 병사에게는 근무지 이탈이라며 징계를 내리려고도 했지만, 점점 이런 일이 많아지자 인사장교님이 후문 주변을 둘러보셨는데 과거에 탈영 했다가 등산로에서 목 메달아 죽은 군인 원귀와 이유는 몰라도 역시나 목 메달아 죽은 민간인의 원귀가 보인다고. 그들이 *액귀*가 되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하셨답니다. (*액귀* : 목 메달아 죽은 귀신. 자신이 죽은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목 메달아 죽는 것을 반복하다가 그 근처에 지나가는 사람을 홀려서 자신과 똑같이 목 메달아 죽게 만든다고 함.) 그래서 고사를 건의했고, 대대장님께서 미신을 믿으셔서 인지 몰라도 허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인사장교님께서 우리 중대에서 화기소대장으로 근무하실 때, 종종 하시는 말씀이 1층 교보재실을 가르키면서, "너거 저기는 밤에 드가지마라. 기가 너무 안좋은 곳이라 이상한거 볼 수도 있다." 라고 말씀하셨고.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우리 중대 막사에 어린 여자 애가 돌아다니네." 라는 말씀을 자주하셨답니다. 이 여자 애 귀신에 대한 이야기는 한가지가 아닌데.. 우선 제가 이등병 일 때, 분대장의 아버지 군번. 그러니깐 까마득한 선임의 일화입니다. 그 교보재실 맞은 편이 1층에 있는 유일한 생활관이었습니다. (1층은 행정반과 병영도서관,교보재실 등이 있었고 이 생활관 빼고는 다 2층에 있었습니다.) 그 생활관에서 그 선임이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참 자고있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떴고, 여름이라 생활관 창문을 열고 잤는데 창 밖에 뭔가 이상한게 느껴지더랍니다. 왠지 기분이 이상해서 누운 상태로 고개만 돌려서 창밖을 보니 창 밖에 뭔가가 희끗 희끗 보이더랍니다. 뭔가 올라갔다가 내려가고 그런식으로 반복해서. 그러다가 점점 그 물체가 또렷하게 식별되었는데.. 어린 여자 애가 창 밖에서 생활관 안을 들여다 보려고 계속 총총총 뛰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 밤 중에 산중에 위치한, 그것도 군부대 막사에 꼬마애가 있을리가 없는데? 라는 생각을 하고 일어나서 확인(만일 그게 사실이면, 보고를 해야됩니다)을 하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데 그 상태로 몸이 안 움직이더랩니다. 목소리도 안나오고. 그러니깐 그 상태로 바로 가위에 눌린 것이죠. 그런데 그 꼬마애가 점점 더 높이 그리고 점점 더 빨리 뛰어 오르더랩니다. 처음에는 총총총 이었는데 그게 점점 더 높이, 빨라져서 쿵쿵쿵쿵쿵 뛰었던거죠. 그러면서 그 꼬마애와 눈이 마주쳤는데. 눈을 무표정이었으나 입은 기분나쁘게 웃고 있었고 그 표정을 본 순간부터 귀에서 귓속말처럼 그 꼬마 아이의 "이히히히"라는 웃음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그 선임은 무서워서 미칠 것 같은데, 몸은 안움직이니. 가위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힘들게 힘들게 몸을 움직였더니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선임은 자신의 옆에 자고 있는 분대원 두명을 손가락으로 세게 찔렀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 두 분대원은 깨어나지 않았고, 그 선임은 한참동안 꼬마의 기괴한 동작과 웃음 소리에 시달리다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그냥 몹쓸 악몽을 꿨구나 라고 생각했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 점호가 마치고 식사와 오전 청소를 마치고 일과 시작 전에 그 선임과 분대원들이 담배를 피는데, 그 선임과 짬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후임이 말하더랍니다. "XXX 상병님. X상병님 덕분에 어제 이상한거 봤지 말입니다." 그래서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깐, 한참 잘 자고 있었는데, 그 선임이 자기를 손가락으로 찌르길래 눈을 떴는데. 눈을 뜨자마자 바로 가위에 눌렸고, 그 상태로 창문에서 기괴한 동작을 하고있는 꼬마애를 봤던겁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선임이 놀라는데, 다른 한 분대원도 갑자기 표정이 창백해지더니 "XXX 상병님, OOO 상병님도 보셨습니까? 저는 그냥 악몽 꾼 줄 알았습니다."라고 하더랍니다. 그러니깐 그 분대원도 자다가 깼고, 두 선임과 똑같이 잠에서 깨자마자 가위 눌린채로 그것을 본거죠. 다시 말해서 세명이서 동시에 같은 가위를 눌린겁니다. 똑같은 광경을 보면서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이등병 때 경계 근무 중에 같이 근무를 스던 조경x 상병(당시 계급)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다른 선임들도 "아 그거?"라고 하는거봐서, 혼자 지어낸 이야기는 아닌거 같습니다. 이 일화 말고도, 저랑 같이 군생활을 한 선임들이 겪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것도 이등병 때 들었던 이야기인데, 그 당시 이한x 상병과 김동x 이병이 겪은 일 입니다. 이상병과 김이병이 불침번 근무를 서고 있었답니다. 이상병은 입초로 중대 1층 현관 앞에 서 있었고, 김이병이 동초로 생활관 온도 파악을 했다고 합니다. (저희 중대엔 후임을 입초로 세우고, 선임이 동초로 온도파악한다는 핑계로 생활관에 짱박혀서 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이상병은 선임중에 농담도 안하고 진지하기로 유명한 FM 병사입니다.) 이상병이 1층에 서 있는데, 2층에서 웃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래서 취침 시간에 누가 떠드냐고 라고 2층을 향해, 작은 소리로 뭐라고 했답니다. 그러니깐 대답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뭐 선임중에 한명이 그랬을 수도 있으니 굳이 올라가서 뭐라고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 싶고 조용해졌길래 그냥 1층에 계속 서있는데. 조금 뒤에 다시, "히히.." "이히히히히..." 라는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길래 이상병은 화가나서 중앙 계단을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갔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순간 2층 복도 중앙에서 어떤 여자 꼬마애가 총총 걸음으로 오른쪽 복도로 가는 걸 목격했답니다. 그래서 뭐고? 하고 위로 올라갔는데, 오른쪽 복도에 아무도 없더랍니다. 그리고 반대편 왼쪽 복도에서 김이병이 서있길래, "니 방금 여기서 웃는 꼬마애 봤나?" 라고 물으니 김이병이 황당한? 겁 먹은? 그런 표정으로 "그렇습니다. 생활관 온도 체크하고 밖에 나오는데, 꼬마애가 웃으면서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대답하더랍니다. 그래서 빨리 화장실로 뛰어갔더니 (어느쪽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4사로(네번째 칸) 문이 덜컹 하고 닫히는게 보였는데, 그것까지 목격한 후에 두려움도 들었지만, 불침번 임무 때문에 확인을 안할수야 없고, 혹시 BOQ(간부숙소)에 사는 간부 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원래 BOQ는 독신 간부들이 사는 숙소입니다만, 그런 생각까지는 들지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확인해봐야겠는데, 이상병은 왠지 무서운 기분에 김이병에게 확인해보라고 시켰고 김이병은 억지로가서 화장실 4사로(네번째칸)의 문을 열고 확인해봤는데, 아무도 없더랍니다. 그래서 모든 칸을 다 확인했는데도, 꼬마 애는 아무데도 없었죠. 위의 일화 말고도, 저희 분대 선임중에 양형x 상병(당시 계급)이 있었습니다. 그 양상병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매복조를 위해서 순간온수기를 배치해놨는데, 원래 일반 근무자는 근무 끝나고 야간에 샤워를 하면 안되지만 짬이 되면 행정반에 있는 당직 분대장에게만 보고하고 몰래하곤 했습니다.) 꼭 혼자 안 씻고 저보고 같이 씻고 자자고해서 억지로 샤워를 하곤 했습니다. 샤워는 저녁에 했고, 보통 근무 투입하고 돌아오면 양치와 세면 정도만 하고 1분이라도 더 자는게 좋지만, 계속 선임이 씼는데 니는 안씼냐?는 논리에 "저도 씻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항상 씼곤했습니다. 나중에 양상병에게 들으니, 양상병이 혼자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는데 중대 밖에서 여자아이 웃음소리가 들리더랩니다. 창문을 뚫고 들어올 정도로 큰 소리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밤중에 어느 집 딸래미가 이래 크게 웃노?"라면서 별 생각없이 샤워를 다 하고 생활관에 누웠는데, 아차! 싶더랍니다. 이 늦은 새벽에, 그것도 산 중에 있는 막사에서 여자 꼬마가 웃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양상병은 중대에서 유명한 여자애 귀신의 웃음을 들었구나 생각했고 그 이후로는 절대 혼자 씻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거 말고도 꼬마 여자아이 귀신에 대한 몇몇 이야기가 더 있는데, 전역한지 1년하고 4개월이 넘어가니... 기억이 잘 안나네요. 더욱이 이 이야기느 제가 짬딸 이등병때 들은 이야기라... ㅎㅎ 야간에 경계 근무하면서 들었을 때는 주변 풍경 때문에 무서웠고, 당직 분대장 근무 설 때, 혼자 밤에 중대 막사 순찰할때 가끔 생각나면 무서운 이야기였지만 이렇게 글로 옮기니 별로 무섭지 않네요..ㅎ 더욱이 어떤 이유에서 중대 막사에 그 아이가 나타나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는 행동으로 봐서 사람을 해치려 하는 악귀 같지도 않네요. 별 것 없는 이야기를 길게만 늘어 쓴 것 같아 읽어주신 분에게 죄송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시다면, 다음 번에는 매복지에서 일어난 일화 몇가지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