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주일 만에 260배 수익... 정말 부러우신가요?
게시물ID : economy_31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4
조회수 : 8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12 19:35:32
내가 주식을 시작한 때는 2008년 미네르바의 예언으로 난리법석일 때였다. 아는 친구 녀석 하나가 조용히 귓가에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편하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었어!'

그건 뭔가 하니… 다름 아닌 주식이었다. 나는 주식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주식으로 무너진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평생 모은 재산을 펀드매니저 하나만을 믿고 맡겼다가 다 날린 분도 봤고, 금융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주식에 투자했다가 수없이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아왔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주식투자는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은 주식을 해서 수익을 내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친구가 쉽게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귀가 솔깃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해준 친구는 그 당시 주식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였다. 늘 주식장에서의 승리담을 나에게 얘기했다. 물론 나는 다 믿지는 않았다. 그런데 귀를 솔깃하게 했던 이야기가 있었다. 그게 수익률은 무한대이고 손실률은 유한적인 ELW라는 상품이었다. 

파생상품이라고 불리는 ELW는 주가의 레버리지(지렛대) 비율에 따라 수익이 나도록 설계되어 있는 상품이다. 원래 현물투자자(일반적인 주식 투자자)의 손실을 보험처럼 적게 하기 위해 구상된 상품인데 그 레버리지효과에 따라 수익률이 무한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당시 사회 문제화가 될 정도로 만연하게 투자가 되고 있었다. 

물론 그 친구도 그것을 하고 있었다. 주변 친구들이 하루에 몇백만 원씩 버는 것을 보면서 나도 혹시나 해서 이것저것 책을 보아가며 지식을 습득했다. 제시 리버모어의 추세추종론,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조지 소로스, 피터 렌치의 투자비법 등을 읽어가면서 나름 자만심에 가득 차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것저것 연습 삼아 해보면서 조금씩 수익이 발생하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주식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현물투자를 하다가 내친김에 파생상품인 ELW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 만에 반 토막... 또 일주일 만에 260배

그날은 생각지 않은 돈이 들어온 날이었다. 정확히 200만 원이었다. 내 용돈은 아니었고 내 집 계약금으로 집주인에게 일부분 받은 돈이었으나 다시 들어갈 집에 돌려주어야 할 돈이었다. 그러나 들어갈 집에 돈을 줄 시간이 좀 여유가 있었다. 난 '시간도 여유가 있는데 한번 주식으로 튕겨볼까나?'란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주식공부도 했고, 자신감도 있겠다 확 ELW 상품을 매매하기 시작했다. 

그날 코스피가 40포인트 하락한 걸 확인한 후, 이전 장들이 계속 그 정도 낙폭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었기에 난 올라갈 걸 확신하고 매매했다. 그러나 이게 웬걸, 사자마자 장 종료 얼마 앞두고 40포인트가 더 급락했다. 정확히 내 ELW 상품은 50% 마이너스가 되어 있었다. 약 30여 분 만에 백여만 원이 날아간 것이다.

큰일이란 생각에 머리가 휩싸이면서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시간을 보냈다. 주식상식이고 그동안 공부한 지식이고 뭐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사야 될 때 팔고, 팔아야 될 때 사고, 아주 바보짓을 일주일 했다. 그리고 주식계좌엔 7만 원 정도가 남아 있었다. 거의 마이너스 95% 이상의 손실률이었다. 그제서야 정신이 조금 났다. 돈을 쓰기라도 한거면 덜 그랬겠지만 이건 뭐 구경도 못하고 날린 셈이었으니.

'아~ 11척의 전선만 남은 이순신 장군의 맘이 이런 나의 맘이었을까?'

기사 관련 사진
▲  영화 <잔혹한 출근>의 한 장면. 영화 속 주인공은 주식투자 실패와 사채 이자로 위기에 봉착한다.
ⓒ 게이트픽쳐스

관련사진보기


기분이 완전 우울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맘을 비우고 다시 매매를 하기 시작했다. 콜ELW (기초자산의 가격상승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는 것), 풋ELW(가격하락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는 것)를 오가며 급격한 수익을 내다가 7일 만에 180여만 원을 만들었다. ELW로 큰 수익을 내려면 폭락이나 폭등이 되는 장이 계속 돼야 하는데 그 한 주는 그랬다. 그래서 나 자신도 믿기 어려운…. 그리고 주변 지인들도 믿기 어려운…. 그래서인지 사실인데도 아무도 믿지 못했다. 식은땀을 흘리며 보낸 2주를 보냈다. 7만 원의 초기 원금은 200만 원이었다. 난 결국 200만 원을 180만 원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결국 마이너스 10%의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내가 아는 두 사람은 제시 리버모어와 일제강점기의 반복창이라는 사람이다. 전자는 엄청난 부를 일궜고, 자서전에도 투자의 위험성이나 자제력을 강조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반복창이라는 사람도 단기간에 희대의 부를 축적하였으나 한순간에 다 날리고 정신이상자가 되었다고 한다.

"평생 원수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주식을 알려줘라"

내가 주식을 처음 배울 당시 끝까지 안 가르쳐 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평생 원수지고 싶은 사람 있으면 주식하는 법 알려주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면서 끝까지 주식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한테 고맙기도 하고 그 말이 정답인 듯하다. 그리고 그 당시에 읽었던 책 중에 상당한 지식을 쌓게 해준 책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책의 앞 부분에는 '이 책을 읽기 전이나 후나 당신의 주식투자실력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저자가 밝혀뒀다. 그 말뜻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정말 두고두고 감사한 말이었다.

그 이후로도 가끔 ELW로 큰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 실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단지 작은 나의 지식에 운이 잘 맞았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주식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하루 종일 긴장과 초조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보았기 때문이다. 수익이 100% 확실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주식에만 매달려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실제 주식을 하게 되면, 주식 창을 하루 종일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 하기가 어렵다.

특히 파생상품은 더 그렇다. 그렇게 주식에 몰입하던 어느 날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황폐해지는 걸 느끼면서 살아가는 이유와 인생의 목표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인가, 인생인가! 난 결론을 내렸다. 돈을 버는 이유는 즐겁게 살기 위함이고, 그 과정까지 즐겁게 가고 싶은 게 나의 마음이었다. 하루 종일 주식 창을 들여다보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나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 후 과감히 주식을 그만두고 그 후에 주식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까지 나의 주식 총 수익은 마이너스 몇 백만 원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수익을 냈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주식을 버린 후 조금 더 아름답게 변해갈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이 즐거운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생활이 돈보다는 즐거움을 더 추구하게 됐고, 그 즐거움의 근원인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챙기게 되었다. 이제 주식 수익은 없지만 그보다 더 나의 삶은 더욱 기름지고 풍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정신은 가을 코스모스 향기처럼 더욱 가볍고 산뜻하게 변하고 있다.

당신께 권하는 최고의 투자방법은

아직 자신의 일을 컨트롤 못하면서까지 주식 창을 들여다보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당신에게 권하는 최고의 투자는 자신의 인생의 주식을 키우는 것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당신이 매매하고 키워야 하는 종목은 당신 자신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최고의 재테크는 자기계발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73870&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