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급똥을 만났어요.
하늘이 노래지고.. 앞이 보이질 않았어요.
그래서 지름길인 공원을 가르지르고 있는데..
한계가 왔어요..
아 마침 앞에 보이는 공원 화장실..
제앞에 그 화장실은 그 어떤 여신.. 천사보다더 눈이 부시고 아름다웠어요...
3초만에 주파하여 3번째 칸에 들어가고
팬티를 내리는 순간
우우웅 우우웅 우우웅 배속에서 공습경보가 내리고
앉지도 못하고 허리를 숙인채 ㄱ자 모양(자세)으로 벽에다 똥을 처발랐어요.....
솔찍히 내 뱃속에서 나왔지만 정말... 타일에 수놓은 한폭의 산수화 같았어요..
그렇게 뱃속에 공습경보가 해제된뒤..
이성이 찾아왔어요..
당장 오른쪽을 봤어요....
휴지가 없어요..
급한데로 휴지통을 봤어요...
누가 오줌을 갈겨놓은것 같애요...
그렇다면 화장실에 붙어있는 좋은 글귀(A4용지)가 있는지 봤어요..
끼우는 아크릴은 있는데 없는걸 보니.. 저와 똑같은 일을 이미 치룬 사람인것 같애요...
일단 호주머니속에 담배를 꺼내 피기 시작했어요...
흠.. 지금 담배가 18개 있으니.. 필터를 모아서 닦아 볼까? 라고 이내 생각했지만..
3000원짜리라 참기로 했어요.. 디스였다면 닦았을 꺼에요..
그렇다면 지갑속에 영수 증이 있나 훑어 봤어요..
영수증 커녕. 그흔한 커피 쿠폰 종이도 없어요...
돈으로 닦을려니... 세종대왕님께서 저를 노려보시는거에요.
맞아요 돈은 안됩니다.
다시 담배를 입에물고 생각했어요..
그러자 오른쪽손에 잡힌 한 물건..
그건 팬티였어요..
팬티가 보이자 차례차례 해결책이 보였어요.. 그것은 양말이었죠..
하지만 오늘은 일을 하고 씻지 않은터라 양말에서 냄새가 많이 나고 땀이 나서 축축했어요..
그래서 결국 팬티를 벗어 닦았어요..
눈물이 났어요..
맘에 들었던 케빈 클라인이었는데.. 안녕.. 최소한 너를 헌옷수거함에 넣어줘야 되는데.. 똥에 묻혀 쓰레기통에 들어가다니..
미안해...
그리고 노팬티로 술먹으러 갔어요..
반바지를 입은터라. 바지 끝단에 바람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날따라 이상하게 한 친구가.. 제 엉덩이를 계속 떄리는거에요..
팬티를 안입어 민감한상태라 야.. 왜그러니 라고 물었더니..
니 엉덩이가 착착 손에 감기는게 좋다 라고 하더군요...
여러분... 비상용 휴지는 꼭챙기고 다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