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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한국 만화가 망한 이유(약스압)
게시물ID : animation_3181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io
추천 : 11
조회수 : 1274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5/03/20 10:29:47
도서 대여점은 출판물에 대해 필요악이였다.

여기서 출판물은 무협,판타지,sf,게임,퓨전 소설. 만화책이다.


도서대여점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가.
출판 만화를 망하게 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쁜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먼저
1. 수익 배분문제(대여한다고 하여, 원 저작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수익구조)
2. 반품문제(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1004)

이다.


첫번째는 큰 문제가 맞다.
보통 책의 정가의 10프로에서 15프로를 내고 대여 하는데, 이 금액은 전혀 원저작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니 독자가 수백명이 되어도, 그 수백명이 딸랑 몇권만을 보기 때문에 원저작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매우 적었고,
결국 대여점주의 배만 불리게 되었다.

일본의 '대여점'의 경우 빌리는 금액의 일부가 원저작자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물론, 빼돌리는것도 있다)
여기서 대여점은 각종 영상물도 같이 대여하는 곳이다.
근데 이상한것은, 일본의 경우 대여비가 비싸지 않다.
여러권 대여할경우, 원래 만화책의 5%정도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보아야 할 것은, 작가에게 전혀 배분이 되지 않고 대여점주만 돈을 독식한 구조이다.

그럼. 대여점이 돈을 잘 벌었을까?
아니다.
필자는 대여점 알바를 해봤다.
잘버는 곳도 있겠지만 잘 벌리지 않는다. 손님이 적다. 일본보다 훨신.
한국이 스캔본이 판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스캔본, 어디서 왔을까?
일본에서 시작된다. 한국보다 더 많은 스캔본을 보유한것이 일본이다.(그 위에는 중국이 있다.)

스캔본 언어 수를 따지면, 
중국어>영어>일본어>>한국어
다.
(중국어를 안다면 '전세계'에서 나오는 만화중 80프로를 인터넷으로 볼수 있다고 자부하며
영어를 안다면 60프로 정도 볼수 있다. 만화는 일본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라서...중국은 일본 외에 다른 나라 만화도 싹다 중국어로 번역해서 올린다)

그리고 일본인들도 스캔본 많이 본다.
스캔본이 판을 쳐서 사람들이 대여점을 가지 않는것이 아니다.

한국인 혐덕보다 일본인 혐덕이 훨신 많다.
하지만 만화를 읽는 층은 한국보다 일본이 훨신 더 많다. 일본은 그래도 만화를 국가 산업으로 생각하기 때문.
독자 중 약 절반이 스캔본을 읽어 대여점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애초에 독차수가 차이난다.


즉, 첫번째 문제에 대해 정리하면
한국은 독자수도 적은데, 대여점은 그 적은 독자수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대여비도 비싸게 했는데 거기서 전혀 작가에게 수익이 돌아가지 않았다.


근데, 일본은 대여점보다 악독한 만화카페가 성행한다.
한국도 몇군데 있지만 일본에서 건너온것. 대여점보다 카페가 더 악독하다.
일본도 만화카페에서 나오는 수익은 작가에게 주지 않는다.
한국식 대여점이나, 일본식 만화카페(복합카페)나 똑같다.

고로

이 문제로 대여점때문에 한국 출판만화가 망했어요! 라는건 잘못된 견해이다.

두번째는 반품문제.
이거는 일단 실드칠것이 없다. 진짜 잘못한거 맞다.
내가 경험해본바 책을 들이고 일주일정도 반응을 보다가 대여수가 저조하면 반품을 시킨다. 그럼 이 한권이 전국팔도유랑을 다닌다.



대여점은 출판만화에 악영향을 주었는가.라는 것에 그렇다는 입장에 반론도 해보고, 수긍도 했다.
그럼 내 의견을 내보겠다.
나는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근거가 없고, 여기부터는 내 사적인 이야기이다.


나는 만화책을 오래 읽었고, 오래 사 보았다.
1996년 부터 1998년까지 소년 잡지 만화를 사 읽었고(아버지가 사주셔서 기억은 안나지만 정기구독함)
그 뒤에 대여점에서 주구장창 만화를 읽다가,
2001년 '샤먼킹'이라는 단행본을 사기 시작하면서 본격 내돈주고 만화를 사기 시작했다.

그 뒤 나는 소녀만화잡지에 기본으로 빠져
비쥬의 경우 창간호부터 폐간호까지 줄줄줄줄 모았으며,
밍크, 파티, 이슈, 슈가도 다 사보았다. 슈가의 경우 창간호부터 사보았다.(여기에 뉴타입도 사보았다..내돈...)
그리고 단행본도 착착착 사서,
지금은 약 육백권정도 모았다.(단행본만)

참고로 나는,

만화책을 한참 '사서'볼때는 스캔본을 보지 않았다.

그럼, 육백권이나 되는 만화의 정보는 어디에서 얻었을까.

바로 대여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게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보는 사람중에 만화책을 살사람은 산다.

내입장에서 만화는 한번보고 마는 것이 아니다. 여러번 곱씹어 볼수록 재미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한번 대여해 보고 재미있으면 샀다.
대여점에서 한번 '읽고' 검증된 만화책을 샀기 때문에, 이러한 만화책은 
나오는 족족히 샀고, 완결편까지 끝까지 모았다.
대여점에서 읽는 수가 충분했기 때문에 나는 스캔본을 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뭔가 아쉬울때는 내가 산 만화로 만족감을 느꼈다.

그런데, 대여점이 망했다.
책에 대한 검증은 없었지만, 습관처럼 책을 사려고 했다.
이제는 서점가서 직접 표지보고 뒤에 글 읽어보고 샀는데

지뢰작.

1권만 산다. 뒤에는 안사.

이게 반복되다 나는 더이상 검증되지 않은 작가, 검증되지 않는 작품을 사지 않게 되었다.
전작이 좋았던 작가꺼는 다음 시리즈도 샀는데. 이경우도 지뢰작인 경우가 왕왕 있다.
님들 아는가.
데스노트 작가가 바쿠만을 내기 전에 블루드래곤 리메이크를 낸 것을.
ㅠㅠ.....
나한테는 지뢰작이였다. 이런식으로 지뢰작을 밟으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우수수 무너지며,
작품을 보는 시야가 좁아진다.

대여점이 없어서 검증이 안되는데, 게다가 나는 마이너취향인데.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는 작품을 스캔본으로 살짝 보고, 검증하고 사게 되었다.
근데,
나는 스캔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이 가지 않는다.
스캔본은 폴더에 저장해 두는 그런짓은 못하겠다. 
그렇게 또 시야는 좁아진다.

결국, 대여점에 한참 다닐때와 비교하여
만화책을 사는 수는 눈에 띄게. 진짜 1/5 이하로 줄었다.
만화책 가격이 올라서가 문제가 아니라.
지뢰작 밟기 싫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지뢰작 타령을 하는게, 나뿐만 아니다.
나 아는 사람들도 안산다. 지뢰작 때문에.

나처럼 대여점에서 본 만화 사는 사람들. 대여점 망하니 당연히 책 안사본다.
그리고 대여점에서 소비하는 책도 대여점이 망하니 없어진다.

대여점은 만화책 홍보의 수단이였고
꾸준한 구입처였다. 



이건 정말 사적인것이다.
왜, 일본 출판만화는 안망했는데 한국 출판 만화는 망했을까?

나는 한국 출판만화를 싫어하는 편이다.
왜?
뻔하거든. 클리쉐 덩어리. 창의력은 없고 전문성도 없고.
물론 산 만화책도 있다. 내가 잡지는 순정으로 봤지만 소년만화를 좋아하는지라.
선녀강림, 아스피린 등의 유명한 소년만화책은 샀긴 샀지만,

선호도를 따지면 한국 소년만화는 석 끌리지 않는다. 마치 자극적인 조미료만 쳐놔서 순간적으로 재미있을 뿐이지, 오래는 가지 못하는 맛?
그냥 한번보고 끝날 작품.
애초에 재미없는 작품이 있기도 하다. 도대체 스토리 어찌 만들었는지 궁금한 작품들.

난, 그저 치고박고 싸우는 것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는 소년만화의 정도파가 아니라 사도파다.

내 취향은 데스노트, 바쿠만, 신의물방울, 블랙잭, 최상의명의시리즈, 라이어게임 등등.
몸으로 치고 박고 싸우는게 아니라. 정말 전문성있고 잘짜여진 두뇌게임같은것들.
그런데 이런거,
한국 만화계에는 없어. 슬프게도 많이 없다.
(물론 몇몇 있긴 한데.. 식객이라던가, 미생이라던가.근데 많이 없어..... )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작품은, 한국 만화에서 찾아 볼수 없다.

한국 만화는 정말 재미가 없다. ㅠ
내가 일본 빠순인거 아니다.
내가 거론한 만화는 일색이 짙은것이 아니라 무엇인가에 전문적이고, 두뇌게임하는 것이다.
데스노트랑 라이어게임은 머리로 싸우는게임
바쿠만이랑 최상의명의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
신의물방울은 와인에 대한 이야기.
이런식으로 그저 쉽게 풀이해낼수 없는것들. 많은 자료와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야 하는 산물들.

저런 작품들이 만들어 지기 위해, 한 작품에 쏟아 붇는 돈과 사람의 수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다.
(내가 최상의 명의 시리즈 좋아하는데..... 이 작품 보면 진짜 작가가 만화를 그리기 위해 아프리카도가고 미국도 가고 ;;;그리고 감수는 레알 의사선생님이 하고...진짜 선의 나오면 선의 자료 다 모우고... 심지어 선원들 목욕하는 영상까지보고 ;;;개그가 판을 쳐서 가볍게 보이는데 실상을 보면 장난아님)
한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돈과, 많은 사람이 들어가는 만화.
나는 이런 만화를 좋아하는데 정말 한국만화에서는 찾기 힘들다.

잘나가는 한국 만화들?
쉽게 만들어지지 않은 작품들이다.
클리쉐 덩어리가 아닌 특이한 작품들이다.

한국 만화는 몇몇을 제외하고 매너리즘에 빠진, 정말 클리쉐 덩어리에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 출판 만화가 망했다고 할때 올것이 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잘나가는 한국 만화는 수출도 한다. 이런 작품은 안망한다.

그리고, 일본에서 들어오는 몇몇 만화도 진짜 '노잼'인 작품을 엄청 많았다. 
한국의 매너리즘에 빠진 작품들과 일본에서 들어온 노잼작품들이 반품 물결을 탔다.
대중에게 인기가 있거나
무엇에 전문성이 있거나
이렇게 뭔가 매력이 있는 작품은
한번도 반품이 된적이 없었다.

왜?

반품하는 대여점 점주도 사람들 반응보고 하는거거든.


반품은 나쁜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반품 당하는 작품은
반품 안당해도 
망할 작품이었다.

원래라면 0권 팔릴걸, 반품으로 1권 팔아준거다.

매정하게 들리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만화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것이고, 어떤 의미로든 흥미를 끌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작품성과 직결된다.
작품성이 없는 작품이 도태되는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탓을 작가에게 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반품 안당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러한 작품을 만들 분위기가 우리나라는 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나는 대여점 때문에 한국 출판만화가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망한 이유 첫번째는
소비층이 너무 얇았다는것.

두번째 이유는 
만화에 투자하는 비용이 너무 적어 작품성이 평균적으로 썩 좋지 않았다는것

첫번째와 두번째는 땔수 없는 문제다. 소비층이 얇으니 투자를 안하는거라서.


한국 출판만화가 만한 이유는 대여점 때문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여점때문에 망했어! -> 일본은?
스캔본 때문에 망했어! -> 일본은? 오히려 일본은 편의점에서 서서 읽을수도 있는걸? 더 심각하지 않아?




+ 한국 만화는 정말 마니아를 위한 비이상적인 구조입니다. 오타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고,
정부도 싫어하죠. 대여점이나 인터넷(스캔본)상황이 유사한 지금, 일본은 망하지 않은 이유는
만화자체에 주 원인이 있기 보다는 정부나 사회, 사람들의 인식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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