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머겅님 계시면 봐주세요 ....
게시물ID : gomin_3183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빵왕베이킹
추천 : 2
조회수 : 32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4/18 17:18:55
저도 비슷한일을 겪어서...글을 씁니다 

전 유학생입니다.
봄방학에 들어와 3주간 한국에서 있다가, 방학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갈때 아버지가 한마디 하셨죠 
"아들 졸업식때 보자" 
5월 27일.... 91년생 이지만 유학오며 1년 꿇어 늦게 졸업하는 아들의 졸업식을 보려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영어보단 일어를 공부하셔 영어는 기본정도만 하시는 어버지, 저 보러온다고 비자 따야한다고 영어 공부도 하시고 
전화오면 헬로우 썬 하와유 두잉 이러시면서 발음좀 어떠냐고, 백인보다 좋지않냐고 막 그러셨어요.
그러다가 5월 중순쯔음에 은행가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고 .... 은행을 다니시던 아버지는 그 일들 때문에 졸업식에 못오셨습니다.
졸업을 하고 새벽에 아버지가 일 나가셔야 하지만 졸업식 끝날때쯤 전화 하셔서 
우리 아들 착하다 멋지다, 자랑스럽다.
"이제 대학생이니까 아빠랑 와서 술도 한잔 하고 남자 대 남자로 이야기좀 하자.... 보고 싶다 빨리와라 "
이런 말씀을 하셧어요.
짐도 정리하고, 애들이랑 졸업 파티도 하고, 동생 학교도 다녀오고.... 
6월 2일에 한국에 돌아갔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핸드폰을 키니 전화가  와있더라구요, 
전화가 다시 울리기에 받았더니
이모셨습니다
"놀라지 말고 들으라고.....아버지가 오후 2시쯤에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아직 비행기에서 자고있는줄 알았어요 
꿈이구나
드라마나 영화같은 꿈이겠구나...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진다, 멘탈이 붕괴다.... 
그걸 진심 느꼈어요 
회사에서 일 하시다가 몸이 좀 안좋으셔서 병원 다녀오시다가 
좀 일이 있어서 전화를 하시다가 심장마비로 운전중에 돌아가셨다는게 병원측과 경찰이 말한 겁니다.

3월 24일에 학교로 돌아가서 2달 좀 넘어서 만에 보는 아빠인데
이제 진정한 성인으로써 남자대 남자로 만나서 한번 남자답게 놀아보자고 하시던 아빠인데
아무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가셨어요..

염이라 하나요? 그거 하러 들어갔는데 
얼굴만 딱 안가려놨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보라고 
처음으로 고등학교 야구에서 홈런친일 자랑하고 싶었는데
아빠가 좋아하는 말보로 레드, 내가 좋다고 한 스페셜 블렌드 다 엄마몰래 사와서 아빠 줄라 했는데
내가 섹소폰 하는거 부러워 해서...친구가 안쓴다고 한 섹소폰 받아와서 고쳐서 아빠 가르켜 줄라고 했는데... 
왜 
아무말도 못하고 누워있는지
왜 차갑기만하지 

동생은 13살... 
전 21살 
상주이고, 이젠 어떻데 보면 가장인데 
울지는 못하겠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입술에 뽀뽀를 했습니다
아직도 그 감촉이 기억나요 
얼음같은 그런 느낌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아빠가 우는거 보고 
아빠도 사람이구나를 처음 느꼈는데
더이상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버렸어요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 발인날이 제 생일이였습니다... 
제 생일인거 자체가 정말 저주스러웠고 
제가 미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 후배들은 형 오빠 생일 축하해요 ㅋㅋㅋ 이러는데
전 정말 그냥 지구가 멸망햇으면 좋겟다 
죽었으면 좋겠다 했어요 

발인 이후 매주 산소에 가서 있고 그랬죠 
그리고 아버지가 주로 가시던 다음 카페도 정리하고 ... 
그러던중 3월달에 쓰신 글을 봤어요 
제가 학교 돌아가기 전날 쓰신 글이더라고요 

제가 그날 친구들이라 노래방 다녀오고 
그냥 아빠만 있길레 
아빠 이노래 들어봐 이러고 전 씻고 잤는데 
그날 그렇게 울으셧데요 
싸이의 "아버지" 

" 우리 아들이 이런 노래를 들려주더라고요 싸이란 가수의 아버지, 우리 아들도 이제 많이 컸다 봅니다" 
" 아들 자러 들어가고 펑펑 울었네요 " 
라고 쓰셨네요 ...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친구분이 술한잔 주시면서 말해 주셧어요 
그날 강제로 먹이려해도 안먹던 술을 엄청 마셧다고 
아들이 다 컸다고 
이런게 내 아들이라고 
니네는 이런 아들 있냐고 

그런데 얼굴 한번 못보고 그렇게 가셨어요 

제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머겅님..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제가 같잖지만 어떻게 견뎠는지를 알려드릴게요 
아빠가 절 자랑스러워 하셧던게 사진 좀 찍을줄 알고 섹소폰 잘하는거였어요 
성적도 자랑스러워 하셧고, 장학금 받고 그런것도 자랑스러워 하셧지만... 

전 아빠를 기쁘게 하기 위해 했던 그 모든것을 안하고 있어요 
카메라는 아빠가 쓰다가 저 주신거고, 
섹소폰은 아빠 들려주려고 매일 연습한거고 해서...
기억이 날까봐서...

매일 기억은 해요.
밤에 기숙사옆 벤치에 앉아서 하늘같은거 보면서 
아빠가 "야 임마 담배는 말보로 레드야" 
라고 맨날 하셨던걸 기억하면서 담배도 하나 불만 붙여서 다 탈때까지 기다리고 앉아있지요 

그냥 
보내 드리세요...
좋은곳에 가셨을 껍니다..
싸이 아버지란 노래 가사 보면 이런거 있잖아요 
애들은 싸가지가 없어지고 
다른 아빠는 뭐해준다 뭘 사준다 거리고 
안사람의 등쌀에 힘들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사람도 없을거고 
위에서 까는 사람도 없을거고... 

정말 행복하신 곳으로 가셧을거에요 

적어도 전 그렇게 믿고 있어요 

원피스에 그런 말이 있잖아요 
사람이 진짜 죽는건 잊혀져서 죽는거라고 ... 

잊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하늘에서 항상 지켜보실꺼고 
항상 곁에 있으실거에요 

글 쓰면서 너무 울어버렷네요 
새벽 4시인데..

머겅님... 힘내세요 
아버님 좋은곳으로 가셨을 거에요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한테 .... 하늘에서 사귄 아버지 친구들한테 아버지가 더 당당할수 있도록 
더 자식 자랑 할수있도록 대단한 사람이 되시는겁니다....

힘내세요....
펑펑 울고...힘내세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