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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학원에서 다시 컬리지, 이민과 공무원 취업까지 (3/3)
게시물ID : emigration_3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잔양이
추천 : 14
조회수 : 2461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7/12/17 00: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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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http://todayhumor.com/?emigration_3178
2탄 http://todayhumor.com/?emigration_3180
에 이어, 이젠 캐나다에서의 최근 직장생활까지 나오는 3탄입니다~

구직하는 분, 특히 파트타임에서 풀타임 퍼머넌트 포지션을 노리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팁이 될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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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계약직 교직원이 되기까지

그렇게 대학원을 마치고 정이 영 붙질 않는 서플라이 일을 하며 LTO자리가 없나 목빠져라 기다리며 점점 지쳐가던 저는 컬리지 학업도 병행하게 됩니다.

수업 이론부분은 대체로 쉽다고 느껴졌지만 그건 제가 다른 비슷한 사회과학 분야들을 이미 공부해서라고 봅니다. 컬리지의 주 타겟 학생층은 캐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니까 그에 맞는 레벨이라 봤고요... 여기서 실무 위주 교육의 진정한 힘을 느끼게 됩니다. 

일단 풀타이머 교수님이라도 현재도 업계와 교류중이거나 각종 커미티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분들이 대다수고, 파트타임인 분들은 아예 업계 종사자들이니 예시가 생생하고 풍부해서 좋았어요. (대학원 다니며 학우들과 교수님 얘기를 할때 자주 나왔던 불만 중 하나가 아 저 교수님은 초중고 정규교사로 마지막으로 들어간지 20년도 넘었는데 요즘 애들 어떤지 알기나 할까...였다는 슬픈 얘기 ㅠㅠ 탁상공론인거죠.)

글쓰는 과제들이 필드에서 실제로 할 글쓰기란 것도 좋았습니다.
여기서 교사생활 시작하며 참 큰 미스테리였던 사건사고 터지면 쓰는 incident report... 정확히 무얼 적어야할지 사범 과정에선 연습은 커녕 터치도 하지 않는 부분입니다-_-; 그리고 기관의 정책에 대한 평가/변경 권고 리포트, 기관에서 사건 터졌을때 보호자에게 편지 쓰는 편지 등등... 이렇게 온타리오에서 초중고와 대학 교육 관련해 일하며 써야할 서류들을 미리 작성해보고 (채점기준을 보며) 어떤 점이 들어가야할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교수님들이 주신 실제 예시들을 보며 현실에 대비할 수 있었어요.

학업과정 중에 쓴 기관의 정책에 대한 평가/변경 권고 리포트들이 특히 취업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한번은 실습중이던 기관 학생들의 성교육 실태에 대한 리서치 리포트, 다른 한번은 문해력 향상 방법들에 대한 literature review로 기관에 학습플랜 업그레이드 제안서... 이런 리서치를 바탕으로 실습 멘토에게 조심스레 아이디어로 제안해보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 작게나마 제가 맡은 역할 안에서 실천해보고, 그러다가 토론토에 있는 모 NPO의 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장학금도 2회 타게 되었어요. 수상식에서 한 학기에 3번 본 학생은 처음이라며 총장과 학부장과 안면을 트게 된 계기였습니다-_-; 

학부장은 유티 교육대학원에도 명예교수로 발을 담그고 있는 분으로 연구/저술활동을 무척 활발히 하는 분이었습니다.
(이 분이 진짜 다 가진 슈퍼우먼... 40대 중반에 자녀도 거의 장성했고 박사학위에 커리어까지-_-b 교수->학과장->학부장->중앙부서 딘을 거쳐 지금은 부총장까지 몇년 사이에 완전 쭈우우우욱 올라가셨네요. 이래서 인맥도 인맥이지만, 그런 분을 레퍼런스로 쓸 수 있게 된 제 운도 ㅠㅠb)
수상식 후 이 분이 갑자기 이메일을 하셨어요. 저번에 얘기해보니 리서치 좋아하는 것 같더라~ 교육부랑 모 NPO랑 하는 프로젝트에 리서쳐가 필요한데 관심있니?하셔서 옙!!하고 잽싸게 면접 오케이했죠. 시급은 묻지도 않았으나, 조교 경험상 높진 않을거라 이미 예상했습니다 ㅠㅠㅠ 두명이 뽑혔고, 계약서를 받아보니 시급이 그때 당시 최저임금에 꽤 근접한 11불대였죠-_-;; 하지만 논문에 이름 넣어준단 소리에 헤벌레해서 ㅋㅋㅋ ㅠㅠ 

정말 싫었던 서플라이 일을 내려놓고 (사직은 아니고... 1년에 최하 서플라이 일 몇 회~식으로 온콜 리스트에 이름 올려놓는걸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있습니다) 졸업하고는 그 프로젝트에 올인했습니다. 서플라이 vs 사립학교/크레딧스쿨 풀타임 vs 최저임금 언저리의 파트타임 리서치 중 문과에서 돈이 그나마 되는 스킬인 리서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파트타임 일을 고를 수 있었던 건, 아직 그래도 그나아아마 통장 잔고가 월세+식비 내고 버틸 정도로 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ㅠㅠ 
(이것도 진짜 운이 좋았던게, 이 프로젝트 파일럿이 대성공해서, 몇년이나 지난 올해까지도 계속되어 논문 세편이 더 나오고, 각종 미디어에도 보도되고, 지역사회에서 여러 상을 타게 됩니다. 제가 많이 안정된 지금은 돈 안 받고 봉사차원에서 참여중인데, 아예 토론토시에서 채택해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되어서 정말 감사하게도 계속 콩고물이 떨어지고 있네요 ㅠㅠ)

시작할때만 해도 아직 이게 뭔가 안정적인 일로 이어질거란 생각은 안 했고, 프로젝트가 잘 풀리니 이력서에 쓸게 많아지고 같이 일한 현직자들이랑 연구자들이 많아져서 LinkedIn 업데이트 해가며 endorsement 좀 받아둬야겠군...생각했어요. 그리고 1분 이하로 아주 짧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안녕~ 나는 너랑 함께할 리서쳐야. 나는 풀타임 포지션을 찾고 있고 내 스킬은 이래~ 어필하기 위한 elevator pitch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거...?
그리고 이런 elevator pitch는 전혀 예상치 못하게 교내의 다른 일로 이어지게 됩니다.

리서치를 함께하는, 학부장이 된 학과장님이 또 중앙부서 딘으로 승진하게 되어서 새로운 오피스에서 미팅이 잡혔습니다. 
일찍 도착해서 회의실에 못 들어가고 앞에서 서성이는데 어떤 분이 지나가면서 누구 기다리냐 묻길래 딘이라고 해서 오? 무슨 미팅인데? 묻길래 그게 스몰톡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분이 이 오피스 매니져 중 하나라길래, 난 여기서 공부했는데도 이 오피스 처음 들어봐~ 뭐하는 곳이야? 하다가 elevator pitch를 ㅎㅎ
매니져 눈이 반짝하더니 갑자기 레쥬메 좀 보내보래요. 무슨 포지션이냐 물었더니 딱 포지션이 있는 건 아닌데 staff training에 맞는 스킬셋같다며 지금 리서쳐 포지션에 썼던 레쥬메라도 그냥 보내라길래 그 자리에서 폰 꺼내서 이메일을 교환했습니다-_-; right time, right place...

그렇게 그분 팀에 자리가 하나 나자마자 연락을 받고 면접보고 들어가게 된게 조직학습 스페셜리스트 포지션이었습니다. 이 포지션의 좀 웃긴 슬픔은... 잡타이틀이 너무 길어서 어디 집어넣으려고만 하면 다 안 들어간단거였습니다-_-; 외워서 한큐에 좔좔 소개하는데 몇주 걸린듯... 

주 24시간 파트타임, 6개월씩 계약 연장되는 자리였지만 일단 시급이 20불대 후반으로 뛰었고, 다시 한 학교에 소속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단게 너무 좋았어요... 대학 직원들과 교수들의 각종 Professional Development를 책임지는 팀원 중 하나로, 외부 강사들을 데려오기도 하고 HR과 함께 차별/성희롱 방지 대책 등에 대한 자체 트레이닝을 개발하기도 직접 가르치기도 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매니져가 말했던대로 스킬셋이 정말 잘 맞더라고요. 

반전은...!
의외로 잘 맞았던 스킬셋이 커리큘럼 짜기보다도 교실 규율 관리였다는거요 ㅋㅋ "여러분~~ 폰을 집어넣어 주세요." "랩탑은 잠시 가방에 넣어두세요." "쉬는 시간 약속은 꼭 지켜야하는거랍니다~" "3명 팀 짜라고 했죠? 왜 거긴 2명이고 여긴 4명이죠?" "발표하겠단 사람 없으면 무작위로 시킬겁니다~" 이런거요-_-; 읔ㅋㅋㅋ 교실에 집어넣으면 다들 귀여운(?) 학생이 되나봅니다-_-;;

3-2. 자리 이동으로 몸값 올리기

이 포지션을 통해 정말 많은 학교 직원들과 교수들과 매니져들을 만났습니다. 여기서도 또 elevator pitch를 ㅎㅎ
그렇게 이어진 포지션이 테크놀로지 트레이너였습니다. 학생 데이터 관리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분이 있는 트레이닝을 해주러 갔다가, 지금 우리 학교가 데이타베이스 활용법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하는 중인데 이에 대해 직원/교수/매니져들을 트레이닝 시켜줄 단기 계약직이 필요하단 얘길 주워듣고 매니져랑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매니져는 데이터 관리 쪽 매니져와의 협의하에 저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ㅎㅎ 그쪽 일을 하고 본 팀에 돌아올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주셨어요...

그렇게 또 페이가 30불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제가 속한 노조는 payband가 다양하게 있고, $48.74가 현재 가장 높은 시급대입니다. (매년 오릅니다... 그리고 오버타임 계산해서 주기위해 평직원은 전부 시급으로 계산을...) 그런 호봉을 받는 분들이 주로 뭘 하나 살펴보니 enrolment services, tech, analysis/forecasting 이런 스킬이 들어가면 그쪽이더라고요. 새로 가게 된쪽이 그 중 두 분야가 들어간 일이라 참 기쁘다 싶었습니다 ㅠㅠ

그치만 그렇게 맡게 된 일은 참 힘들었습니다 ㅠㅠ 교내 데이타베이스를 생전 처음 다뤄보게 되니 머리가 빙글빙글 돌더라고요. 더군다나 학교에서 쓰는 프로그램은 회색에 많은 단축키 위주로, MS-DOS가 떠오르는 비쥬얼이었습니다-_-; 그렇지만 이 조직의 운영 배경에 어떤 데이터가 오고가는지, 학생들과 직원들이 최종적으로 학교 포털에서 보게 되는 페이지 뒤에 어떤 작업들이 진행되는지 알게된단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트레이닝을 만들고 진행하며 늅늅한 저는 뉴비유저들의 고충에도 많이 공감해줄 수 있었습니다 ㅠㅠㅠㅠ

이렇게 계약직 일을 하며 꾸준히 잡서칭을 했어요... 고등학교 말고 컬리지/대학쪽으로도 눈을 돌려 매일같이 학교 홈피들을 보며 새로 뜨는 풀타임 퍼머넌트 직책이 없나 이잡듯 뒤졌습니다. 참... 없더라고요... 일단 노조 들어간 사람들이 거의 나가질 않는 구조이다보니-_-; 자리가 있대도 그저 IT 풍년이었습니다 ㅠㅠ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떻게 학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풀타임이라면 어쩌다 풀타임이 되었는지 열심히 물어봤습니다. 정말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많았고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탄 사람이 지금 디렉터였는데 얘기를 나누다가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했다...뭐 이런 얘기도 ㅎㅎ), 그런 얘기들을 들으며 계속 희망을 품었습니다. 출퇴근길 직원 주차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말도 걸어보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름을 잊지 않으려 이름 직책 특징 같은것도 메모해두고요. 이건 약간 교사생활에서 넘어온 직업병이기도 해요. 학기초에 애들 이름 최대한 빨리 외우면 외울수록 학급 통제가 쉬워지니까... 

3-3. 풀타임 퍼머넌트가 되기까지 (야호 공무원이드아...!)

그러다가 2015년... 제 눈앞에 나타난 직책이 하나 있었으니... 중앙 부서에서 외부기관과의 협력을 담당하는 정책쪽의 일...! 또 다시 껑충 뛴 시급에 거의 저와 딱 맞는 스킬셋! 그런데 매니져 이름을 보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람에 잡 디스크립션을 보니 뭔 소린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조사를 시작합니다 ㅠㅠ

다른 public sector는 어떤진 모르겠으나, 온타리오 컬리지/4년제는 풀타임 퍼머넌트 공고가 나갈때 노조와 HR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내보냅니다. equal pay for equal work라서 페이도 기관 내에서의 상대적 업무와 스킬셋에 맞도록 조절하고 반드시 그 직책이 풀타임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그만큼 월급 줄 펀딩이 안정적인 자리인지도 검토해요. 그래서 슬프게도 파트타이머는 노조 내부자가 아니기 때문에, 몇년은 근무해왔든 풀타임 퍼머넌트 자리에 지원할때는 외부인과 똑같은 상황이 됩니다. HR에서 1차 서류검토, 2차 전화인터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인맥을 아무리 땡기려 한다해도 1-2차 스스로 통과하지 못하면 꽝이지요... 내부 인맥이 있다면 미리 직책에 대해 buzz word같은거 좀 들어둘수 있단 점은 HR절차를 통과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요.

그렇게 저도 다시 그 경쟁에 뛰어듭니다. 후에 들은 얘기론 시급+교사자격 얘기에 솔깃해서인지 교사자격 가진 저같은 불안정 고용 노동자들이 많아서인지-_-; 천명 넘게 지원했다해요...  

한달여 기다려서 전화 인터뷰 연락이 왔습니다. 날짜를 잡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직책에 대해 묻고, 학교 자료를 뒤져서 그쪽 정책에 대해서 읽고... 그렇게 인터뷰 날이 되었지요.

그런데 글쎄 인터뷰 전화가 왔는데, 질문이 너어어어무 어려운겁니다 ㅠㅠ 
뭔가 tell me about yourself, strengths, weaknesses처럼 소프트한 오프닝 질문들 그래도 한두개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것도 없이 그냥 쭉 구체적인 것들로 달리더라고요-_-; ~~같은 일이 있다 어떻게 플랜을 짜서 해결할거냐? ~~라는 파트너가 있는데 어떻게 cold call을 할거냐? 그리고 어디랑 어디랑 무슨 협약이 있는지 아냐? 그것의 전략적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냐?하는 내부자 아니면 알기 힘든 부분들까지... 뭐 이런 질문들요. 
그 직책에 딱 맞는 문제는 맞았는데, 그 일을 제가 해본적이 없으니 어찌 딱 맞는 예시들을 바탕으로 얘기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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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임하긴 했지만... 
30여분 후에 전화를 끊고선 대체 내가 무슨 헛소리를 장황하게 한건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허탈하게 인터뷰를 끝나고 저는 그쪽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다시 잡서치를 시작합니다 ㅠㅠ

그런데 한달여 있다가 다시 2차 인터뷰 연락이 옵니다?!
아무래도 제가 그나마 헛소리를 제일 덜 했나봅니다 ㅋㅋㅋㅋㅋ 
(내부자가 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실 그 질문에 답을 제대로 했을 사람은 없었을 것 같긴 해요. 그 자리를 다른 학교에서 가졌던 사람인 경우에나 가능하겠는데, 지역이동 예정이 아닌 이상 그런 사람이 이미 꿰찬 풀타임 퍼머넌트 자리를 두고 이 면접을 보러 올 가능성은 희박하니까요...)

2차 인터뷰때는 짧은 메모 라이팅, 협약 형성과 형성 후 검토방식에 대한 20분짜리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면접 질문들이 있을거랍니다... 
준비해오란 프레젠테이션 주제가 뭔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구글링을 해보았지만 딱히 나오는 것도 없었기에 그냥 내가 이해한대로 준비했습니다-_-;; 지금 와서 돌아보니 그 프레젠테이션 역시 긴 헛소리였지만 그래도 망상보단 이상에 가까운 헛소리였으니 그나마 덜 웃프네요 ㅠㅠ

미국 대학 다닐때 지도교수님이 해주신 말로는, 면접에서 면접자가 웃거나 사소하더라도 개인적 커넥션을 발견한듯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답니다. 그걸 바탕으로 대부분의 면접에 임해왔고 운이 좋아서인지 다행히 대부분 성공적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국제학교때도 면접문제 말고도 여행얘기, 학과장과도 박사학위 관심있단 얘기, 교육청 면접에서도 이른 아침인데 커피라도 사다드릴껄했다고 잡담을 좀 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들어간 면접... 하루종일 면접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 있다고 했는데, 1시라 들어가자마자 음식냄새가 확!! 점심 드셨냐고 묻고 hangry함과 food coma간의 밸런스를 잡아달라고 농담처럼 부탁했습니다. 면접자 한분이 Why? 하길래 배고플때 점수주면 짜게 준대요...했더니 다른 면접자분이 아 그럼 내 대학때 교수들은 다 맨날 배고팠나봐...하고 다들 좀 웃으며 다행히 분위기 좋게 시작했어요.

좋은 느낌으로 면접이 끝나고, 또 한달정도 지나서 레퍼런스 연락이 왔습니다.
이렇게 무사히 3달반정도 걸린 풀타임 퍼머넌트 포지션 지원 과정이 끝나고, 30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순수 IT쪽 분들 빼곤 현재 노조에서 가장 높은 40불대 초반의 호봉으로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 호봉도 프로베이션기간도 HR과 네고해서 만족스럽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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씡나!!!
베네핏과 물가상승 따라가게 조정되는 연금도 아주 씡나고요! ㅠㅠㅠㅠ 감격...

이 포지션에서 하고 있는 일은:
- Prior Learning(트랜스퍼 크레딧, PLAR 등) 관련 모든 정책 마련과 업데이트
- 컬리지/4년제와 산업체, 어학원 등과 관련된 모든 아카데믹한 협약 체결 및 관리 (패스웨이 어학과정, 편입, 코업, 어프렌티스, 산업체 자격증, 교환학생, 디플로마+디그리, 조인트 프로그램 등의 협약이 만들어질때 주로 아카데믹 퀄리티 유지와 검토에 관한 사항)
- 교육부나 ONCAT등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교육정책 연구
- 위 사항이 변화할때마다 IT와 협력해 데이타베이스와 유저 인터페이스 업데이트
- 위의 모든 사항에 대한 직원/교수/매니져 트레이닝 및 정책이 안 지켜질 경우엔 부총장/총장에게 보고하고 시정이나 징계권유
...정도입니다. 처음과는 달리 업무가 좀 늘어나면서 이젠 팀 리드로 두명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렇게 생활이 안정되며 부모님의 우려도 한국들어오란 잔소리도 끝났습니다. 
하고싶은 취미생활 마음껏 하기에 좋은 8-4 칼퇴생활도 꿀... 가끔은 7-3 근무도... 팀 전체가 큼직큼직한 프로젝트들 데드라인 잘 지키고 퀄리티만 좋으면 누가 언제 오가든 신경 안 쓰는 분위기입니다. 

정부잡은 요구되는 스킬셋이 복잡하고 경력이 쌓여도 그에 대비한 페이가 사기업보다는 많이 짠 편이고 (+보너스도 없고, 세금낭비니까 행사나 회식도 극히 드물어요), 세금/연금/베네핏/노조 등 떼고 나면 월급이 60%정도 남습니다 엉엉엉 ㅠㅠ 
하지만 저는 15일로 시작해 30일까지 차차 늘어나는 휴가, 매년 10일은 100% 140일까진 75% 페이를 보장받는 병가 (작년에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이 덕분에 정말 맘편히 회복하고 복직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계발을 위한 6년마다 쓸 수 있는 안식년, (부서특성상) 재택근무도 종종 가능한 점 등이 너무 마음에 들고 이러고 살려고 이민 왔다 싶어서 이직한대도 계속 정부잡을 기웃거릴 것 같습니다. 노조원들간에 투명하게 공개되어있는 잡디스크립션과 페이도 마음에 듭니다. equal pay for equal work! 사기업 내에선 서로 연봉 알게되었다가 같은 스펙인데도 나는 차이 때문에 싸우거나 때려치는 경우도 가끔 ㅎㄷㄷ

3-4. 그리고...

여기서 해피엔딩일 것 같죠? ㅎㅎ

4월에 디렉터가 해고되고 (개인탓은 아닌 경우), 6월엔 매니져가 해고되고 (이건 harassment로 개인탓-_-;; 매니져를 순삭하는 노조의 파워를 실감했습니다), 여름과 가을에 거쳐 파트타이머 팀원들이 학업을 끝내며 다른 더 안정적인 자리를 찾아가면서 팀이 풍비박산나고... 인력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오버타임의 연속이었습니다-_-;; 오버타임보다도 괴로웠던건, 팀 일이니까 맡긴 했지만 인수인계를 받은 적도 배운 적도 없는 일이니 엄청나게 실수하고 사과하고 맨날 도움 구하러 다니고... 일처리를 똑부러지게 할수 없단 스트레스가;; 이대로는 못 살겠다 싶어서 노조랑도 얘기를 해봤어요. 다른 학교 다른 포지션도 찾아봤습니다-_-;;

그렇게 버틸듯 버티지 못할듯 하게 지내다가.. 올해 초에나 모든 자리들이 다시 채워지고 다행히 이제서야 평화가 좀 찾아오는 것 같아요.

철밥통이라지만 저는 최악의 시나리오 A B C+@를 항상 생각해두는 흰머리 제조기 성격이라-_-;; 언젠가는 이 모든게 온라인 교육에 밀려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또 다른 공부를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잡포스팅을 보며 어떤 스킬들이 지금 나보다 연봉을 잘 받나, 뭘 해야 이직을 잘할수 있나 알아두고 그런 스킬셋을 채울 수 있는 코스들을 듣고 있습니다... Educational tech으로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이론에 대해 배워두고, python으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나 내 업무를 어떻게 간소화해서 연구를 더 할 시간을 비울 수 있나 등등. 더 좋은 기회가 온다면 직장을 옮길 생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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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미래학자 Ray Kurzweil은 10여년 후면 인류가 기술을 통해 영생을 얻을거라 진지하게 믿던데, 저도 그걸 어느정도 믿어요. 영원히 즐겁게 사회와 교류하려면 영원히 즐겁게 공부도 해야겠죠 ㅎㅎ 이젠 일하며 공부하며 하루하루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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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에서 자라오고 공부하고, 주로 서양문화권 동료들과 쭉 일을 해온 저였지만 나라가 바뀌면서 순수문과라 별 하드스킬도 없었고, 아무런 현지 경력도 인맥도 없이 시작하느라 거의 4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지냈습니다. 대졸로 처음 일 시작했을때 받았던 연봉의 반도 안되게 안 주는 자리도 몇번 맡았고요.

이렇게 모든 걸 리셋하고 새 나라에서 다시 시작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인거겠죠...
다들 이렇게 힘든거다 원어민도 이런데 너는 포기해라 절망해라... 이런 얘기가 아니라, 올거면 이 악물고, 기대치를 현실에 맞춰 조절해가며, 
장기적으론 점점 더 나은 생활에 가까워질 단계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경력과 스킬을 쌓아 실행하시면 된단 생각입니다.

그리고 영어 유창하게 못해도, 비원어민 액센트가 쎄도, 매니져 디렉터 등의 직책까지 쭉쭉 오르며 대단한 스킬셋과 대인관계능력을 뽐내는 이민 1-1.5세 분들이 제가 속한 단체에도, 컨퍼런스에서 만나는 다른 단체에 내에도 꽤 보입니다. 막 튄다거나 신기하다거나 여기지 않을 정도의 수... 그 분들을 보며 영어는 원어민의 나라에선 그저 수많은 스킬 중 단 한 가지일뿐이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제가 실천한 구직팁 다시 정리합니다:
1.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내가 구직중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2. Elevator pitch 좔좔 나오게 연습
3. 면접엔 유머와 개인적인 커넥션을 이용하기

다들 이민해서 안정적인 직장 찾기에 성공하시길 바래요! 그럼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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