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몸과 몸이 닿는 것만 민감하게 반응할 뿐이지 애들한테 내색도 안했고 평범하게 잘 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제 팔뚝을 조금 주무르셨어요 주물럭거리는 느낌으로 갑자기 눈물이 나고 짜증이 치밀더라고요 교과서, 종이, 공책 전부 찢었어요 연필 부러뜨리면서 멍하니 있다가 창문 보니까 갑자기 뛰어내리고 싶더라고요 제 팔이 더러워진 느낌이에요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고, 물론 아직도 그래요 칼로 찌를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팔을 계속 때렸어요 잘라 버리고 싶어서..
평소에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의 반응인데, 이번엔 정신 잃고 가지고 있는 공책들 계속 찢으니까 친구들이 저지하고 정신 차리고 나서야 내가 왜 그랬나 싶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성폭행 당할 때의 기억은 떠오르지가 않아요 이럴 수가 있나요? 사실 제가 성폭행 당하지 않은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