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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에서 디질뻔한 썰
게시물ID : humorstory_3020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경행은강하다
추천 : 3
조회수 : 1169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7/19 21:04:14

안녕.

난 불알한짝이 음스므로 음슴체로 쓰겠음. 우선 100% 실화라는 걸 밝혀두고 시작할께.

난 사단직할 수색대에서 근무했음.

경기도 연천지역인데 거기는 아무도 없음.

왜냐 DMZ랑 가까이 있기때문에 산꼴짜기에 그냥 부대하나 덩그러니 있음.

거기는 유실지뢰도 많아서 특이한게 많음.

예를들면 보통 부대들 보면 탈영못하게 할려고 담벼락에 철조망 쳐놓고 하잖아?

그런데 우리부대는 부대 밖에 나가면 사방이 지뢰지대라서 벽이랑 철조망이 없었음.

그 말은 그냥 바로 도망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단 소리임.

 

하여튼 난 빌어먹을 동반입대 쥰내 좋은줄 알고 삭막한 군대에서 친구랑 죽마고우란 이런거다

몸소 보여주고 심신의 안정을 얻으려 동반입대한게 결국 최전방으로 떨어진 계기가 되었어..

(동반입대 하려는 애들아..      하지마라..)

그래서 난 현행작전부대, 즉 DMZ 내에서 작전을 하는 부대에 들어가게 된거야..

모르는 오유인들을 위해서 설명해줄게.

우리가 흔히 학교에서 배우는 휴전선 알지?

그게 바로 철책,GOP라인이야. 어떤애들이 나 GOP 나왔다~ 이러잖아

걔들은 그 철조망을 지키는 보초역할을 한거야.

그리고 그 철책을 열고 들어가면 거기 안에서부터가 DMZ라고해.

즉 비무장지대 (Demilitarized Zone)이야. 여기는 총 4km인데 남과 북이 2km씩을 점유하고 있고 그 2km 부분에 MDL(Military Demarcation Line)

이라고 군사분계선이 있는데 요거는 그냥 흰색 푯말이 군데군데 박혀있어. 그게 MDL을 나타내는거야.

여기서부터는 넘어올 수 없다는거지.실제로 MDL을 넘어가면  GP에서 제네바 협약을 위반했네 어쩌구 하면서 경고방송을 해.

GP에 대해 설명해줄게.  MDL 가기 조금 전에 GP가 있어. 여기는 DMZ 내에 있는 큰 초소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여기 애들은 1개 소대씩 돌아가면서 GP를 맡고 근무를 서고있어. 적의 동향을 감시하는거지.

북 GP랑 남 GP가 서로 마주보고 있거든.. 물론 북 GP갯수가 훨씬많아.. 거의 북3GP: 남1GP 정도야.

 GP애들을 연대직할 수색연대라고 불러. 얘네는 대대가 없다는 뜻이야. 원래 1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 이런식인데 얘네는 1사단 1연대직할 수색중대인거지.

 

 

뭐 각설하고 난 사단직할 수색대대로 연대가 없었어. 즉 1사단직할 수색대대인거지.

내가 했던일은 GOP 철책 안으로 들어가서 거기 누가 침입했나 확인을 하고 , 그날 거기서 아군의 매복이 있거든? 그 매복호를 점검하는거야.

여름에는 막 뱀같은게 서너마리씩 매복호에 들어가 있고 그래. 그래서 낫으로 대가리 후려치고 그런 선임도 있었어 ㅋㅋㅋ

그게 수색이야. 여름에는 아주 주옥돼는거야..

그리고 매복이 있는데 이건 해질 무렵 DMZ내부로 들어가서 매복호에서 적이 오는지 감시하다가 해뜨기 얼마 전에 철수하는건데

이건 겨울에 아주 주옥되는거야.. 영하 30도를 밑도는 곳에서 그냥 밖에나가서 밤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꺼야..

여름에는 각종 모기, 나방(크기가 어마어마함.아마 빌리 고추정도..)때문에 무지 고생해..

게다가 겨울에는 침낭등 여러가지를 가지고 가기땜에 등짐이 엄청 무거워서 개고생해..

 

어쩃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께..

난 그때 이병 개짬찌였어 ㅠㅠ 아직도 생각나네..

그날은 매복작전이 있는 날이었어.

보통 장비 챙길게 많아서(야투경, 야표기[총에서 레이져 나가는거], 등등) 갈굼을 많이 먹었는데

이날은 잘 넘어갔지..

그리고 무사히 작전에 투입을 했다?

어쩐지 잘 넘어갔다 했어..

보통 작전시 인원은 9명이 들어가는데 3명 3명 3명으로 조를 나눠.

난 그중에서 제일 앞조였는데 앞조는 매복호를 점검하는 역할이 있었어.

난 앞조에서 3번째 즉 마지막이었어. 그래서 앞에 선임 두명을 쫄래쫄래 따라다니면서 경계를 해줬어.

그리고 우리조 매복호에 들어왔지.

그리고 최고 선임이 말했어.

"야, 니네 둘 각자 다른조 매복호로 가서 걔네랑 교대해"

이게 무슨말이냐면 매복호 점검이 끝나면 제일 앞조의 두명이 다른조의 매복호로 가서 그 조 인원들이 들어올떄까지 경계를 제공해주는거야.

그래서 난 제일 끝조 매복호에서 걔네랑 교대하고 이제 내 매복호로 돌아가야했어. 일단 나왔지.

 

근데 이게 밤이라서 하나도 안보이는거야.. 설상가상으로 이날은 월광(달의 밝기)가 0%여서 달이 없어 하나도 앞이 안보였어..

그래서 야투경을 켰다? 근데 이게 초록색으로 보이는데 앞에 거무티티한게 한개 보이는거야.

그게 매복호를 검은 천으로 은폐할려고 싸놓거든? 그래서 나는 옳지 저기구나 하고 그리고 빨리 갔어..

근데 가다가 안경알이 떨어진거야. 이게 하이바 위에 야투경을 달면 너무 무거워서 자꾸 흔들거려..

게다가 짬찌떄였으니 제대로 고정도 못시켜서 하이바가 내 눈까지 내려와서 앞이 안보이는 모양새..꼭 등신같은 모양새가 된거야..

그러다가 하이바가 안경이랑 자꾸 부딪히니까 안경알이 빠진거지..

그래서 일단 빨리 안가면 갈굼먹으니깐 ..갈굼떄문이라기보다는 그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안경알을 찾기 시작했어..

안보이데...아무리 찾아도..

그래서 결국 주저앉아서 손으로 사방을 훑었어. 비가온지 얼마 안지나서 땅은 다 질었는데 거기다 대고 팔을 비벼대니 다 진흙투성이가 되었지..

그리고 결국 안경알을 찾아서 내 난닝구에다가 닦고 안경을 끼울 상황이 안되서 일단 주머니에 넣고 한쪽 눈에만 의지해서 앞으로 갔어..

근데 이게 한쪽 안경알이 내가 너무 흥분해서 그런가 김이 이빠이 서린거야.. 그래서 앞이 한개도 안보이데..

얼마나 절박했냐면 존나 짱나서 안경 김서리니깐 벗어서 혀로 한번 쥰나 핥았어. 그러니깐 좀 낫더라고,..

그래서 결국 한눈에 의지해서 찾아가는데 검정색 까지 왔어..

근데 아무것도 없데..

 

아.. 이건 바로 매복호 전방 20m쯤에 있는 크레모아(대인지뢰) 설치대였어.

난 아 주옥됬다 하면서 후방을 보니깐 큰 검은게 있는거여... 그게 우리 매복호였지.

그래서 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빠른 걸음으로 재빨리 매복호로 접근했어..

얼마나 긴장했는지 다리가 후들후들 한발 내딛기도 힘들었어..

그런데 갑자기 매복호에 다와가는데

매복호 안에서

"정지" 이러는거야.

와.. 우리 매복호 최고참이랑 고참이 나한테 총을 겨누고 있더라고..

우리는 현행작전부대여서 북한군과 언제 만날지 몰라 항상 실탄을 장전하고 가거든..

그래서 난 준내 빨리 xx입니다 xx입니다 oo병장님!! 이랬어.

그러니깐 그떄서야 그 선임이 "야이 씨벌놈아" 이러면서 빨리 티와라고 하데..

와 그 떄 진짜 나 개갈굼 먹을줄 알았거든? 그 선임 정말 무서웠거든..

 그런데 의외로 그 때 그 선임은 별말 안했어..

나중에 들었는데 그 선임 조정간 점사로 돌리고 방아쇠에 손가락까지 집어넣은 상태였다고 하더라고..

매복호 점령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게 접근하더래.. 그게 나인데  북한군이 온줄 착각한거지.

당연한게 우리 아군은 전부 뒤에 있었는데 우리조 매복호는 아군 전방이니깐

아무도 전방에서 접근한 사람이 없는데 누군가 전방에서 접근한건 적일수밖에 없으니깐..

나란새끼가 설마 거기서 올줄은 상상도 못한거지..

 

어쨌든.. 그 일이 있은 후 그 선임은 얼마 후 잘 전역했고

나도 지금은 전역하고 여유롭게 에어콘 나오는 방에서 이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감사해.. 

내 썰은 여기까지야.. 긴 글 봐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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