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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여당 의원, 유족 분통에
"경비는 뭐하나" 모욕도
1일 이틀째를 맞는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세월호 국조특위)가 정부와 여당의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아니라 '사건 봉합용 요식행위'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무성의한 답변도 모자라 자료 제출을 거부하기 일쑤고, 일부 의원들의 무성의한 질의 등도 국정조사 부실에 한몫하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국회가 세월호 참사 조사를 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답답해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첫날(30일) 기관보고를 지켜본 뒤 낸 '모니터링 결과 자료'를 통해 "일부 의원들의 경우 부여된 질의시간 대부분을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개인 감상 수준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 소모했다"며 "심한 경우에는 여당 쪽 의원의 절반 정도가 자리를 비운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특히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가족대책위는 "가족들에게 언성을 높이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날 기관보고에서 지지부진한 국정조사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가족에게 "내가 당신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 하나"라며 유가족들을 불청객 취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틀째 국회 회의장을 찾은 희생자 가족 12명은 국정조사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한 어머니는 아들의 학생증을 꺼내 만지작거렸다. 휴식시간에 만난 세월호 희생자 가족 오아무개(43)씨는 "(일부 의원, 정부 관계자들의 질의가) 책을 읽는 것 같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저들이 (사고를) 저질렀으니 진실을 밝혀야 하는 거잖아요. (진상을) 100% 알 거라고 기대는 안 하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진실이에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애초 전남 진도군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조합 등의 기관보고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로 장소가 바뀐 것에서도 이번 국정조사에 임하는 여당의 속내가 읽힌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기관보고를 위해 서울로 올라갈 경우, 남은 실종자 11명의 구조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진도에서 하자'는 게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였다. 이는 새누리당 소속인 심재철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장도 약속했던 사항이다. 그러나 사고현장에서 국정조사가 열리는 것을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날인 30일 이를 끝까지 반대하자, 국정조사 무산을 염려한 실종자 가족들이 새누리당에 양보해 국회에서 열리게 됐다. 사고 이후 줄곧 진도에 상주하던 이주영 해수부 장관은 결국 이날 서울로 올라와 기관보고에 참석했다. 진도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이날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종자 수색 차질을 줄이고 현장 중심의 조사를 위해 한 약속을 여당 의원들이 지키지 않았다"며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이 국민과 실종자 가족 앞에 진실하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의 자료제출 거부는 국정조사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진상을 규명하려 해도 정부가 자료 제출을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부분이 너무 많지 않나. 서류들이 잘 제출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특히 청와대와 총리실은 야당이 꾸준히 요구해온 청와대의 사고 인지 시점, 첫 보고 내용, 대통령의 초기 지시 내용 등에 대한 자료 요구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