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후, 같은 반이었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난 그 친구와는 20년만에 처음으로 따로 연락을 받은터라 전화받기가 조금 망설여졌는데, 20년만에 처음 울린 전화벨이기도하고...................그래서 받았다. 잘지내냐고 짧은 안부인사를 묻더니, 낼 아침 아홉시에 만나서 놀자는 것이다. 때는 한겨울, 잠시 또 망설이다가, 그래도 고등학교 동창친구가 만나자는 것이기에 알겠다고하고 다음 날 아침 아홉시까지 친구네 동네로 갔다. 도착했다고 전화하니, 친구가 슬리퍼를 끌며 나를 데리러왔다. 그러더니 자기네 집으로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서 놀으려나보다 하고, 순순히 따라갔는데 그 집 앞에는 봉고차가 한대 세워져있고, 부모님이 나와셔 봉고차에 짐을 잔뜩 싣고 계셨다.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친구가 잠깐만 기다리리라며 옷을 입고 나오겠다는 것이다. 잠시 후, 친구가 나오더니 그 봉고차에 타라고 했다. 얼떨결에 봉고차를 타자, 부모님께서도 봉고차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출발을 하셨다. 난 그때까지만해도 우리가 놀러갈 곳에 데려다주시는 줄 알았다. 어디가냐고 물어도 친구는 "그냥 저기~ 가보면 알아"라고만 했다. 얼마 안가 마트 앞에 도착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마트에서 장을 한가득 봤다. 그리고는 다시 봉고차에 올라타라는 것이다. 너무 이상했다. 어디를 가냐고 물어도, 좋은데 간다고만 하고 말을 안해준다. 부모님께서도 별로 말씀이 없으셨다. 나는 그 친구와 별로 안친하기도 하고, 어른들도 계시기에 더이상 묻지 않고 잠이 들었다. 얼마 후, 눈을 떠보니 어느 군부대안으로 들어가고있었다. 이상했다. 친구에게 어디냐고 물었다. "우리오빠 면회온거야." ................................. 난 왜냐고 물었지만,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 "오빠 면회오는데 우리끼리오기 심심해서" 그러더니 군부대안에 들어서자, 이번엔 px안에 들어가 있으라는 것이다. 추워서 그런가보다 하고 의심없이 px안에 들어갔다. 5분 정도있자, px문이 열리면서 군인 두명이 날 유심히 쳐다보고 다시 나갔다. 그러자 친구가 나와서 같이 밥을 먹자고했다. 군부대 안에있는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삼겹살을 굽고있었다. 난 안친한 사람들이랑은 밥을 잘 먹지못해서, 그냥 차에 가있겠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는 반갑게 "그럴래? 그럼 우리가족끼리 얘기좀 하다갈게. 차에서 자고있어^^"라고 말했다. 차에서 한 3시간쯤 잤을까. 친구네 가족이 돌아왔다. 그리고 아까 px에서 날 쳐다봤던 군인이 와서 내게 인사를 하고 갔다. 집으로 가는길. 친구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얘, 내 아들 선임인데, 하도 여자를 소개해달라고해서, 그냥 편지만 몇번 주고받아봐. 안만나도돼." 그리고는 우리집까지도 아닌, 친구네 집앞에서 차를 멈추더니 친구에게 오천원을 주며 나랑 김밥을 사먹으라고 하셨다. 친구는 나를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더니, 아까 삼겹살을 먹어서 밥생각이 없다며 잘가라고하고는 집에가버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그 친구를 오늘 홍대 나갔다가 우연히 마주쳤다. 내가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아는척을 하려고 제스처를 취하자, 그 친구는 옆에있던 남자친구의 팔짱을 끼고 유유히 사라졌다. 바람같은년........... 그때 이후로 친하지도 않은 친구가 전화연락을 해오면 피하려고하는데 전화가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