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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교과서에서 삭제되었다고 뉴스에 나왔던 시죠..
게시물ID : lovestory_446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화서동참치
추천 : 0
조회수 : 8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7/20 15:53:34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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