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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러블리즈 팬들을 위한 시
게시물ID : star_319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왤케이쁜신비
추천 : 1
조회수 : 24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10/05 15:09:39
알록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 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젠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 
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이 뛰어들 것만 같애 
두터운 벽도 이웃도 못 미더운 북간도 술막 

온갖 방자의 말을 품고 왔다 
노포래를 뚫고 왔다 
가시내야 
너의 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 
술을 부어 남실남실 술을 따르어 
가난한 이야기에 고이 잠궈다오 

네 두만강을 건너왔다는 석 달 전이면 
단풍이 물들어 천리 천리 또 천리 산마다 불탔을 겐데 
그래두 외로워서 슬퍼서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렸더냐 
두 낮 두 밤을 두루미처럼 울어 울어 
불술기 구름 속을 달리는 양 유리창이 흐리더냐 

차알삭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취한 듯 
때로 싸늘한 웃음이 소리 없이 새기는 보조개 
가시내야 
울 듯 울 듯 울지 않는 전라도 가시내야 
두어 마디 너의 사투리로 때아닌 봄을 불러줄께 
손때 수줍은 분홍 댕기 휘 휘 날리며 
잠깐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라 

이윽고 얼음길이 밝으면 
나는 눈포래 휘감아치는 벌판에 우줄우줄 나설 게다 
노래도 없이 사라질 게다 
자욱도 없이 사라질 게다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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