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태어난 사람으로써 글을 써봅니다.
제가 5살때까지만 하더라도 욕은 없었습니다. 유치원생이 욕을 하는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있을수 없던 일.
제가 8살때엔 가장 심한욕은 사람을 주변 사물에 빗대거나, 혹은 신체, 혹은 이름을 비꼬는 말이엇습니다.
가령 <<대두, 냄비, 덩어리, 이름이 박으로 끝날경우 박수무당 등이었습니다.>>
제가 10살때 학교에서 가장 심한욕은 멍청이 였으며, 주로 하던 욕은
<<바보 멍청이 해삼 말미잘 똥개>> 였습니다. 이 말만 들어도 학생들은 서로 주먹다짐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제가 11살때 외국에서 처음으로 <<뻑큐>>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뻑큐는 사람을 비하하는게 아니라고 인식되었었고, 나중에서야 뜻을 알고 안쓰는게 고작이었습니다.
제가 12살때 점차 영화, 드라마에서 욕을 하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그 당시엔 가장 심한욕이 발전하여 <<개새끼, 씨발롬>> 이었습니다.
만약 그 단어만 꺼내도 친한친구 사이라 할지라도 서로 주먹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13살때 2002 한일 월드컵등으로 열기가 뜨거웠었는데, 전 그때 친구를 잘 만나 1년간 욕을 한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뭐, 그 당시부터는 누군가에게 <<뻑큐>>만 날려도 달려올 정도로 <<뻑큐>> 가 가장 심했고, <<개새끼, 씨발롬>>은 여전히 과한 위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14살때까지만 하더라도 <<개새끼, 씨발롬>>은 약하지만 위력이 있었고, 그 당시 점차 발전한 욕은 <<미친새끼>>가 가장 심한욕으로 군림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인가 방송에서 <<섹시>><<뇌살>> 등의 용어를 쓰면서 여성을 점차 미모의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성형이 본격적인 붐이 된건 아닌가 싶음.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
제가 16살때, 더이상 <<개새끼, 씨발롬, 미친새끼>>는 심한 축에 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영화가 발전하여 <<왕의남자>><<태극기 휘날리며>><<두사부일체>> 등이 나왔는데, 대부분의 한국영화가 실상에서 쓰는욕보다 더하게 쓰면서 그 파장이 사회에 감돌게 되었기때문입니다. 덕분에 학생끼리도 <<개새끼>>를 자주 쓰게 되었고, 그때부터 욕을 해도 왠만해선 화를 내지 않는 풍조가 나타났습니다.
제가 17살때, <<존나>><<x까>> 등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고, 욕은 이제 사회에서 웃고 넘어갈수 있는. 인격모독이라 생각하지 않게 된 요상한 세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병신, 냄새나는 새끼, 지랄하는 새끼>> 등도 웃고 넘어가지 않으면 이젠 소심한 성격의사람으로 변해버렸더랬죠.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얼마전, 오랜만에 분식집 앞에서 순대를 먹고 있었는데 멀리서 초등학생 2명이 달려오는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 등뒤를 지나갔을때 초등학생의 입에서 <<거기서, 개새끼야>> 라는 험한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또다른 학생의 입에서도 <<좆까, 쓰레기 새끼>> 라는 귀를 씻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험한 말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둘다 웃으면서 쓰는게 씁쓸해서 순대를 몇점 먹다말고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만약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저 말을 해석해달라고 하면 통역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점차 욕이 실생활화 되가는게 씁슬해서 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