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 논란...베오베에도 갔었죠..
어찌보면 일정 시간이 되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문제이죠..
우선 '왜색'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전통 문화가 일상생활과 유리되었습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아직도 전통 문화가 그대로 남아있죠.
그래서인지 일본 애니에서는 기모노, 일본식 전통 가옥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일본 문화가 개방되기 전, 기모노 일본식 가옥 등은 (특히 애니에서) 모조리 편집되어야 했습니다.
기모노를 수정해서 원피스 비스무리한 솜옷(...)으로 만들거나 해당 부분을 잘라내거나, 아니면 그 화 전체를 편집하거나요.
왜색 논란에서 제가 중점을 두는 것은 이렇게 명확히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생활이나 습관, 말투에서의 왜색입니다.
1. 여어
2. 사과할 때 도게자 or 손바닥을 드는 것
3. 밥 먹기 전에 합장
4. 밥 먹을 때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입에 대고 먹기
5, 각종 일본어 번역투
6. 일본어식 표현, 감탄사(헤에~ 에또 등등)
7. 일본어식 관용구(누가 뒷담하면 재채기 하기. 추노에서도 이것때문에 말이 많았죠.)
이러한 것들이 우리나라 웹툰, 소설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애니요? 글쎼요...워낙 국가적으로 탄압한게 애니라서..ㅜㅜ)
뭐가 문제일까요?
저는 '진지한 고찰 없이, 이를 작품에서 쓴다' 를 문제로 봅니다.
진지한 고찰 없이, 그냥 자주 접해서 익숙해졌기에 생각없이 쓴다고 봅니다.
쉬운 예를 들어볼까요? 지금 90년대생 분들, 중~고등학교 시절 '양판소'라 불리는 양산형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어보셨을겁니다.
그런데 희안하게, 그 많은 양판소들 소재, 줄거리, 내용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줄거리,내용이야 타겟 독자층이 비슷하니까 그렇다 쳐도, 왜 소재가 거의 같을까요?
드래곤물(아린이야기, 카르세아린 등)에서 주로 나오는 색깔별 드래곤(골드드래곤,레드드래곤,블루드래곤 등)은 D&D가 시초이죠.
또한 난쟁이 드워프, 금발+미인 엘프, 발록, 오크 등은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톨킨이 시초이죠.
우리나라에 이러한 소재가 정해진 경로는 흔히 이영도 등 1세대 판타지 작가 → 소재를 적당히 베낀 작가 → 양산형 작가
이렇게 알려져있지요.
1세대 작가의 작품(드래곤 라자)은 그래도 작품성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하지만, 위의 그림에서 피라미드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작품성은 곤두박질칩니다.
즉, 양산형 판타지 작가들은 양판소를 읽으면서 대충 익숙한 소재(드워프, 엘프 등등)를 생각없이 쓴다는 거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러니 당연히 다 고만고만한 작품이 나올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왜색 논란으로 들어가보죠.
물론 소재 선택에서 고찰없이, 대충 했다고 해서 작품의 질이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작품을 집이라 비유하면, 집을 지을 소재를 값싸고 싸구려로 구입하는 사람 100에 99는 날림공사를 하기 마련이죠.
소재에 대한 고찰도 없는데 줄거리, 전개 방식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이겠습니까.
또한 판타지의 경우 '낯선 세계'니까 우리의 일상과 달라도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왜색의 경우, 우리와 비슷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쓰지 않는 말을 하니 그 괴리가 커지죠.
예를 들어 판타지 세계의 경우, 도둑 길드가 있던 용병 길드가 있던 판타지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쓴 일상 소설의 경우, 분명히 생활 방식은 우리와 비슷한데 '헤에~, 에또~' 이러니까 뭔가 맞지 않는다는 거죠.
글이 길어졌는데, 요약하자면 왜색 논란은 결국 작가로서의 자질 문제다 이거죠.
등장 인물간의 대화, 행동, 사건을 전개할 때 그냥 자기가 많이 접해서 익숙한 일본 특유의 문화를 그대로 끌어다 쓴다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