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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자친구가...
게시물ID : car_138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식처
추천 : 20
조회수 : 216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07/21 17:51:26

똥 밟은 채로 내 차를 탔다. 


조수석 문을 열었더니 왠 흙덩어리가 있길래 발로 쳐낸것이 실수 였다. 


흙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똥이 뭉개지며 밀려났다. 똥이 밀려난 자리엔 그 흔적만이 그곳에 똥덩어리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난 똥인줄 모르고 진흙인줄 알았다. 


진흙보다 입자가 더 곱고 부드러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눈치 챘어야 했는데..


아마도 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머리로는 인지 했지만 마음속으로 부정하고 싶었달까.. 


똥덩어리가 있는 곳에 코를 갖다 대고 나서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똥이었다. 


개똥인지 사람똥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똥 주변으로 왕따시 만한 똥파리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니 똥냄새는 가히 으뜸이었다. 


코를 주먹으로 한 대 맞는 다면 이런 느낌일까. 


냄새에 코를 얻어 맞은것 같은 느낌이 들은건, 


유럽갔을때 근거리에서 현지인 암내에 타격 받은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도대체 왜 여기에 똥덩어리가 있는 것인가 여자친구를 의심했지만 여친은 계속 부인했다. 


구두신고 어떻게 이런 똥덩어리를 밟았을 수가 있냐고. 


일리 있는 말이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수긍할수 밖에 없었다. 


똥덩어리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면 여친이 밟은것이 확실하지만 


여성으로서 똥을 밟은것은 스스로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하늘이 내리신 똥이겠거니 하고 


처음부터 똥인줄 모르고 발로 쳐낸 나를 원망했다. 


발로 쳐내지 않고 티슈로 들어냈다면 한층 닦아내기 수월했을텐데. 


이미 조수석은 똥범벅으로 만신창이였다. 내 신발도 만신창이였다. 


물티슈를 꺼내 뒷처리를 했다. 


점심 식사를 위해 내린 참이므로 뒷처리는 최대한 신속하게 끝냈다. 


그렇게 똥을 닦고 


밥먹고 나와서 차에 타기전에 무심코 여자친구가 구두를 들어 '진짜 내가 밟았나' 라고 생각하며 밑창을 확인했는데 


그곳에 똥이 있었다. 


겸연쩍게 웃는 여자친구를 뒤로 하고 구두 밑창에 붙은 똥을 물티슈로 열심히 닦아 냈다. 


그리곤 여자친구와 헤어진뒤 바로 세차장으로 가서 30분 동안 매트를 빨았다. 


에어컴프레셔로 털고 고압청소기로 빨아들였다. 


이정도면 되었겠지.. 하고 집으로 가는길에


계속 차안에서 은은한 똥냄새가 났다. 


창 밖 밭에 뿌린 거름 냄새 겠지... 도심한가운데 이지만 그렇게 믿어 본다.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더운것 같다. 눈에서도 땀이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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