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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피님은 말도 안되는 선동질은 좀 그만하시죠?
게시물ID : history_3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ㅇㅇΩ
추천 : 10
조회수 : 1200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1/04/12 17:38:05
 당신이 낚인 도시전설

2005년 4월 29일 다산 정약용의 묘에서 쇠꼬챙이가 발견되자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한 신문은 이렇게 전했다.‘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봉분에서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박은 것으로 보이는 쇠막대 10개가 발견돼 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일본이 우리 국토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소위 ‘단맥설’을 정부도 각종 자료에 사용해 왔다. 공보처는 김영삼 정부 국정 5년을 기념해 펴낸 자료집 ‘변화와 개혁’ 1권에 ‘전국 시·군·구에서 모두 118개의 쇠말뚝을 뽑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 역시 증명하기 힘든 도시전설 중 하나다. 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신앙사전편찬위원은 “전국 수백 개 마을에 가봤는데 서너 마을에 하나씩은 그런 전설이 있다. 이런 전설은 하나같이 ‘원래 우리 마을이 형세가 좋아 큰 인물이 날 곳인데 일제가 말뚝을 박아서 안 난다’는 식이다. 대다수는 1900년대 일제가 공사를 위해 박았던 쇠말뚝이 부풀려진 이야기”라고 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학 교수는 “평생 그 문제(일제 쇠말뚝)를 연구했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일방적으로 하는 소리다. 그런 행위를 했다면 대한민국 어디에라도 그런 행위를 했다는 자료, 예를 들면 예산이 통과됐다든지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고 말했다.


http://news.nate.com/view/20110331n28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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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총독부 말뚝에 한글이?

진상을 알아보자면, 우선 조선총독부가 주도적으로 쇠말뚝을 박았다는 말은 많지만 그런 기록은 발견할 수 없다. (뭐 이런 주술적 의식을 비밀리에 했다면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게 의외일 테지만.)

쇠말뚝을 박아서 지맥을 끊는다는 발상 자체가 우리나라의 풍수지리 전설에서 등장하는 것이며, 풍수지리라는 개념이 없었던 일본에는 이와 비슷한 전설이 전혀 없다. 애초에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인들은 풍수지리라는 개념 자체를 미신으로 취급했다. 미신을 역으로 이용해서 정신적 공격을 하려는 의도다. ...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다면 기록도 남기지 않고 아무도 몰래 박아놓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하나의 단체,혹은 일제 정부가 주도했다고 하기엔 말뚝 모양과 크기 등이 전부 제각각이다.

소설작품에서도 자주 이야기가 나오는데, 퇴마록에도 비슷한 소재가 등장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도 지금은 철거된 조선총독부 지하에 설치된 쇠말뚝을 가지고 전개한 얘기인데, 얘기가 너무 허무맹랑하다. 예를 들어 서울이 우주의 정기를 끌어모으는 입구라 일본이 쇠말뚝으로 정기를 차단했다나? 잠깐, 이거 어느 만화에서 많이 본 내용인데? 천인이었던거냐 일본놈들

이와 비슷한 풍수공격은 지금도 믿는 사람이 있어서, 유명한 위인이나 특정 조상의 묘에 쇠로 된 칼붙이를 집어넣어서 그 자손의 정기를 끊어놓는 저주계열의 주술로 사용되기도 한다. 90년대 중후반에 어떤 정줄 나간 무당이 위인의 묘에 그런 짓을 한 적이 있어서 화제가 되었다.

풍수적으로 땅에 뭔가를 박아 정기를 끊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런 행위를 함으로써 과연 이 땅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는 큰 의문이 든다. 어쨌든 이걸 박는 놈들은 병크.

사족으로, 원래 이 땅에 최초로 쇠말뚝을 박았던 사람은 임진왜란 당시 파병온 명의 이여송이라는 전설이 있다. 문제는 너무 쇠말뚝을 박다가 자신들 조상 지맥을 끊어버려 결국 자폭했다고 하지만...
하지만 이 역시 어디까지나 민간설화에 불과하다.

이여송이 읽은 것은 어디까지나 장군으로서의 전술적인 이해로 지세를 읽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머나먼 타국에 와서 장군(그것도 무장)이 조선의 풍수지리에 능통할 리도 만무하며, 그 풍수를 응용하여 조선땅에 해를 끼치는 류의 짓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신빙성이 없다. 조상 운운은 말할 필요도 없고. 사실 이러한 설화는 임진왜란 때 왜군장수가 어디에 칼을 꽂았네 하는 식의 얘기와 마찬가지 맥락으로 가능성이 없다. 그냥 당시 민심을 반영한 정도의, 도시전설 조선시대 버전 쯤으로 보는 게 합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맥 치는 이야기는 제주도에도 있다.

쇠말뚝의 정체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측량용으로 꽂은 것과 과거 국군 임시 막사 설치시 꽂아 놓고 잊어 버린 것이 대부분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위 사진의 몇몇 쇠말뚝을 보면 위가 고리형으로 된 게 군인들이 임시 천막 설치할 때 쓰는 그거랑 똑같이 생겼다. 심지어는 말뚝에 한국 정부 각인 찍혀 있는 경우도 있다고. 뽑고 싶으면 관련 기관에 물어보고 뽑자(…).[1]

일본에서는 쇠말뚝 뽑기를 반일감정에 의한 과도한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듯. 일본 위키페디아에서도 설명하고 있다. 근데 너무 비웃으려는 의도가 강했는지는 몰라도 쇠말뚝을 뽑고 다닌 탓에 정확한 지도를 못 만들게 되었다는 식으로 좀 오버하는 설명을 적어놨다.(지금도 쇠말뚝 뽑느라 오버하는 사람들이 많긴하다)

측량용 말뚝이라고 해도 수십년 전에 꽂은 것이고, 측량은 다 끝났는데 이제 와서 지도에 영향을 끼칠 리가 있겠는가? 지도 제작 기술도 많이 발달했고, 이제는 위성 사진까지 있는데 말이다. 여기나 저기나 국수주의 빠돌이들은 답이 없다. 병크.

재미있는건 도시 전설 관련으로 그때 증언한 마을 주민에게 증거를 물어보니 피디가 그렇게 대답하라고 해서 일본놈들이 박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걸 진지하게 믿고서는 티베트 가서 박은 예수쟁이들이 나왔다.예수쟁이/사건사고 참조

일본 2ch에서는 늘 까인다. 

위의 내용과는 조금 별개로 최근의 전남 무안에서 쇠말뚝이 발견됬다. 다만 보통 것과는 다르게 묘지(!)만 집중적으로 수십개 혹은 수백개씩 박혀 있었다고 한다. 무덤도 남자가 있는 집의 무덤만 골라서 박았다고 하니.....흠좀무.기사보기

만화 풍장의 시대에도 쇠말뚝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신들이 가슴을 쥐어뜯고 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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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쇠말뚝 단체들이 간과하는 것중 하나는 고층건물 고층건물 시공시 기초를 다지기 위하여 파일 공법으로 지하 수십 미터 이상 파일을 박는다. 송전용 철탑, 지하철, 빌딩 등도 기반공사로 지하를 파헤쳐야 하는 사회 기반시설로 이런 것들을 스스로 건설하지 않냐고 일본 쪽에서 반박 및 비판하기도 한다. 뭐든 과하면 안 좋다

그리고 지맥에 말뚝 박으면 민족정기가 사라진다니 하는 거 자체가 무슨 미개인 인증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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