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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그들은 반짝이는 별이었다.
게시물ID : starcraft_320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er0
추천 : 23
조회수 : 10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8/05 00:20:58

 

아마 처음으로 스타리그를 방송한 것은 투니버스였을 것이다.

 

어린 나에겐 TV에서 게임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것 만으로 너무나 좋았다.

 

그렇게 학원 가기전에 나는 항상 스타리그를 봐왔다. 

 

나도, 우리 형도, 내 친구도, 학교 아이들도, 학원 아이들도...

 

우리 세대는 E-Sports의 태동 전부터 꿈틀거리며 걸음마를 애쓰는 그 풋풋함을 보았다.

 

우리 모두는 스타리그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리그는 커졌고 더욱 많은 이들이 선수로써, 팬으로써 참가했다.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보고 몸을 맡긴다는 것. 그런 것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게임전용 채널이 생기고 게임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 생기고 게임이 스포츠화 되는 것이 얼마나 황당하고 놀라우며 혁신적인 일인지는 알기 쉬웠다.

 

국가의 군단위 중 하나인 공군에 프로게이머 구단이 있는 나라.

 

국가 공식의 타임머신 캡슐에 스타크래프트 CD를 넣은 나라.

 

국제항공기에 게임 홍보를 그려 넣고 결승전을 치루는 나라.

 

수십만명이 스타리그를 보기 위해 모이고 소리지르며 환호하는 나라.

 

그리고

 

프로게이머가 있는 나라.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이,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다.

 

 

이상하게 테란을 알레르기마냥 혐오했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랑을 하게된 황제 임요환은 E-Sports의 장르개척과 리그 발전, 게임 수준의 발전과 화려한 우승 경력 외에 당시 시대에 프로게이머를 선택하여 이 나이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그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열정이 빛났다.

 

내가 최초로 TV의 인물을 현실로 보기 위해 경기장에 찾아가게 만든 프로토스의 아버지 김동수는 그 우직함과 힘이 너무나 듬직했으며 스타리그에 가을의 전설이라는 계보를 그려넣었다.

 

무관의 제왕 홍진호는 그 인간적인 모습과 게이머로써의 인생에 너무나 감정이입이 되었고 이번 마지막 별의 밤에서 꿈에 그리던 승리. 비록 이벤트 레전드 매치였지만 평생의 라이벌이자 애증의 대상인 황제를 꺾고 드디어 1을 품었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정말 수많은 선수들이 있었다.

 

수많은 별들이 빛났다.

 

 

 

별똥별의 무리가 내린다. 각자 남기는 꼬리의 여운도 가지각색, 크기도 천차만별, 빛깔도 알록달록

 

별의 밤이 저문다.

 

13년은 참으로 짦은 시간이다. 국가 단위로 보나 인류의 역사수준으로 보나 찰나와도 같을 것 이다.

 

하지만 이 13년은  앞으로 우리들과 세계에 큰 발자국을 보여주며 인도하고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게끔 할 것 이다.

 

 

적어도, 나. 아니 우리의 가슴 속엔 영원히 빛날 것 이다.

 

별이 빛난다.

 

가슴 속에

 

 

우리에게

 

그들은

 

별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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