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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나와 백점짜리 남자친구... 놓아줘야겠죠.
게시물ID : gomin_320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민Ω
추천 : 1
조회수 : 104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2/04/22 23:41:12


현재 나이 스물다섯, 
모 대기업 인턴중에 있는 여자대학생입니다. ㅎㅎ

속 모르는 주변인들은 구김살없고 잘 웃는다고 하지만 제 인생에는 굴곡이 많았어요
어릴적 당한 성폭력때문에 남은 트라우마로 사춘기시절 방황 및 가출도 많이 했고
스물 어린 나이엔 질 나쁜 사람들과 어울려 싸움질에 술집 일까지 했고 
만났던 애인들도 죄다 양아치나 호스트바 선수...동거...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스물둘때 술집 여자들한테 맞아 죽을번한이후 정신차린다고 머리카락까지 한번 밀고 술담배 끊고
인서울 하위 4년제대학교 재입학해서 안돌아가는 머리 열심히 기름칠해 토익 구백가까이 만들고  
현재는 취업의 꿈을 안고 대기업 인턴...아니 노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ㅎㅎ 

독신주의로 애인도 안 만나고 평생 혼자 꿋꿋이 살아갈 계획이었는데
너무 백점짜리 남자를 만나버렸습니다. 
서른한살이니 저보다 여섯 살 많은 그 사람, 입사 4년차인데 요즘 젊은 사람들답지않게 싹싹하고 바르고 
책임감있고 굳은 일 어려운 일 가리지 않고 도맡아하고 팀원들 사소한 일들도 모두 자기일처럼 챙기고,
능력있고 외모도 준수한 이런 사람이 왜 애인도 없고 결혼도 안했을까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눈이 맞아 비밀연애를 하는 사내커플이 되었는데 
이사람의 과거나 주변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연애를 못한 것이 아니라
연애할 겨를이 없었던 나름의 사연이 있었더라구요. ㅎㅎ
아무튼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남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날려버릴 정도로 
이사람과 만나면 만날수록 '아, 이 남자 진국이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람이 장점만 있을순 없으니 약간의 의견차이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배려나 예의 같은 인간적인 부분에서 내가 과연 이보다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배려심 깊고 인간적이고 생각이 깊고 흡연도 하지 않고 절제력도 강하고 자기관리나 계발도 열심이더군요.

그러다보니 참 슬픈 고민이 생기더라구요. 
그 사람에게 전 세상에 찌들지 않은 밝은 여자애라는 가면을 쓰고 만나고 있는 거지만
(제가 인상도 선한 상에다 몸집도 자그만해서 그런 이미지가 많이 풍겨요 ㅎㅎ)
언젠가 제 추악한 과거나 숨겨진 본모습을 알게 되면 어쩔까 하구요. 
이사람이 매일 제게 주는 마음이나 감동이 제가 갖기에는 너무 과분하고 아깝더라구요 ㅎㅎ
결혼 적령기라 한창 들어오는 선자리나 소개팅도 다 거절하고 있는것 같던데
이렇게 좋은 사람 멋진 사람에게는 좀더 멋진 여자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너무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라 정말 저에게는 과분하게도 백점짜리 남자라 
이사람을 너무 사랑하게 될까봐 제가 나쁜마음먹고 발목이라도 잡아버릴까봐 무섭네요 ㅎㅎ
그래서 공개연애 하자는 그사람을 간신히 말리고 비밀연애 하고 있습니다. ㅎㅎ 
인턴쉽이 끝나면 이별을 고할까 생각중입니다. 
정말 어두침침한 음지에서 인간 같지도 않은 삶을 살며 인간같지도 않은 연애를 하다 
양지로 기어나와 태양같이 밝고 따스한 사람을 만나니 나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져요 ㅎㅎ 
이런 바른생활 사람이 내 추악했던 모습을 알게되면 어떡할까 하는 두려움이 너무 크구요 ㅎㅎ 

참 심란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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