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라. 남은 모든 힘을 공부에 쏟아라. 빈 시간도 모두 공부에 놓아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 -꿈을 가지고 지금 힘든 것을 이겨내라. 지금 힘든 것을 이겨내면 언젠가는 봄날이 온다. 이것은 어머니/아버지 세대로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 고전적인 공부법 사고이기도 하며, 현재까지 여러분이 공부에 대해 가지고 있는 통념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시중에 팔리고 있는 수기 위주의 책들도 위와 같은 사고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들을 참고하면 공부를 잘하는 것은,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얼마나 힘든 상황을 참고 이겨냈는가로 결정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극이 되는 말을 듣고 이제 진짜 전력투구를 해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투리 시간도 하나하나 아끼며 비빔밥을 먹으면서 책을 보고 자리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고 공부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 자신이 정말 멋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극을 받아서 공부하다가 금방 지쳐서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난 뭘 해도 안되는 건가 하고 무기력감에 빠집니다. 위와 같은 사고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간과하고 있다는 것은 틀렸다는 말이 아닙니다.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 간과하고 있는 면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물리학자들이 뉴턴의 고전역학은 양자레벨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 내고 불확정성의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듯이 말입니다 쿠키가 좋아, 무가 좋아? 책 <스위치>에 언급된 실험입니다. 그 실험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사람들을 A와 B, 두 집단으로 나눕니다. A집단에게는 쿠키를 주고
B집단에게는 무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같은 방에 몰아넣고 각각 쿠키와 무를 먹게 했습니다. B집단은 A집단의 쿠키를 부러워했지만, 어쨌든 실험은 실험이니 무를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양 집단이 쿠키와 무를 다 먹자, 이어서 실험자는 새로운 실험을 시행했답니다.. !! 그것은 바로...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실험을 해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떤 결과였을까요? 똑같이 수학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B집단이 훨씬 빨리 수학문제를 푸는 것을 포기해 버렸답니다..... A집단이나 B집단이나 큰 차이가 없는데, 왜 무를 먹었던 B집단이 더 빨리 포기했을까요? 그 이유는... B집단이 무를 먹으면서 자제력이 소모되어서, 수학문제를 풀 때 사용할 자제력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친 것입니다. 탈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흔히 말하는 ‘의지력’ '자제력' 등등의 것은 고갈이 될 수 있는 소모성 자원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핸드폰 배터리처럼 충전과 방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공부를 하다 갑자기 하기 싫어지고 게을러 지는 것이 사실은 여러분의 문제가 아니라, 무를 먹듯이 정신에너지와 자제력을 소모해서 탈진해서 그런 것입니다. 절대 A집단이 의지력이 강한 것도 아니고, B집단이 게으른 것도 아닙니다. 그건 잘못된 접근입니다. 이건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도 자주 범하는 오류입니다. 단지 B집단이 자제력을 추가적으로 소모했기 때문에 빨리 포기한 것입니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문제인 것입니다...^^ 의지력이 약한 게 여러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토종 한국인 vs 미국인의 뇌? KBS 다큐멘터리 '습관' 보셨나요? 거기서는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나옵니다. 영어가 외국어인 토종 한국인과, 영어가 모국어인 잉글리쉬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영어단어를 보여주는 실험을 합니다. 그리고 그 둘의 뇌의 반응을 측정해 보았죠. 역시 결과는 재미있었습니다........ 다음 그림을 봅시다..^^
토종한국인(=영어가 습관이 아닌 그룹)은 잉글리쉬 네이티브 스피커(=영어가 습관인 그룹)에 비해 뇌에서 더 많은 부분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즉, 정신에너지를 보다 많이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토종한국인이 영어 단어를 보는 것은 위 실험에서 무를 먹는 사람과 같습니다. 토종한국인은 정신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며 자제력이 줄어듭니다. 이 실험을 계속하면 누가 먼저 지쳐 탈진할까요? 아마 토종한국인이 먼저 포기하겠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만약 탈진했다면 우리 토종한국인이 미국인보다 의지력이 더 약해서 그런 것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추가 자제력을 소모했기 때문이랍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를 하다 갑자기 하기 싫어지고 게을러 지는 것이 사실은 여러분의 문제가 아니라, 무를 먹듯이, 토종한국인이 영어단어를 보듯이, 정신에너지와 자제력을 소모해서 탈진해서 그런 것입니다. 문제는 사회의 많은 교육자들(학원강사나 학교선생 할 것 없이)이 이런 식의 태도를 취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의지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라는 믿음이 곳곳에 배여 있는데, 이것은 ‘안되면 되게 하라’ 같은 군인정신과 연관이 적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게으르고, 공부에 소질이 없고, 의지가 약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통념에 따라 그런 식으로 판단하는 편이 보다 쉽고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지가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는 말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는 바로 의지가 없을 때’ 라는 말과 같습니다. 안되는 걸 억지로 하면 반드시 사람은 탈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의지만 있으면 잠은 적게 자도 될 것 같지만 잠 못자면 결국 지치고 몸이 망가집니다. 무대포정신은 단기적으로는 굉장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처럼 보이고 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다움과 밸런스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절대 지속가능할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나름 힘겨운 과정인데, 거기에서 남은 힘도 빨래처럼 짜내어 공부에 쏟으라는 것은 정말 질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합격수기에 의지력이 강한 것처럼 쓴 사람도 실제로는 보통 정도의 의지력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날을 회상하는 글을 써서 남에게 공개할 때에는 자신의 지난 날을 미화시키고 싶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합격수기에 평범한 나날들 (예 : 오늘은 적당히 자고 일어났다 적당히 공부했다)을 쓰면 임팩트가 약합니다. 그래서 모든 경험을 다 쓰지 않고, 강렬했던 기억, 사람들에게 귀감을 줄 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수기를 구성합니다. 평범한 나날이 95%를 차지했더라도, 강렬하게 남았던 5%를 중심으로 미화시켜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기만 보면 그 사람은 의지력 만빵인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걸 본 학생들은 '저 사람처럼 되야 되겠다'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을 성공시킨 것은 의지력이 대단해 보이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글에 적히지 않은 평범한 나날들의 합집합입니다. 사실 의지력이란 것이 실제로 특별히 강한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의지력은 타고난 유전자와 어렸을 때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나름의 힘겨운 과정을 통해 의지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경우입니다. 전체 학생 중 1% 내외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교적 소수입니다. 그들에게 무를 먹게 하고 수학문제를 풀게 했다면 아마 평범한 사람들보다 오랜 시간 동안 수학문제를 풀려 시도했을 것입니다. 의지력이 최홍만처럼 아주 힘이 쎈 경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홍만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의지력이 강한 1%로 변화하기를 요구하고 '넌 게을러' '의지가 약해' '독하게 변화해봐' ‘꿈을 가져봐’ 하며 자극을 주며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색깔을 타고 났는데, 그 사람들처럼 변할 수는 없고 변해서도 안된다 생각합니다... 설령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하루만에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의지력이 평균치인 99%의 학생에게는 의지력이 강해지길 강요하는 대신, 지속가능한 공부를 하며 어떻게 하면 탈진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로 접근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입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탈진을 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부가 마라톤이라면,..
공부는 마라톤이라고 합니다. 마라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이죠? 천천히 뛰는 게 위험한가요? 아니죠. 그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갑자기 빨리 뛰어서 모든 힘을 다 쏟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다 완주 못합니다 ㅋㅋ 고속도로에서 아버지가 운전을 하십니다. 운전을 할 때, 200km/h까지 달릴 수 있다 해서 200km/h까지 달리진 않습니다. 기껏해야 120~140km/h까지 달립니다. 최고 속도로 달리면 사고가 날 확률이 높은 데다가 설령 사고가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속도를 내면 차에 무리가 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최대 능력을 쥐어 짜서 공부하면 몸에 무리가 갑니다. 전 통념과 반대되는 조언을 하려 합니다... 지속가능한 실천을 위해선 현재 할 수 있는 최대치의 70~80% 정도만 발휘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20~30%는 미래를 위해 비축해둬야 합니다. 빨래에서 물을 짜내듯이 자신을 쥐어짜면 남는 것은 탈진밖에 없답니다. 우리는 ‘노력’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해서 잠을 안자며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노력을 여러분이 생각한다면, 전 노력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억지로 노력하지 마세요..! 진짜 노력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자면 적들의 책장은 넘어간다!' 하는데... 무슨 공부가 전쟁인가요? ㅋㅋ 제가 생각하기엔, 공부는 등산입니다. 자기 페이스대로 천천히 산을 오르면 됩니다. 고매한 학자들을 생각해 보세요. 그들에게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습니다. 편안한 마음이 있고, 내면의 순수한 호기심을 따라 흘러가듯이 공부합니다.
여러분이 비록 머리는 치열하게 문제를 풀고 있더라도, 가슴만은 조급함 대신 평안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70~80%만 발휘한다고 해서 공부를 조금하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 겉보기에만 적게 공부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점점 더 긴시간을 할 수 있게 된답니다. 이렇게 자신의 능력의 일부만 발휘하면 우리는 점점 의지력이 강해집니다. 앉아서 공부를 하는 데에 내구력이 생기고 적응이 됩니다. 마치 약한 바이러스가 몸에 투입되고 그 바이러스를 이겨내면 내성이 생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처음에는 한 시간만 앉아있었는데 그게 익숙해지면 두 시간, 세 시간 더 앉아있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전제된 것은 적절한 휴식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는 것은 사실 앞서 실험에서 무를 먹는 것처럼 자제력을 소모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를 10개를 먹을 때마다 쿠키를 하나씩 먹으면 어떨까요? 그나마 좀 나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전공공부를 해야 할 때, 전공책들과 좋아하는 책 한권을 같이 가지고 도서관에 들어갑니다. 대게 가벼운 심리학이나 교육학, 경영학 서적을 가져갑니다.... 전공 공부를 하다 탈진이 찾아오고 좀 힘들다 싶으면 내가 좋아하는 책을 폅니다. 그리고 딱 10~15페이지 정도 읽습니다. 그러면 자제력이 충전되는 것을 느끼고 다시 전공공부를 시작합니다. 쿠키를 집어 먹은 것입니다. 자제력이 핸드폰 배터리 같은 소모성 자원이라면, 배터리가 떨어진 적절한 타이밍에 핸드폰을 충전기에 꼽고 충전을 시키면 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먹을 쿠키의 양을 정확히 정해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난 좋아하는 책을 10~15페이지만 읽었습니다. 만약 제가 100페이지~200페이지 읽었다면 전 전공공부할 시간을 날렸을 것입니다. 쉬는시간은 10분이면 족하지만 만약에 정해놓지 않으면 50분 넘게 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공부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위 사항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부 도중 정확히 쉴 만큼만 쉬기) 너무 맛있는 쿠키를 가져오면 안됩니다. 특히 핸드폰 게임이 그러합니다. 사실 핸드폰 게임은 쿠키라기보다는 프링글스 같습니다. 프링글스는 그렇게 맛있지도 않습니다만 한번 열면 멈출 수 없습니다. 핸드폰 게임 역시 그렇게 재밌거나 신나거나 하지는 않다만 한번 하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습니다. 끝판을 깨거나 기록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태까지 탈진을 막으면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공부를 할 수 있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인상깊게 본 글을 하나 올립니다.. ^^ ======================================== 오늘 체육 실기시험을 봤습니다. 윗몸일으키기 시험이었는데 1분에 60개를 해야 만점이었죠. 저희 반에는 체대 준비생들,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 성적을 위해 운동하는 학생들 등등.. 많은 종류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굉장히 신기한게 윗몸일으키기에도 성격이 반영되더군요 다혈질인 친구들은 처음에 엄청 빠르게합니다.. 2초에 3개정도 하더군요 그러다 지쳐 쓰러지죠.. 나중에 10초간 아무것도 못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했어요 평소에 운동을 매우 잘하고, 체대 준비를 하고 있는 다혈질인 친구 한명이 엄청난 스피드로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은거에요 48개 43개 막 이랬습니다. 저희가 그 친구를 위로하고 있을 무렵 어떤 공부잘하는 학생 순서가 시작됐습니다 그 친구는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멈추지 않고, 느려지지 않고 꾸준히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어요. 그 친구보다 훨씬 빠르게 시작한, 그러나 나중에는 느려져버린 체대 준비생 친구보다 10개 이상을 더 한 것이죠. 깨달았습니다. 그 친구가 공부를 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꾸준함이었습니다. 꾸준함이 그 친구를 '대단한 놈'으로 만든 것이었어요 우린 공부를 아까 말한 다혈질 친구처럼 합니다 처음엔 의욕이 넘쳐 마구마구 하죠 그러나 한달이 채 못돼서 느려집니다. 마치 배가 땡겨 더이상 윗몸을 굽힐 수 없는 사람처럼 말이죠 결국 능력을 다 활용해보지 못한 채로 수능날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죠. 처음부터 너무 속도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적절한 속도로 꾸준히... 꾸준히 하면 되는 것입니다. [출처]디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