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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 흘리는 천사는 비탄을 엿듣는 귀와 죽음을 속삭이는 혀를 가졌다
게시물ID : readers_321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3
조회수 : 27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8/06 0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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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타인의 장애를 눈여겨보면 꾸밈없는 말 그대로 죽여버리고 싶었다.
내가 죽이고 싶은 사람은 단순한 콤플렉스가 아닌, 이 세상을 지옥처럼 느끼란 듯한 업보라도 받아 치명적인 결함을 지닌 채로
지나친 고초 속에서 이삭밥으로 연명하는 이들이었다.
업보라는 미신 제쳐두고도 태어난 거 자체로 누군가에게 귀찮고 만 버려진 실격자들...
무슨 운명의 심술인지 모르게 피륙과 뼛조각이 어긋난 기형이 돼서 온갖 차별과 경시, 빈곤으로 멍든
그따위 최저 수준의 삶은 안락사를 권장하고픈 충동이 일었다.
사는 이유가 고작 죽지 못해서일 뿐인 유형이라고
그토록 슬프면서 살아가야 할 바엔 죽여줄까 싶던 적합한 대상은 사회적 약자 계층에 분포했다.
정 살기 싫고 사는 게 불리한 사람은 사망세를 납부하거나 장기 기증을 전제로
검증된 안락사에 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궁해서 세금도 제때 못 내는 것들 싹 인도적으로 죽게 만들면
의식주 복지를 줄일 수 있고 국고의 의료보험비도 아끼고 합법 장기매매라는 정부 차원의 수확도 생긴다.
안 그러면 모두가 잠든 시간에 심장에 박을 말뚝을 들고 다니면서 빈민촌 위주로 직접 구제를 넓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이러한 살인 망상은
교만한 연민을 바탕으로 한 다사다난에 지쳐 정상적인 사고가 망가진 어두운 인격에서 비롯된 반사회성 동경이었음을 깨닫지만,
강력한 힘은 잠식해오는 방향을 안다고 해서 침투를 막을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을 불가항력이라 한다.
지워지지 않는 피눈물 자국 가진 또 다른 자아가 거친 말뚝을 이고 거울 파편 위로 기어서 다가오던 사악한 꿈이 뒤숭숭해 오밤중 깨면
그날은 다시 잠들 수 없었다. 마른세수를 하면 반쪽은 다른 얼굴이 만져졌다. 무심코 이름 지어준 "피 흘리는 어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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