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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Kg을 세번 감량한 이야기
게시물ID : diet_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샛별뿌리
추천 : 6
조회수 : 158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7/24 17:55:55

안녕하세요.

우선 다이어트 게시판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게시판에서 좋은 활동 하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말씀드립니다.


저는 35세 남자이며 현재 178Cm 82Kg 체지방 13Kg 약 15%를 유지하고 있는 다이어터입니다.


어릴적부터 소아비만이었고, 고등학교때 100Kg 넘는 몸무게를 유지했으며 군 입대 당시 107Kg으로 입대했습니다. 군복무시절이 첫 다이어트 경험이었고 그 이전에는 다이어트의 필요성도 못느끼고 그냥 닥치는대로 먹고 대충 살았습니다. 군대에서 규칙적인 식사, 식단. 그리고 원치않는 행동의 반복으로 인해 자대배치후 일병 꺾일 때쯤 되니 75Kg이 되어있더군요. 그런데 병장때부터 슬슬 살이 붙기 시작하더니 제대할때는 78Kg으로 제대했습니다. 그 이후 다시 110Kg이 되는데에는 2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일정한 식사도 없이, 폭음과 흡연, 폭식과 밤샘 벼락치기 공부생활 등 잘못된 생활습관 및 식습관으로 바로 요요가 와버린거였죠. 거기에 군복무중 얻게된 심한 허리디스크도 운동을 방해했고, 20대 중반 나이에 큰 고통과 좌절 속에서 술과 담배로 시간과 건강을 허비했습니다.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허리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지던 어느날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고 일어나다가 허리를 펴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 지면서 기절했습니다. 깨어보니 병원에 입원해 있더군요. 110Kg의 몸무게로 입원생활을 6개월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식단을 지키고 금연 금주하다보니 몸무게가 다시 78Kg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운동을 했다기 보다는 덜먹고 먹어선 안될 음식을 안먹다보니 그냥 근육과 지방이 덩달아 사라진것일 뿐이라는걸 아~주 나중에 10년뒤에 알았습니다. 그만큼 운동과 영양에 관한 지식이 없었다는 의미였지요.


허리디스크가 호전되어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체중감량으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약 10년에 걸쳐 체중이 매년 2~3Kg씩 불어났습니다. 그러다가 34살이 되었을때 113Kg이 되었습니다. 특히 33살에 금연하고나서 95Kg에서 113Kg으로 8개월만에 급증했지요.  이기간에 금연한답시고 담배대신 술도 많이 마셨습니다. 밤샘업무에 접대업무까지 겹치면서 체중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했고 덩달아 혈당,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건강검진받으면서 의사가 이대로 살면 의술이 좋아 바로 죽진 않고 반 병신상태로 70~80까지 산다고 하더군요. 아직은 젊으니깐, 예전에 두번 빼본적이 있으니깐, 난 남자니깐 "괜찮아" "괜찮아"했던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감량을 시작했습니다. 


과거 두번의 요요를 겪은 터라 단순히 숫자만 줄이고 다시 살이 찌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했습니다. 트레이너를 고용했다고 하니 주변에서는 저더러 '돈들여서 운동할 시간은 있고 야근 할 시간은 없어?', '팔자가 늘어졌네 돈이 썪어나냐?', '트레이너 쓰면서 하면 누가 못빼냐?', '그거 다 상술이고 사기지. 인터넷 보면 운동방법 다 나오고 식단도 다 있어.' 직장상사의 비아냥과 주변 친구들의 비웃음에 남몰래 눈물도 흘렸습니다. 트레이너와 상담하고 제대로된 운동과 식단을 실천하면서 두번의 감량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요즘 대부분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정보를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운동을 시작하는 11개월 전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이런 말도 생소할 정도였습니다.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덤벨, 바벨, 프레스, 벤치, 데드리프트, 스쿼트, 등 영어나 불어로 된 각종 운동 명칭이라던지 기구 이름도 딴세상이었어요. 운동과 다이어트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저를 황당하게 바라보던 트레이너의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지만, 잘못된 선지식으로 운동을 방해받기 보다 트레어너가 요구하는 것을 더 잘지킬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군요. 정말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빼먹지 않고 잘 지켰습니다. 


트레이너로부터 레슨을 받으며 3개월에 걸쳐 35Kg을 다시 감량했습니다. 운동에 재미를 붙였고, 옷을 사입는 재미, 나를 꾸미는 기쁨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깊숙히 자리한 컴플렉스를 바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몸에 붙은 오래된 지방만큼이나 내 마음에 자리잡은 셀룰라이트도 걷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다시 자만에 빠졌습니다. 요요가 오는 자만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오버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원채 좋지 않은 허리인데 어느 날인가 통증이 점점 심해지더니 약 2주간 누운채로 생활해야 했습니다. 허리 디스크가 심해졌고 덧붙여 왼쪽 햄스트링에 말도 못할 통증이 생겼습니다. 병원을 갔더니 수술을 권하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운동을 더 해보라고 합니다. 어차피 지금 수술해도 6개월 후에 또 아플거라고 합니다. 원한다면 해주겠지만 지금은 운동을 더 할 때라고 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트레이너와 감정대립도 해보았습니다. 화해의 과정을 거쳐 제 몸에 맞는 운동을 하고 있고, 7개월동안의 PT를 끝으로 혼자서 운동한지 어느덧 2개월이 되었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약 한달동안 운동하는 목표와 이유를 잊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단지 살이나 빠졌으면 했고, 그다음엔 나도 남들처럼 몸짱이 되어보자 했고, 연예인 같은 마르고 비율 좋은 몸매는 아닐지라도 벌크업을 통해 근육맨이 되어 보자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겉모습에 치중하는 제 생각이 부질없어 보이더군요. 요즘 목표는 신체운동능력을 키우자 입니다. 그저 근력이 강해졌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무게에 치중하기 보다는 자세와 운동 방법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허리 통증에 점점 강해지는 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데드리프트, 스쿼트, 벤트 자세는 못합니다. 몸이 허락하는 운동만 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제가 못하는 운동을 소화하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지요. 


식단은 현재 채식(생채소, 생현미 등) 위주로 지키고 있습니다. 단백질은 보충제와 땅콩버터를 먹고 있으며 틈틈히 오징어, 고등어, 연어, 키조개 관자 등을 섭취합니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느냐 라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대형마트 마감 한시간전에 들러 유통기한이 다된 80% 할인 상품만 사다가 먹습니다. 한끼에 평균 2천원정도 들어갑니다. 채소 위주 식단이라서 한끼 식사에 약 40~50분 정도 소모됩니다. 아침을 든든히 먹기 위해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40분정도 먹고 6시 30분에 출근합니다. 


허리디스크를 달고 있어서 제한적인 운동만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버피테스트 100회(팔굽혀펴기 동작 추가, 점프는 생략)를 하면서 기록단축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과제를 만들고 달성하는 재미에 운동을 합니다. 식스팩과 건강한 몸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언젠가 저를 찾아올거라 믿으며 하루 하루 신나게 운동합니다. 오래달리기 4Km를 20분에 뛰어보자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턱걸이 딱 한개만이라도 정자세로 해보자며 철봉에 매달립니다.


게으르고 몸 움직이는 걸 싫어했고, 운동에 운짜도 모르고 나는 운동에 소질이 없으니깐 하지 말아야지 라고 포기했던 사람이 이제는 운동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고 몸을 가지고 노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다이어트는 이제 생활로 느껴지고 몸으로 실천하고 증명할때 아주 큰 기쁨이 있음을 알았거든요. 


공짜는 없다.


이말이 정말 진리인듯 합니다.

며칠간 다이어트 게시판을 들여다보면서 많은 분들이 상심하시는 모습도 보았고 여전히 빨리 뺄라면 어떻게 해요. 뭐가 좋아요? 이거 괜찮아요? 뭐 먹을까요? 하는 단편적인 지식을 갈구하는 분들을 보면서 사람몸이 제각각이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데 다들 상황에 알맞게 형편에 알맞게 방법을 열심히 찾아다니시는 구나 하면서 하나 하나 글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의 장황한 글이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분들 가운데 단 한분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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