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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알바하는데 할아버지 오셔서 케익 사가시는데 울컥함
게시물ID : freeboard_609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롤리롤리팝
추천 : 1
조회수 : 36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7/24 19:07:16

 

 

내가 빵집 알바를 해,

어제가 크리스마스 이브 였잖아?

케익 손님이 정말 많이왔어.

 

근데 문열리는소리나서 인사하니까

허리 굽은 할아버지가 손자들 손잡고 들어오시는거야.

아가들도 옷이 많이 낡았더라,

형이랑 동생이랑 장갑 한개씩 나눠 끼고 있었어.

 

완전 이뻐 아가들이

 

근데 내가 할아버지네 사정을 엄마한테 들어서 알거든.

 

애기들이 형아가 9살 동생이 7살인데

애기들 엄마아빠가 이혼하고 보육원에 데려가려고 한건데

할아버지가 데리고 와서 키우시는거라고 그러더라구.

 

암튼 손에는 명동할인마트라고 써있는 종이가방 있었구,

애기들 크리스마스라고 옷 사주셨나봐.

 

할아버지는 맨발에 고무신 신으시고 바지엔 보풀일어나고..

 

할아버지가 거의 맨날 동네에서 보고 나도 우리 가게 박스드리는데

폐지줍고 박스줍고 빈병줍고 다 쓴 고철 같은거 주워서 그게 아마 수입일거야.

 

암튼 아가들이 빵가게니까 신나서 케익을 고르더라구.

동생은 빵도 먹고 싶었나봐 빵 진열장 계속 쳐다보는데 사달라는 말은 안하는거야

 

요새 뽀로로케익이 제일 많이 나가는데 아가들도 뽀로로 케익 고르더라구

스노우보드타는 뽀로로와 패티였나 그거 골랐는데 내가 계산대로 가져와서 계산하는데

가격부르기도전에 할아버지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만오천원을 꺼내시는거야

가격이 만오천원정도 인줄 아셨나봐 내가 가격불렀는데 이만원은 훨씬 넘는 가격이었어

 

할아버지가 당황한 표정으로

 

"아고 뭔 케이크가 그렇게비싸 아가씨 잠시만요 미안해요"

 

이러시면서 주머니에서 지갑꺼내서 뒤적이시는데 거긴 동전밖에 없었나봐

백원짜리 몇개 꺼내시더니 다시넣고 애기들 보시는데

애기들은 케이크사면 주는 뽀로로모자 만지작거리면서 장난치는데

할아버지가 난처하게 애기들을 보시는거야 ㅠㅠ 내가 너무울컥하는거야

우리할아버지생각도 나고...

할아버지는 애들 즐겁게해주려고그랬는데  돈이 모자라서 못 사면 실망하잖어ㅠㅠ

 

내가

 

"할아버지 제가 계산을 잘못했네요 케이크 만오천원이세요"

 

이러면서 만오천원 받는데 옆에서 매니저언니가 너뭐하는거야

이런표정으로 나를 보는데 내가 옆에있던 내 지갑 꺼내서 모자란돈

채우고 고깔모자도 세개사서 넣어드렸어

그러니까 매니저언니도 할아버지쳐다보시면서

 

"할아버지 이거 김연아아시죠?이거 연아의 건강빵이구요 카스테라랑 애기들먹을 크림빵챙겼어요 이거가서 드셔보세요~"

 

이러는데 할아버지가

 

"고마워요..이런거 줘도 사장헌테 안혼나나?"

 

이랬는데 언니가

 

"으이구!짤릴지도몰라요! 나이제큰일났다"

 

이러는데 매니저언니한테도 감동받고 즐거운크리스마스보내세요~

 

이러는데 할아버지가본인이 돈이모자라다는걸 알고계셨나봐

나갈때까지 몇번이고 고맙다고그러시구 아가들도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이쁘게 인사하구 ㅠㅠ 올겨울 크리스마스에

알바해서 짜증났는데 할아버지덕분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할아버지 즐거운크리스마스 보내시구 애들은 커서

멋있는사람되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모들은 진짜 천벌받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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