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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인 친누나와 나의 기묘한 사건들
게시물ID : computer_321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계최고변태
추천 : 16
조회수 : 1141회
댓글수 : 148개
등록시간 : 2016/09/12 23:23:52

(1)

2016년 초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나이많은 백조 누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엉?"

"야 너 토요일에 뭐하냐?"

"나? 친구랑 술약속있지 왜?"

"아 그럼 토요일 못올라오냐??"

"아니 왜"

"아니 갑자기 와이파이가 안잡혀서 내가 이것저것 해봤는데 이젠 공유기에 전원이 안들어와"

"안돼면 인터넷 기사 부르지 왜 만져서 고장내냐"

"아 ㅆ 그냥 좀 올라와 끊어"

자기가 잘못해놓고 신경질 잔뜩내면서 전화를 끊는다 ㅡㅡ

이번에 친구놈 군대갔다 휴가나와서 오랜만에 만나는건데 ..

그렇지만 가지않았다간 후일이 두려워 급하게 친구와 약속을 취소하고

토요일에 부모님집에 갔다.

"나왔어 문열어"

문을 열고 집에들어가자

신발장 앞에 널부러져있는 공유기가 보인다..

"누나 이게뭐야?"

"아니! 요즘 기계들 다 왜이러냐? 몇번 쳤더니 막 부러지고 ㅡㅡ 아 괜히 이상한브랜드꺼 가지고  와서 짜증나게 "

"이건 제조브랜드랑 상관없는 문제같은데.. 아니 그것보다 고치라면서 왜 부순거야?"

"아 몰라 니가 늦게오니까 그런거 아니야!"

"하.. 누난 그냥 방에 가서 공부나 하고있어 "

"빨리 고쳐놔 "

누나랑 한바탕 싸우고난뒤 공유기의상태를 확인했다.

무슨 짓을 했는지 안테나는 부러져있고 RJ-45 커넥터가 박혀서 빠지질않는다

불쌍한 공유기..  부모님이 인터넷이 느리다고 하여 기가인터넷으로 바꿔드린후

통신사 공유기를 빼고 월세방에서 쓰던 아수스 공유기를 설치했는데 이렇게 처참히 죽어있다니..

마음 한쪽이 저려온다 미안해 숫스야..


공유기의 문제인것을 확인한후 집앞 마트에가서 801.11ac 규격에 맞는 공유기를 사와서 장착했다.

"이제 될거야 확인해봐"

"어 되네 이제 가"

"열심히 고쳐놨는데 고맙단 말도 한마디 없냐??"

"내가 잘못했냐?? 니가 가져온 공유기 잘못이니까 니가 고치는게 당연하지!!"

"하.. 됐어 말을 말아야지 다음부터 고쳐달라고 하기만 해 절대 안고쳐줄꺼야"

"어 꺼져"

그렇게 공유기를 고친후 욕만 먹고 다시 집에 돌아왔다..


(2)

2016년의 아직 찬바람이 불기 전 이야기다

컴퓨터가 망가졌다며 급하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  대학교는 다닐만하고? "

"응 엄마도 잘지내지??"

"응아들~ 엄마가 부탁하나만 해도될까??"

"응 엄마 무슨일인데??"

"너희 누나가 엊그제 컴퓨터로 뭘좀 하다가 고장이났나봐 전원이 안들어오네"

"그럼 이번주말에 갈게 엄마"

"응 고마워 아들~ "

엄마가 부탁한 일이니까 어쩔수없이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엄마 나왔어 ~"

당연히 안에 있을거라 생각했던 엄마는 없고

20대 후반이 되도록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누나가 문을 열었다.

"야 너왜이렇게 늦게오냐? 한참기다렸잖아 ㅆ발.."

"하.. 내가 안오려고 했는데 엄마때문에 어쩔수없이 온거야 그따구로 하면 안고치고 내려간다?"

"아 ㅆ발.. 욕 안할테니까 고쳐줘 "

"또 욕헀잖아 나 진짜 갈꺼야 "

"아 좀.. 고쳐달라고"

"이번에도 전처럼 하면 다시는 안올거야 알았어?"

" 컴퓨터가 전원이 안들어오는데 너는 고칠수 있지? 나 잠깐 친구만나고 올테니까 고쳐놔"

"하.. 제발좀 나가라 "

방에있는 컴퓨터를 조심스럽게 꺼내서

케이스를 열어보았지만 그곳엔 오직.. 먼지뿐이였다..


내가 살면서 본 먼지들이란 먼지는 다 모아놓은것 같았다

먼저 청소를 해야할것같아서 진공청소기와 에어 콤프레셔를 꺼내와서

열심히 빨고 뱉어주었다.

아마 이 컴퓨터에겐 태어나 처음 당해보는 일이였을것이다


먼지를 어느정도 제거하고 나니 컴퓨터는 거짓말처럼 굉음을 내며 파워펜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 고친뒤 누나에게 전활걸었지만 받지않았다..

지난번 공유기때 일이 떠올라 그냥 집에 가기로 했고 다음날 또 컴퓨터가 고장난것같다고 전화가 왔다...

또 뭔짓을 한건지 하.. ㅆ발..






(번외편)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글들중 컴맹들이 흔히하는 실수 라는 글을 보았다.

'무선마우스 동글 버리기'

'콘센트 뽑고 전원이안켜져'

그냥 웃긴 유머라고만 생각했다

누나와의 그일이 있기 전까지는


2013년 9월 쯤인가

그날은 날이 어두침침하고 비가 곧 쏟아질것만 같은 날씨였고,

누나가 처음으로 컴퓨터를 산날이다

삼성컴퓨터를 사겠다는 누나를 극구 만류하여 직접 용산에서 부품날라서 조립해준

내 노력이 담긴 컴퓨터다. (30만원 주면서 심즈3 돌아가게 해달라고 할땐 미친X인가 싶었다)


누나는 꽤나 맘에들어하는것 같았고 컴퓨터를 맞춰준후

나는 1주일간 대학교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여행 둘째날 밤 한창 낚시를 해서 매운탕 거리를 잡던도중 전화기가 즈즈ㅈㅈ즈ㅈ증하며 울렸다

누나였다.. 무슨일 있나 싶어 낚시대를 던져놓고 전화를 받았다.

"어 왜 무슨일이야"

"야!! 왜 이딴거 사오고 난리야!"

"아 시끄러 무슨일인데 소리질러"

"니가 컴퓨터 이상한거 사와서 2일 만에 고장났잖아! 내 30만원 어쩔꺼야 물어내든가 고치든가 빨리해!"

"지금은 친구들이랑 여행와서 힘들고 돌아가서 고쳐줄게 좀 기다려봐"

"아 지금 빨리 고쳐 나 심즈해야된다고!"

"하.. 미치겠다 진짜 나한테 왜그러냐.."

"너 내일 안올라오면 니 방에있는 만화 피규어 다 부술거니까 알아서해"

"아니 그건 왜건드리는데 5일만 참으라고 .."

"아 그럼 올라오던지~ 끊어"

끊긴 전화 너머로 ㅆ발 ㅆ발 욕만 해댔다.


"얘들아 미안한데.. 집에 급한일이생겨서 나먼저 내일 올라가봐야할것같다.."

"야 오랜만에 왔는데..  집에 무슨일 생긴거야?"

"아니 큰일은 아니고 누나가 컴퓨터 고쳐달라고 올라오래.."

"야 그럼 좀 기다리라고해"

"하.. 나도 기다리라고 헀는데  하.. 미치겠다"

"아.. 알았어 내일 먼저 올라가 "

"응.. 오랜만에 다들 모였는데 미안하다.."

"어쩌겠냐 집에서 찾는데"


그리고 다음날 아침 첫차를 잡아타고 집에왔다..

"컴퓨터 고쳐달라며 뭐가 안돼는데"

"전원이 안켜져 그러니까 내가 삼성꺼 사자고 그랬잖아 니새끼가 괜히 꼬셔가지고!"

"하.. 그얘긴 그만하고 컴퓨터좀 볼게"


책상앞에 쪼그려 앉아 여기저기 살피는데 뭔가 컴퓨터뒤가 허전하다 싶더니

전원케이블이 뽑혀있었다

몇일전 인터넷에서 보면서 웃었던 그 글 내용 그대로

전원케이블이 뽑혀있었던 것이다...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을 눌러보니 당연한듯이 컴퓨터는 켜졌고

나는 그날 처음 누나에게 쌍욕을 했고 .. 존내 쳐맞았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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