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베오베 보내주신 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ㅋㅋ
베오베 간 기념으로 하나 더 풀어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초반에 엄청 군기가 없었던 군인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자다가 이불을 빵빵차는 사건이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입대를 하게 되면 훈련소에서, 양말신는법 부터 걷는법까지 모두 상세하게 가르쳐 준다.
한마디로 바보가 된 느낌?
아무튼, 25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첫날, 내무반 조교가 양말접는법, 전투화 놓는법등을 눈에 불을 키고 진지하게 가르쳐 주고 있을때 였다.
나도 진지하게 어떻게 하나 보고 있었고, 순서상 이제 초록색 삼각팬티를 접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을 때였다.
그때 나는 문득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고, 60명? 정도되는 빡빡이 남성이 진지하게 어떻게 팬티를 접어야 깔끔하고 각이
설것인가를 고민하는 얼굴을 하고, 동그랗게 모여서, 조교가 팬티 접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조교도 물이 올랐는지, 열변을 토해 팬티 접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열정 넘치는 학생과 능력 있는 선생의 조합으로, 내무반의 분위기는 학구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때마침 나는 20살 이상의 성년이 팬티 접는방법에 대해서 심도있게 연구하는 이 학구적인 분위기가 매우 웃겼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하지만... 아뿔사 그 피식 웃는 순간에 나는 조교와 눈이 마주쳤고, 조교는 접던 팬티를 집어던지며, 나를 밖으로 나오라고 호령했다.
나는 얼떨떨했고, 큰일 났음을 직감했다.
조교는 나에게 너 사회에서 좀 놀았냐라고 상당히 빈정상하는 말투로 물어봤고, 나는 아...아닙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적당히 갈굼을 먹고 정신을 차려서 생활관으로 복귀 햇을때, 나는 조교를 비웃은 대단한 깡다구의 훈련병이 되었으며,
그 이후 동기들도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훗날 2주가량 경과했을 무렵, 묵묵히 혼자서 전투화를 닦고 있는데,
동기 중 한명이 물었다. 너 그때 왜 조교한테 개겼냐고, 너 미치광이인줄 알았다고...
나는 나름대로 해명을 해서 그 이후로 동기들과 그럭저럭 훈련소 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나중에 들었던 애긴데, 생활관 조교가 자기 후임들에게 나를 비웃은 놈 한명이 있으니, 두고두고 지켜보라고 했다고 한다...ㅋㅋ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하지만... 당시에는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를정도였다.
말그대로 ㅈ댔구나...
미필 여러분들,
팬티접는거 가르쳐 줄때 절대 웃으시면 안됩니다.
이상 끗.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