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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교육대대의 추억ㅋㅋㅋ
게시물ID : military_25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hathell
추천 : 2
조회수 : 5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7/26 00:07:02

전역한지 2년이 다되가지만 군생활이 거의 다 기억납니다ㅋㅋ

그와중에도 가장 재밌던 때를 꼽으라면 당연히 신병교육대의 추억입니다.

가장 재밌기도 했고, 철없던 나에게 뭔가 울컥하는 느낌을 줬던 시기였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별에 별 애들이 모여있음. 그래도 다행이였던게, 우리 분대는 너무나 좋은 애들만 있어서 문제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자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교대만의 추억거리!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전우애"

처음 신교대에 들어오면 하는 일 중 하나가, '청소구역 배정'ㅋㅋㅋ

그날 당장 해야되는일이였고, 하루에 두번 청소를 해야 하니까 너무나 중요했음.

대부분의 훈련병들은 생활관 청소나, 화장실, 복도 청소로 빠졌는데 본인은 훈육실(조교애들이 교육훈련 준비하는 일종의 연구실) 청소ㅋㅋ

교육훈련때는 딱딱하던 조교들도, 그들의 훈육실 관물대며 책상에 붙어있는 사진들을 볼때면 "아..사람이구나.." 싶었음.

워낙 특별한 구역이다보니까 좋은점도 있는데, 가장 처음 발견한 기쁨은..청소를 하다가 침대 밑에서 새콤달콤 하나를 발견한것!ㅋㅋㅋㅋ

한줄이 아니라...7개인가 들어있는 것 중에서 하나ㅋㅋㅋㅋ

정말..먼지 켜켜이 쌓여서 색깔도 못알아 봤는데 천만다행으로 포장지는 안뜯어져 있음. 일단 재빨리 활동복 주머니에 넣었음ㅋㅋㅋ

그리고 그날 불침번 근무를 서게 되었는데, 나를 포함해서 3명이 불침번 근무를 서게 되었음.

복도 가운데에는 조교 한명이 당직서고 있었으나 졸고 있었음. 나는 같이 근무서는 전우(형이랑 동생이였음)을 조용히 불렀음.

이거 보라고ㅋㅋㅋㅋ 형이 벙쪄서 "이..이게 뭐냐.."그러고 있고ㅋㅋㅋ 새콤달콤 주웠는데 나눠먹자고 하니까 동생이 너무 좋아하는거야ㅋㅋ

그걸 셋이서 이로 쪼개서 물었는데..진심 눈물이 날 뻔했어..내가 입대했을때가 한겨울(2월)이였는데 일단 새콤한 과일을 먹을 수가 없었어.

물론 사과가 나오긴 했지만 사회에서 먹은 맛이 아니였어. 근데 새콤할 뿐만 아니라 단맛까지 느껴지니까..너무 행복한거야...

걍 씹어먹을수가 없어서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한 후 그걸 녹여서 마셨어..진짜 너무 행복했어.. 내 동기들도 행복했을거야.ㅎㅎ

 

"군대에 가면 살이 찌는 이유"

본인은 사실 굉장히 마른 편이였어. 키는 좀 컸는데 저체중이였어.(그래서 2급받았어.) 끼니도 많이 거르는 편이였고, 많이 먹지도 않았어.

근데 훈련소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려면 많이 먹어야 하는거 같아. 불과 2주만에 6kg가까이 불으면서 정상체중 범위에 들었지 ㅎ

사회에서 먹던 양 두배를 먹으니..근데도 배고픔은 가시질 않았어. 특히나 불침번 설때가 제일 고통이였지.

그러다가 기회가 왔어. 우리분대가 취사지원을 나가게 된거야. 일주일마다 분대원들의 벌점을 취합해서 벌점이 높은 분대는

훈련소 취사장에 가서 잡일을 도와야 했어. 우리 분대 20명 정도가 가게 되었지..그것도 하필 주말에. 근데 그게 기회가 될 줄 몰랐어.

나랑 동기 몇명은 삶은 달걀 껍질을 까는거였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딴 동기들은 당근 껍질까고 이랬는데 ㅋㅋ

진짜로 까는거 반, 먹는거 반이였어ㅋㅋㅋ하나까서 입에 넣고 하나까서 담아놓고 ㅋㅋ그러다가 문득 이걸 챙겨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거야.

그럼 영웅이 될 거 같더라고. 먹고 까고 넣고 먹고 까고 넣고 했지..눈치 엄청 봤어. 그러다가 조교가 우리의 모습을 본거야.

계란을 까먹는것을. 뭐라고 하는것을 취사병이 "허허허~한창 배고플 때잖아~ 그냥 놔둬~" 라고 하더라고ㅜㅜ너무 고마웠어..

그렇게 취사지원을 마치고 생활관으로 복귀했지. 애들이 수확물을 꺼내더라고. 당근까던애들은 걍 빈손으로 왔는데 우리는 계란을 들고왔어ㅋㅋ

딴 동기들은 끽해야 2~3개를 가져왔는데..난 무려 9개 ㅋㅋㅋㅋㅋ 활동복 바지에 4개 넣고 활동복 상의에 5개ㅋㅋㅋ

훈련병 시절에 빠졌다고 욕해도 좋아. 우리는 식량이 필요했으니까ㅋㅋ 내 옆에 있는 형이 "너 알낳냐?"ㅋㅋㅋㅋ

역시 그날밤 불침번 시간에 같이 근무서는 동기들이랑 까먹음ㅋㅋㅋ대놓고 까면 걸릴거 같아서ㅋㅋ

신발장 안에다 손넣고 까먹음ㅋㅋ 그 다음날은 군대리아가 나왔어. 우리분대가 마지막으로 식사를 했기에, 빵이 남은것을 쓸어올 수가 있었지.

그 폭신폭신한 빵이 엄청나게 압축되서 떡이 되어도 좋았어...

※못적은게 있는게, 취사지원때 계란 까다가 감자를 강판에 채썰게 되었어. 강판에 채썰다가 내 손가락까지 같이 채썰었거든? 살점은 안떨어져나갔는데 피가 나는거야. 진짜 서럽더라. 아픈것보다 눈물나고.. 그걸 취사병이 본거야. 취사병 생활관에 날 데려가서 소독해주고 대일밴드 붙여주고..

그때는 신교대 사람들 다 싫었는데, 그들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란걸 느꼈어. 너무 고마웠어.

 

뭐 군필자는 누구나 겪었던 얘기였겠지만, 나에게는 기억남는 추억이였어. 미필자 동생들도 훈련소 가면

너무 힘들다고 신세한탄만 하지말고 주변에서 소소한 즐길거리를 찾아보는게 좋아.

그리고 조교들이 빡세게 굴린다고 너무 원망하지마. 그들도 감정이 있는 인간들인지라, 우리 퇴소식 할때 구석에서 눈물흘리더라.

매 기수 받고 퇴소시키는게 반복되다보니 그들 스스로도 일부러 감정을 억제하더라고. 정 안붙일려고. 그래도 같이 지낸 시간이 있는지라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래. 수고했다. 자대가서도 열심히 해라!" 이러더라고.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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