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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2일
게시물ID : freeboard_3221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르츠
추천 : 1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8/12/01 00:36:49
몇년전에 이런 노래가 있었죠.
떠나간 연인을 기다리던 여자가 네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올해는 아직 지나지 않았다며 영원한 12월을 노래했던 곡.


많은 말년병장들의 질타를 받았던 곡이기도 하구요.


오늘부터 2008년의 마지막달이 시작되었네요.
이제 내년이면 저는 고등학생이 되겠지요.
중3이 되면서도 고등학교는 나와 아주 먼 세계라고 여겼는데..
요즘은 학교에서 원서 쓸 준비를 하고, 내 친구들이
나름대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모습을 보면.


'겨우 고등학교 올라가는 것 가지고...'하고 생각했던 게
그게 그렇게 우스울 수가 없네요.


또 이제야 비로소 내 환경이 바뀌고 나도 바뀔거란 느낌이
직접 제 살에 와서 닿는 것 같아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지난 3년의 중학교 생활동안
과연 제가 무엇을 이루어왔는지..


그냥 살기 위해 살아온 것 같아요.
하루 24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하든 남들과 똑같이 시간은 흐르니까요.
사실 그러면 안 되는데.


며칠 전에 같은 반 남자애의 아버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거의 반 전체로 문상을 다녀오게 되었어요.
물론 강제적이 아니고 자발적으로요.


아주 어렸을 때 개념없이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에 갔던 것 말고는,
이번이 진짜 첫경험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많은 것을 안고 돌아왔어요.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가족의 소중함이라든지,
더 효도해야겠구나 싶은 마음이나 혹은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 같은 것들이요.


우리오빠도 고등학교 생활을 거쳤는데, 저는 그걸 바로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긴장도 하나도 안 하고, 정말 나와는 다른 세계라고만 여겼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건너갈 때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도 모르죠.
단순히 그 때 생각했던 건 유치원을 포함해 7년동안 다니던 학교를 떠나니 슬프다.
갈라지는 친구들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중학생이 되면 초등학생을 욕할 수 있구나!
중학생이 되면 학원에서 더 빡세게 공부시키겠지... 숙제 무서워 읭읭ㅠㅠ


이런 것만 생각했는데 지금과는 아주 차원이 다르네요.


정말 거의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되는데.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멈추고 싶어요. 저는 좀 더 갈고 닦아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마음 같아서는 그 노래제목처럼 이번 12월이 꽤 오래 지속되었으면 싶네요.
몇 달 전만 해도, 고1되면 재밌겠다, 우리학교보단 교복 예쁘겠지, 수학의정석 끼고 다니면 뽀대 굿
개념없이 이랬는데요. 아 개념없다.


정말 뒤숭숭하네요.
이번 남은 한 달 간 정말 정신 차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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