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특전사입니다. 지금은 강원도 황병산에 위치한 특전사 동계 훈련장에서‘설한지 극복 및 생존훈련’을 하고 있죠. 매년 초가 되면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훈련이라지만 이번 훈련을 위해 집을 나서던 남편의 뒷모습을 떠올리면 이상하게 노심초사하게 되네요.
제 남편은 군인답게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못 배웠거나 무식하거나 오바스럽게 터프하진 않습니다. 대학도 잘 나왔고,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착하고 자상합니다. 그런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특전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난 너무 안일하고 작았었어.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생각해”라고 말입니다.
그때 전 남편이 자신의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저희 남편은 얼음물에 몸을 씻고 차가운 밥을 먹으며 혹한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목숨은 “나라의 부름에 언제라도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라며 힘든 훈련이라도 절대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군인을 잘 모르는 분들은 “군인들 참 무식해, 하는 일이 대체 뭐야” 등 막말을 합니다. 제발 그런 말 하지 말아주세요.
잘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는 건 쉬우나 작디작은 그 말이 어떤 이에게는 가슴에 비수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선열들이 나라를 지켰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고, 우리 또한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요즘 북한의 무력 도발로 군인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의 미래 후손들을 위해 애쓰며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 장병들에게 질책을 하기 보다는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