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훤히 다 비쳐보이는 여왕님의 날개를 보며 저건 비닐일까 셀로판일까 고민하고 있을 때 여왕님께서 날개를 한 번 퍼덕거리시더니
오늘은 왠지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보고 싶구나 라며 먼산을 보시며 말하시는데 겨울 햇살에 반질거리는 여왕님의 키틴질 옥체를 확 핥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럼 날면 돼지 닭둘기도 아니고 뭐가 걱정이시냐고 되묻자 여왕님이 이마에 핏대를 세우시며
이 멍청한 놈 네가 그러고도 짐의 신민이라 할 수 있느냐 호통치시는데 나는 저 튀어나온 핏줄을 살짝쿵 눌러보면 말랑말랑하겠지 같은 망상만 하다 결국 터진 여왕님의 분통 뒷차기에 맞고 침대 밑으로 굴러 떨어지고 여왕님은 흥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치켜세우고 방을 나서는데 끝까지 내 눈엔 여왕님 응딩이만 보이는 지라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고개를 세차게 젓던 나는 목에 담이 걸려 혼자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다 또 무슨 개짓을 하다 저러나 싶어 다시 돌아온 여왕님이 그럼 그렇지 하는 눈빛으로 날 깔보시는데 그 눈빛을 보는 순간 이런게 바로 고혹적인 눈빛이라는 거구나 싶어 이성을 잃어버린 나는 여왕님에게 그대로 달려들어 넘어뜨린 뒤 여왕님의 얄팍한 허리에 팔을 끼고 그대로 들쳐메고 밖으로 나가 입으로 게틀링 건을 쏘며 여왕님 비행기 태우고 함박눈 밟은 똥개 마냥 뛰어다니다 모든 힘을 소진해 바닥에 나뒹굴어 이번엔 여왕님이 내 위로 올라타셔서 서로 간지럼 피면서 순백의 눈밭을 뒹굴었으면 차암 조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