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게 닭이에요. 근데 닭을 먹으면 폭풍설사를 해요. 백숙을 먹으면 좀 괜찮은데요. 튀긴닭을 먹으면 잠복기를 가진 후에 나와요. 주륵 주르륵 ㅎㅎ
밤도 깊었는데 더러운 얘기 한번 꺼내볼까요? 전 이번에 수능을 봤는데요. 수능 전날에 엄마가 저한테 시험 잘보라고 닭을 사주셨어요. 엄마는 제 배출을 몰라요. 딸내미가 튀긴 닭을 미친듯이 좋아하는데 그걸 먹으면 주륵주륵 싼다고 생각해봐요. 튀긴닭 사주시겠어요? 그래서 말 안했어요. 튀긴닭을 잃는건 저에게는 컴퓨터없이 일생을 사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먹을 수 밖에 없는거에요. 비록 싸더라도. 전 수능전날 아주 맛있게 튀긴닭을 섭취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일찍 성대한 환영과 함께 고사장에 들어가자마자 한일은 화장실로 달려가는거였어요. 원래 괄약근 안쪽 사정은 사람맘대로 되는게 아니에요. 힘차게 뽑아내자 긴장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언어영역을 잘봤어요.
점심시간이 되었어요. 수능장에선 급식따위 주지 않기때문에 도시락을 싸가야 해요. 도시락에 튀긴닭이 있어요. 반쯤 굽고 반쯤 튀긴 홈메이드! 그런닭이에요. 너무 행복하긴 한데 이걸 먹었다간 돌이킬수 없는 일이 생길거 같아요. 그치만 먹었어요. 외국어를 망했어요. 50번 장문독해를 푸는게 문제가 아니었어요. 제 괄약근 근육을 풀지 않는게 더 중요했어요.